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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소모성질환 근절…진단과 전망

“단기처방 한계…올해도 호전 어렵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6.11.22 10: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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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소모성질환 근절에 정부를 비롯한 전 양돈업계가 매달려 있다. 언제부터인가 건물 개축의 배경에서부터 각종 세미나의 주제까지도 ‘돼지소모성질환 하나로 통한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 때문에 올겨울에는 어느정도 차도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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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긴 마찬가지
그러나 직접 돼지질병과 부딪히면서 질병발생 추이를 확인해온 일선 수의사들 사이에서는 “지난해와 별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양상이다.
김태주 한국애니멀클리닉 & 컨설팅 대표는 “워낙 많은 문제점이 돌출돼 온데다 그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지난해 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제, “다만 ‘개선’이라는 표현은 피해가 더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지난해 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현규 한국양돈연구소장은 “기상당국의 전망대로 올겨울 혹독한 한파가 불어닥칠 경우에 양돈농가들은 더 어려워 질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따라서 올 겨울에도 돼지소모성질환 가운데 PMWS가 양돈장들을 가장 어렵게 하는 주범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 PRRS를 요주의 질병으로 지목하고 있는 추세 역시 써코바이러스와의 복합감염에 따른 우려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PED는 지난해 보다 그 피해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오형 (주)엘피씨 대표는 “PED가 장기간 발생해 오면서 양돈장의 면역성이 높아졌을 뿐 만 아니라 경구용 및 사독백신까지 시판, 보다 효율인 방어가 이뤄질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대해 김태주 대표는 “상대적으로 농장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보니 오히려 PED가 더욱 창궐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본부터 갖춰야
그렇다면 양돈농가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전쟁을 치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수의사들로 부터 큰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일단 돼지소모성질병자체가 워낙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근절을 위해서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방역대책 보다는 약물사용에 의존한 단기처방에 집중하고 있는 일선 양돈농가들의 인식과 접근방법이 가장 큰 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정현규 소장은 “가장 효과적인 돼지소모성질환 대책은 슬러리를 비워준다거나, 급이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밀사를 하지 않는 등 바로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만큼 효과를 기대할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재춘 한별클리닉 원장도 이에 공감하며 “근본적인 개선방법이 무엇인지는 웬만한 농장들은 다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현실로 옮기지 못한채 단편적인 처방전으로만 해결하려는 농가들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김홍집 우리생명과학(주) 대표는 “소독에 점차 소홀해 지거나 형식에 그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라면 어떤 방역대책이라도 사상누각일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따라서 올겨울철을 지나며 돼지소모성질환에 대한 접근 방법에 따라 농장별 생산성 차이는 더욱 확연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곧 양돈업계의 구조조정을 보다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알면서도 '외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처방전’ 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막상 세부적인 관리에서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오형 대표는 “막대한 돈을 들여 시설을 보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박건용 거평동물병원장도 “심지어 환기와 온도관리 등 돈사환경에서 오는 피해까지 모두 질병에 의한 것으로 몰아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원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보돈이나 외부 구입자돈 등 돼지에 의한 감염 위험성에 무감각해진 최근의 추세 역시 문제점으로 지목된 가운데 김홍집 대표는 “등지방두께가 얇은 종자일수록 감수성에 민감할수 밖에 없다”며 이를 감안한 사양관리를 돼지소모성질환 예방에 중요한 키포인트로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의 돼지소모성질환 방역대책에 대해서는 “양돈장 질병방역에 대한 높은 관심은 환영할 만 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후속관리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예산상의 이유로 수용되지 않고 있는 일부 관납백신의 교체 요구는 하루빨리 실현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양돈농가들 역시 정부나 유관업계에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방역을 책임진다는 인식의 대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다시 짚어보는 예방책 20선
■모돈사
1. 입식은 분만실 소독후 실시, 입식전 구충제투여·소독
2. 생후 6시간 이내 초유 충분히 급여
3. 교차포육 최대한 자제, 24시간 이후 절대금지

■이유·육성·비육돈사
4. 사료, 물접근 가능한 충분한 공간(이유자돈 두당 7cm이상)
5. 적정 사육밀도(이유자돈 1㎡당 3두, 육성/비육돈 0.75㎡당 1두)
6. 돈방간 폐쇄형 칸막이 설치
7. 온도와 환기관리
8. 유독가스 먼지발생 방지
(암모니아 10ppm이하, 이산화탄소 0.15%이하)
10. 신선한 사료와 물 공급
11. 일령 다른 돼지 또는 뱃치간 혼 · 합사 금지

■농장전체
12. 출입차량 통제 및 소독철저
13. 올인-올아웃
14. 엄격한 청소와 소독
15. 돈사입구 발소독조 설치 및 돈사별 별도 관리기구 비치
16. 위생적 처지준수(1두1침주사, 단미 · 거세기구 소독)
17. 아픈돼지 별도 돈방지정 신속처치
18. 죽은돼지 신속한 매몰, 소각
19, 모돈예방접종 철저
20. 자돈 예방접종 지속(상황따라 이유전후 1주일은 피할 것)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 전개하는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황금돼지해’ 농촌 소외계층까지 양돈인 ‘행복 바이러스’ 전파 기대
“정해년 돼지해를 맞아 도시는 물론 농촌에 까지 양돈농가들의 ‘행복 바이러스’ 가 전파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이웃사랑 돼지고기 캠페인’ 의 선봉에 나선 대한양돈협회 최영열 회장. 벌써 6회째를 맞는 행사이지만 올해 캠페인에 대한 최회장의 기대와 의미는 남다르다.
“내년이 수백년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당연히 경제나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우리 양돈인들의 해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최영열 회장은 그동안 도시지역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던 나눔의 대상부터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급적 농촌지역 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양돈장 대부분이 농촌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주변부터 더불어 살기에 노력하는 양돈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그는 “단순히 돼지고기만 전달하는데 그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한다.
협회 임원 및 각 지부장들과 협의, 농촌지역 불우시설을 방문해 그들의 아픔을 직접 살피고 어려움도 함께 나눌 것이라고.
특히 이번에 전달되는 돼지고기는 가급적 브랜드육 중심으로 준비, 다소 양은 적더라도 보다 우수한 품질의 국내산 돈육을 주변의 소외계층에게 맛볼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통해 양돈이 냄새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산업이라는 인식의 개선이 점차 가능해 질것으로 기대한다.
최영열 회장은 “사회전반에 걸쳐 불황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양돈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양돈인들의 온정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기도.
그러면서 관련업계 역시 양돈협회가 아닌 양돈산업을 위해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이번 캠페인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성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