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수입 생우가 갈 곳이 없다. 오는 5일로 서산 현대목장에서 마지막 밤을 지내야 하는 수입 생우가 갈 곳을 못찾아 헤매고 있다. 유력지로 거론되고 있는 몇몇 목장들이 있지만 이른바 님비현상에 부딪혀 어느지역의 어느목장이 후보지에 올랐다더라는 확인도 안된 입소문만 갖고도 거리에 프랑카드 부착과 함께 "우리 지역 수입생우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으니 수입생우가 길거리에 나 앉거나 생명을 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정 갈 곳을 찾지 못하게 되면 도축이라는 상황을 맞이 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이렇게 할 경우 결손은 두 번째이고 호주와 통상 마찰이 우려되고 있어 관계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2차분 667마리(669마리 중 운송중 2마리 폐사)가 또 계류장에서 입식을 기다리고 있어 수입생우는 말 그대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제2, 제3의 한두식씨(1, 2차분 수입업자)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는 얘기가 또 들리고 있어 한우사육농민들을 위시한 축산농민들은 이번 1,2차분 수입생우 처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우사육농민들은 제2, 제3의 한두식씨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계약농가의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조기 도축을 통해 수입생우를 이 땅에서 씨를 말려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한마디로 조기도축을 통해 앞으로 들어올지 모르는 수입생우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전국한우협회는 지난달 28일 인도적 차원에서 계약농가의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농협에서 1, 2차분 수입생우를 전량 인수 사육하고, 조기 도축을 통해 국내 쇠고기 유통질서 유지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이 두 단체는 또 성명서에서 농협이 인수 관리할 수입생우 사육장소 확보 등 인수처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수입생우 사육장소 확보 등 인수처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이 두 단체의 성명서가 수입생우 사육장소 확보에 얼마만큼 영향력이 미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렇게 쉽게 사육장소 물색이 될는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번 수입생우 처리가 앞으로의 생우 수입여부의 향방을 결정짓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정도로 한우사육농민들은 모든 이목을 이곳에 집중시키고 있어 향후 수입생우 처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