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 금수조치 해제 이후 1년여만에 중국산 가금육에 대해 전격적으로 수입중단조치를 내린 정부의 방침에 오리와 육계 등 국내 가금업계는 지난 5일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가금업계는 그동안 중국측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고병원성가금인플루엔자의 발생의심이 끊이지 않던 중국 현지의 전국적인 발생을 확인한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금수조치 해제 검토시 반드시 현지 확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이에대해서는 수의업계도 공감하고 있어 지난해 금수조치 해제 때와는 또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금업계로서는 그러나 또한편으로는 이같은 사실이 소비자에게 알려지면서 가금육의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소비자 홍보방안과 함께 최종소비지에서의 원산지 표시제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으며 앞으로 전 축산업계 및 소비자단체와의 연계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홍콩에서의 가금인플루엔자 발생이후 대정부 건의문 등을 통해 중국산 가금육의 수입중단을 주장해온 한국오리협회(회장 김규중)는 이와관련 지난 5일 협회 회의실에서 업계 중진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업계 입장과 여파 및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가 검출되자 마자 정부가 내린 조치에 대해 일단 신속하고도 당연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돼왔던 정부의 방역행정에 대한 불신을 한꺼번에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환영했다. 특히 중국산 가금육의 내수시장 확대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이 때에 금수조치는 향후 국내 오리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게 된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고병원가금인플루엔자 검출이 국내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최종소비지에서의 원산지 표시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음을 감안, 결국 수입육 뿐 만 아니라 국내산 소비까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심지어 가금업계 일부에서는 방역당국이 이미 유통되고 있는 해당 수입오리육에 대해 유통중지 및 자진회수토록 조치한데 대해 『방역을 위한 기본 원칙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미 유통이 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데다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이 없다는 방역당국의 말을 소비자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오리업체 관계자는 『불붙기 시작한 오리육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도 있다』며 『이러한 부작용을 감안해 방역당국이 차라리 조용히 내부적으로 처리했었으면 좋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장대석)도 중국산 가금육에서의 고병원성가금인플루엔자 발생과 이에따른 정부의 조치를 지난 5일 각 지부 분회에 대한 공문발송을 통해 긴급히 홍보하는 한편 방역당국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로 하는 등 환영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를 비롯한 육계업계는 그러나 바이러스가 오리육에서 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닭까지 숙주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년전 논란을 일으켰던 홍콩에서의 발생이 닭에서 이뤄진 점을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음을 감안, 닭고기 소비에까지 영향을 줄수 있다는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홍콩에서의 가금인플루엔자발생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공식적인 입장발표에는 각 관련단체들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따라 육계업계는 물론 오리업계 사이에서도 이미 수입이 중단된 만큼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관련업계의 공식적인 추가 대응은 자제하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금업계 전반에 걸쳐 이번 일을 계기로 업계 자체는 물론 전 축산업계, 필요하다면 소비자단체와도 연계해 최종소비지에서의 원산지표시제 실시를 위한 대정부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촉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금당장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나 이미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이상 근본적으로 수입육에 의한 국내산의 소비영향 요인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양계협회와 오리협회가 타국가에서의 수입육에 대한 검역강화와 함께 최종소비지에서의 원산지표시제를 강력히 주문하고 나선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업계 일부에서는 전수검사로 전환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중국산 가금육에서 고병원성인플루엔자가 검출된 것과 관련 『그동안 여러경로를 통해 중국측의 발생의심이 지적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외교상의 이유를 들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형식적으로 가입돼 있으나 실제로는 참여치 않고 있는 중국측의 말만 듣고 현지 확인을 하지 않은채 지속적으로 수입을 허용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고위관계자까지도 공식석상에서 『홍콩에서 문제를 일으킨 광동성과 우리의 현지 승인작업장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별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온점을 들며, 보다 원리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인식과 검역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일호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