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봄 가뭄이 초여름으로 이어지면서 낙농한우업계가 조사료확보에 초비상이다. 많은 농가들은 올해 자가 사료작물포 외에 임대까지 해가면서 사일지지용 옥수수 등 춘파용 종자를 파종하였다. 왜냐하면 약 98%의 원료를 해외에 의존하는 배합사료가격과 환율 폭등 등에 따른 조사료의 가격 불안정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춘파용 종자 파종 시기인 3월 하순부터 5월 중순사이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옥수수는 물론 대부분의 사료작물 종자의 발아율은 70% 내외로 아주 저조하다. 특히 경기·강원등 중부지방의 경우 발아율은 50%를 밑돌고 있다. 또 발아가 된 사료작물도 6월 상순까지 이어지는 계속되는 가뭄과 가마솥 같은 더위로 성장을 멈추고 오히려 타들어 가는 실정이다. 또한 모내기 실적도 5월말 현재 예년에 비해 85% 수준으로 저조한데다 연천·포천·가평·파주등 경기 북부지역과 철원등 강원 일부지역에서는 논에 심어 놓은 모마져 노랗게 타들고 있다. 30년만에 몰아닥친 가뭄이라는 재해 앞에서 관련농가들의 마음은 숱검정이 되고 있으며 올 가을 볏짚 수확 마저 큰 차질이 예상된다. 많은 농가들은 밭에 심어 놓은 사료작물이 타들고 모를 심어놓은 논이 갈라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올 가을 조사료 가격은 현재보다 30% 내외까지 폭등하면 어쩌나 하고 우려하고 있다. 사실 알팔파·티모시등 조사료가 대거 생산되고 있는 캐나다의 앨버타주와 미국의 네바다주·워싱턴주·오레곤주·캘리포니아주 등 서부지역에 위치한 대다수 지역은 50여일간 계속 이어지는 가뭄 등으로 조사료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 조사료수입상이 많이 찾는 캐나다 앨버타주 Lethbridge지역은 지난해 11월부터 겨우내 적설량 부족현상이 나타난 데다 올 들어서도 강우량 저조로 알팔파 등 조사료 생산량은 큰 폭 줄어들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해 있는 El Centro 지역과 네바다주 Fallon 지역은 원래 비가 없는 지역인데 올 들어 El Centro 지역은 폭우가 내리고, Fallon 지역은 잦은 비가 내려 연간 필요한 물을 1백% 확보한 반면 네바다주 Eureka 지역은 강우량이 많은 지역인데도 불구,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50% 밖에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주 Eberg의 경우에는 연간 필요한 물량 중 겨우 38% 밖에 되지 않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미국 조사료전문 수출회사인 파셀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 지역의 물 할당 제1순위는 수력발전을 위해 콜롬비아 강으로 흘려 보내는 물의 양이고, 2순위는 인디언들이 필요로 하는 수량이며, 3순위가 농가들이라는 것이다. 만일 38% 정도의 수준이 계속된다면 농가들이 가져갈 수 있는 물은 거의 없으며 이미 미국 서북부지역에 위치해 있는 워싱턴주 Eberg은 이미 화본과 등 조사료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파종을 포기토록 하는데는 전기회사가 농가에게 돈을 지불한 것이 한 몫 했다는 것. 이처럼 국내에서 조사료를 전문적으로 수입중인 캐나다와 미국 서부 대부분의 지역도 가뭄으로 목말라하고 있다. 이는 곧 국내에서 원하는 양질의 조사료 생산량은 감소하는 반면 가격은 오른다는 것과 직결된다. 특히 그 물량자체가 워낙 부족, 올해는 경험이 없는 회사들의 경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이 미국 파셀회사 Nick대표의 말이다. Nick대표는 『현지에서 상주하면서 물건을 보고 그때마다 결정을 하고 물량을 확보하는 업체는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며『공급자와 함께 어떤 품질을 얼마만큼 원하는지를 동행하면서 보는 (주)우산은 무엇보다 제1순위로 좋은 물건을 소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아무튼 올해 조사료 수급은 예년에 비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된다. 품질은 물론 가격 또한 예년 보다 5∼20% 사이 오를 것이 확실시되어 원유생산비 인상 요인마저 없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가격경쟁이 있는 화본과 건초를 쿼터로 묶어 놓은 현 제도를 개선, 양질의 화본과 건초를 농가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옳다고 조사료를 수입중인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미국·캐나다 등으로부터 조사료를 수입, 판매중인 업체는 줄잡아 40여개사. 이중 주력업체는 6∼7개사. 국내 업체끼리의 과다경쟁은 곧 건초 등 수입조사료 가격만을 인상시키는 빌미만 안겨줄 뿐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조사료를 취급중인 업체들은 정보교환을 수시로 하여 국내 여건에 알맞은 품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선택하여 농가에게 공급해야 옳을 것이다. 농가는 오랜 경험을 지닌 업체로부터 조사료를 공급받는 것이 가격이나 품질에서 우위를 점유, 목장경영 개선에 보다 한발 앞서갈 것이다. <조용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