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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번식기반 어떻게 살릴 것인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6.14 11: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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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오교수(강원대 축산경영학과)
암소를 도축하면 등급이 잘나오고 일부 소비계층이 암소고기를 선호한다는 이유로 대형판매업소들이 암소도축을 부추기고 있고 여기에 일부 농가들이 따라가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소득증가는 있을지 모르지만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특히 암소도축으로 인한 한우자원의 고갈은 한우산업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거세비육을 통한 육질고급화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암소도축으로 고급육을 생산하겠다는 경영목표는 지양돼야 한다.
암소도축에 대한 연령제한을 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농가나 협동조합이 공감대를 형성해 암소도축을 지양한다면 규제를 부활하지 않아도 한우산업은 보호될 것이다.

△홍병천조합장(홍천축협)
최근의 가축통계를 감안할 때 한우는 대략 1백25만두로 추산할수 있다. 이중 암소가 어림잡아 60여만두고 가임암소는 30만두정도 될 것이다. 가임암소의 90%가 1년에 한번 새끼를 낳는다고 해도 연간 생산되는 한우송아지는 27만두이며 암수비율을 반반으로 잡으면 암송아지는 연간 13만여두 정도가 생산된다. 한우증식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암소도축비율이 50%을 훨씬 상회하는 상황에서 이정도의 생산기반을 가지고 한우증식을 논한다는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생산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암소가 필요하고 암소를 늘리려면 번식농가를 지원하는수밖에 없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성종조합장(진천축협)
사실 한우산업은 지금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마리수는 계속 줄고 있고 소값 또한 낮은게 아니다. 송아지는 돈을 주고도 사기가 어렵다. 그리고 올해부터 쇠고기수입은 물론 생우시장까지 개방됐다. 한우농가의 반발 때문에 농가입식은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호주산 생우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 한우마리수가 이런 추세로 줄어든다면 생우수입을 어떻게 막아내겠는가. 한우생산기반을 지키려면 정부가 우선적으로 번식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고급육생산을 위한 획기적인 유인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계동조합장(홍성축협)=증가일로에 있는 암소도축비율을 낮추지 않고서는 오늘의 한우문제를 논할수 없다고 본다. 고기맛이 알려진 집은 대개 암소고기만 취급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소비자들은 이제 암소고기맛에 흠뻑 젖어 있다. 수요가 있는한 공급은 있게 마련이다. 맛이 있다고, 값이 좋다고 암소를 도축해 모두 소비해버린다면 한우산업은 어떻게 되는가. 송아지생산기반을 다지며 거세우사육을 통한 고급육생산을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세계의 목재자원을 좌지우지하는 나라들은 벌채한만큼의 나무를 심는다. 그렇게 해야만 지속적인 목재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김배옥조합장(전주축협)
모두들 이대로 가다가는 한우번식기반이 무너진다고들 걱정한다. 사실 작금의 한우산업은 마리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바람앞의 등불과도 같은 상황이다. 병이 있으면 약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양약은 입에 쓰고 복용시의 주의사항을 지키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우산업의 장래를 위해서는 번식농가에 다산우장려금과 송아지안정제 보다 더 강력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송아지생산에 따른 소득이 암소를 고깃소로 비육해서 파는것보다 낮다면 누구도 번식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은 암소비육이 송아지생산보다 수지가 맞는다는 점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강우석조합장(영암축협)
1980년대초 생우수입으로 빚어진 소값파동은 하마터면 한우사육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릴뻔 했었다. 소값이 떨어져 농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농촌경제가 몸살을 앓으며 정부에 부담이 되자 당시 정부는 부락단위의 간이도축까지 허용해가며 ‘한우줄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한우 씨말리기’나 다름없었다. 한우산업은 이때의 숫자줄이기로 인해 정상궤도에 접어들기까지 많은 세월을 소비해야만 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지금 상황은 그때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가 않다. 한우인들은 물론 농정당국도 생산기반 유지차원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남선진조합장(영주축협)=한우산업이 오늘의 위기상황에까지 처하게 된 요인은 사육농가의 불안심리와 번식의욕감퇴, 그리고 암소비육성행이라고 볼수 있다. 이 세가지 요인은 결국은 불안심리로 모아진다고도 볼수 있다. 장래가 불안하니까 장기비육이 어렵고 송아지생산도 부진한 것이다. 번식의욕감퇴는 암소비육과 맞물려 사육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가축시장에서 소를 사기 어렵고, 송아지를 입식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한 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효성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해 사육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사육심리가 안정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본다.

△정진화조합장(김해축협)
한우번식기반이 무너진다고들 하는데 방법이 없는게 아니다. 즉각 효과를 볼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그 방법을 실천할 역량이나 의지의 유무(有無)가 문제라고 본다. 수입개방에 직면한 한우산업이 지금와서 번식기반을 걱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한우정책의 문제가 가장 크다. 송아지값을 높게 유지해주는 정책을 폈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던 것이다. 다산우장려금이나 안정대가격을 지금보다 높이고 소득측면에서 송아지를 생산하는 것이 암소비육보다 유리하다면 암소비육농가도 당장 수정에 나설 것이다. 해답은 번식의욕을 고취시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근수지부장(한우협 익산시지부)
한우사육두수가 1백40만두 이하로 급격히 떨어져 한우산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이 암소도축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암소를 1산내지 2산을 한후 비육해서 도축하는 것이 수익성이 좋았던 것이 사실이며 이에 따라 암소 도축율이 50%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암소 도축을 줄여 번식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송아지 값이 안정돼야 하며 송아지의 품질에 따라 가격의 차별화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등급간 가격차가 15%이상 차별화 돼야 자연교배에서 난 송아지와 개량된 송아지값이 20-30만원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번식우 관리 모델이 없다는 것이 번식기반을 약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

△문유상지부장(한우협회 김해시지부)
암소 도축이 줄지 않고 있는 데는 암소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많기 때문이지만 이 보다 더 큰 이유는 다두 사육의 경우 송아지 실패율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송아지값이 크게 오르면서 번식에 대한 농가들의 관심은 높아졌으나 송아지를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어 번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농가들이 많이 있다. 번식에 관한 전문기술교육을 통해 송아지 생존율을 90%까지만 향상시킬 수 있다면 번식농가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또한 송아지값의 가격이 보다 확실히 보장된다면 번식농가들이 늘어 자연히 송아지 생산도 늘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