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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연 이명식 연구사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6.18 11: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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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 간 슬라이드도 프로젝트가 세팅이 되지 않아서 육성강의로만 진행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에게 어떤 얘기로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나 고민하다가 접수테이블로 나가 황장장에게 참석자들의 소양, 직업, 수준 등을 점검한 후 농가가 아니라는 사실과 고등교육 수학자라는 점을 감안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연결된 자가인공수정기 사용교육을 해야겠다는 방향설정을 하고 나의 차례를 기다렸다.
소개를 받고 강단에서 인사를 한 후 이들이 하는 형식인 연단위에 책상과 의자를 두고 책상위에는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어 앉아서 강연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한국이 대단히 아름다운 나라임과 한국의 봄은 제주도에서 시작되어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순으로 서서히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진행된다는 소개를 하는데에 7분정도를 쓰고 수정생리에 대한 강의를 20분정도 진행하였을 때 이미 이들은 1명의 낙오자없이 참석자전원의 시선을 나의 혀에 고정시켰다는 확신을 할 수 있었고 이때부터는 긴장을 풀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강연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흔들림없이 경청하고 있는 모습에 안도할 수 있었다.
강연은 주어진 시간에 끝이 나고, 축산국에서 준비해둔 연변황우 암소 3두를 통한 시연회가 연이어 이루어졌고, 이때 연변TV와 신문기자가 바쁘게 촬영하고 있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용정시 최시장, 전임 종우개량장장, 연변대학농학원의 원로 이문용교수 등이 수준높은 강의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격려는 만찬회에서도 이여져서 진짜 강연에 만족하였는지, 인사치레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분은 대단히 좋았다.
어찌되었던 이들은 고국에서 온 동포들에 대해 대단히 극진하였다는 점과 무언가 연결고리를 잇고 싶다는 강렬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녁에는 연길시 축산국과 농기계국에서 한족들이 중심이 되어 만찬을 제공하였는데 일행들은 오후 8시가 되어 이미 고량주에 녹아들기 시작하였고, 나의 경우에도 지난 5년간 마셨던 음주량과 중국에서 3일간 마셨던 것이 차이가 없었다.
참으로 희안한 것이 중국에서 농기계관련장비는 고철처럼 방치되어 있었고 논과 밭이 기계화했던 것을 개개인에 대여하여 지금은 모내기가 한창인데 손모내기로 경작방식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일거리를 만들겠다는 중국정부의 의지와 장비를 수리 및 유지할 자금능력이 없다는 두가지 점으로 생각되었다.
머지 않은 장래에 농가에게도 자본주의방식에 따른 소득의 차별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자본이 커진 농가에서는 규모화를 갖출 것이며 이 시기에 이르면 다시 기계화가 건전하게 발달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이러한 징후는 소사육농가에서도 70두 규모의 비육농가가 고소득을 올리기 시작하는 것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 구제역은 국가가 년 2회 백신접종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발병하더라도 입주위에 수포가 조금 나타나는 정도이고 항생제 1-2회 투여로 치료가 끝나며 이로 인한 폐사를 본적이 없었다고 하였다.
떠나는 날인 5월 17일에도 만찬회를 제공하겠다는 곳이 3곳이여서 중식만찬은 일행을 두팀으로 나누었고, 저녁만찬에는 출발시간을 고려하여 오후 5시에 간단하게 연변냉면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었으며 7월에 한국에서 개최될 국제박람회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였고 한국축산시설환경기자재협회에서 초청장을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귀국행 비행기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위장이 좋지 않아 음주와 과식을 피하고 지내왔는데 중국에서는 연일 폭음과 폭식을 피할 수 없었음에도 후유증이 전혀 없음은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 스트레스가 숙명처럼 발목을 잡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아닐런지요!
한국이 가까워져 갈수록 5일간의 짧은 여정을 잊고, 다시 삶의 소용돌이속에서,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겠다는 어설픈 투지를 버리고 다만 내가 새로이 도전하는 연구에서 최종소비자인 농가가 만족하는 연구산물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가설이 온전하게 입증될 것인지를 조금 더 고민해야겠다는 현실속의 나로 가볍게 돌아오고 있었음을 자각하고 있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