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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가 축산농가를 비켜간 이유

김길호차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8.06 14: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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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서울 경기지역은 집중적으로 쏟아진 폭우로 엄청난 수해를 당했다. 도로가 끊기고, 산사태가 일어났는가 하면 많은 집과 농경지가 침수되고 매몰됐다. 이에 따른 인명 피해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지난1일까지 5일간 6백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 연천 파주지역 주민들은 거의 매년 비슷한 수해로 고통받았다.
그런데 이번 집중 폭우로 인한 피해가 예년과 비슷한 가운데서도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적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지난 96, 99년 집중호우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것을 상기해 볼 때 이번 폭우에도 상당한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축협등에서 피해 상황을 조사해본 결과 도로 유실이나 저지대 침수 또는 농경지 피해는 컸지만 축산 피해는 아주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진강이 범람할 정도의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매년 비가 좀 많이 왔다하면 축산 피해가 다반사로 있어 왔던 지역이었기에 폭우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하니 새삼스럽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올해는 6백mm가 넘는 폭우에도 피해가 없었을까.
연천 파주 지역 축산인들은 이번 폭우에는 미리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많은 수해를 당했던 축산인들, 특히 저지대에 축사를 두고 있는 축산인들은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미리 가축을 고지대로 긴급 대피시키는 등 수해 예방 노력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삼거리에서 임진농장을 경영하는 이상철씨(연천축협장)는 지난 몇 차례의 수해때 많은 피해를 봤지만 이번 폭우때는 가축을 미리 대피시켜 큰 피해를 모면할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과거와는 달리 6백mm가 넘는 폭우가 5일간 나누어 내린데다 축산농가들이 미리 대피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 축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큰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무튼 상습 축산 피해 지역에서 이번같은 폭우에도 불구하고 수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까지 비만 오면 대피해야 하는가 하는점에 대해서는 이지역 주민들은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 장마비가 쏟아지고, 그때마다 연례행사처럼 고지대로 대피해야 한다면 이야말로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항구적인 수방대책이 없을까. 이지역 주민들과 축산인들은 집중 폭우에도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기를 학수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