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과 중복,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육계업계로서는 말복에 거는 거는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올 마지막 복(伏)인 말복(15일)의 육계가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업계전문가들은 올 말복의 가격전선을 「맑음」으로 예견하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초복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비가 감소하는 것이 예년의 동향이기는 하나 생산잠재력 자체가 초복보다 적은데다 최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는 반면 생산성이 크게 떨어져 말복 때 까지는 나름대로 높은 시세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무더위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 따라 큰닭을 중심으로 한 물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장마가 이달초 마감된데다 그나마 남부지방의 경우 장마권에서 벗어나 있어 일찍부터 무더위의 영향권하에 있으면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 형편이다. 여기에 생산잠재력 또한 꾸준히 감소돼 왔다. 대한양계협회가 집계한 실용계주간입란 및 병아리발생실적에 따르면 초복에 닭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는 지난 5월26일까지의 한주간 입란실적은 7백76만수였다. 이후 소폭의 증감을 기록하고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말복직전후에 영향을 미칠 6월30일과 7월7일까지의 주간입란수가 각각 7백14만2천개와 7백6만3천개로 초복에 비해 각각 8∼10% 가까이 감소, 생산성 저하에 따른 농가들의 적은 중량에서의 출하동향이 지속돼 왔음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소비감소에도 불구하고 초복 때와는 또다른 양상의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양계협회 경영지도팀의 이보균팀장이 분석한데로 『수년간 복기간의 육계가격 형성의 추세가 10∼20일을 사이로 최저가와 최고가격이 900원까지의 격차가 항상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점도 말복을 전후로 한 이같은 가격 전망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날씨가 아닐 수 없다. 최근의 무더위가 지속되지 않고 태풍과 기온하락은 앞서 말한 가격전망요인을 한순간에 뒤바꿀 수 있는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올 초복과 중복의 육계가격 추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초복이었던 지난 7월16일 육계가격은 kg당 1천3백원의 시세가 형성됐었다. 그 자체로만 보면 그다지 불만스로운 가격은 아니겠지만 실제 작업시세는 그 이하에서 맴돌았을 뿐 아니라 『1천원짜리 하이가 돌아다닌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초복을 며칠 앞둔 상황까지 육계가격은 1천7백원의 고가에서 상당기간 유지가 됐으나 최대 소비지인 서울에 지난 8일 폭우가 내린데 따른 소비감소의 영향과 그동안 출하를 지연시켜왔던 농가들의 투매현상이 복을 정점으로 심화, 가격폭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복도 상황은 마찬가지. 물론 초복과는 달리 중복인 7월26일을 기점으로 가격이 급등, 표면적인 발표시세는 전날과 1백원에 불과(?)했으나 실작업시세는 거의 3백원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 육계가격이 복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육계가격은 kg당 1천2백원에 형성됐는데 이역시 날씨의 영향에 따른 생산성과 소비의 함수관계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와함께 전문가들 사이에 또하나의 변수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농가들의 출하시기 선택이다. 무더위에 따른 생산성 저하외에 일정시기를 겨냥하거나 높은 가격 유지에 따른 농가들의 출하지연은 가격이 무너질 조짐을 보일 경우 한순간에 투매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수급상황보다 왜곡된 가격폭락의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가들의 정상적인 육계출하도 수급상황에 따른 정상적인 출하도 가격지지의 중요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일호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