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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및 유가공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한국유가공협회장 윤효직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8.13 15: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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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윤효직한국유가공협회장이 우리 나라 낙농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보내옴에 따라 게재한다. 애독자 여러분의 참고를 기대한다. 혹시 이글의 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 그 의견을 보내오면 역시 게재할 계획이다. <편집자>

최근 원유가격 조정을 둘러싸고 낙농가와 낙농진흥회 및 유가공업체간에 갈등과 논쟁이 극에 달해 있다.
이러한 원유 가격의 조정에 대한 요구는 최근 발생한 것이 아니고 지난해 6월 12일 "낙농진흥회 제1차 임시 이사회"에서 원유 가격 변동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제기되었다. 그후 올들어 지난 2월 27일 정기총회에서는 3월말까지 원유가격 조정을 매듭짓겠다는 전제하에 2001년도 예산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낙농진흥회가 아직도 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미 1년 2개월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면 원유가격은 무엇 때문에 어떤 근거에 의하여 조정해야 하며 이러한 조정이 우리 나라 낙농업과 유가공산업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우리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원유 가격은 생산비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생산비에 변동이 발생하여 5% 내외의 가격 변동이 일어났을 때 낙농진흥회가 이사회를 열어 이를 조정하도록 규정화 되어 있다.
오늘날 논쟁이 되고 있는 원유 가격의 조정은 이러한 원칙과 근거에서 제기된 것이다. 즉 작년 6월 12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는 환율이 내리고 따라서 사료가격이 인하되어 15.6%의 원유가격 변동이 발생하므로써 최소한의 원유 가격 조정을 수요자 단체에서 발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원유 가격은 일부 생산자와 관련 단체의 반대로 최소한의 조정도 실현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 조정될 지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으로 인하여 우리 나라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는 어떠한 타격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관체제이후 우리 나라의 원유 수요는 급격히 감소한 반면 공급은 감소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우유 가격은 떨어지고 생산비 이하의 "덤핑" 판매로 유가공업계의 적자가 누적되어 많은 가공업체가 도산되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수년간 여러개의 생산자 단체인 가공업체가 먼저 문을 닫고 이어서 규모가 작은 일반 유가공업체도 다수 문을 닫게 되었다.
과거 1980년 후반부터 1998년까지 유가공업체는 이윤이 발생하여 흑자 경영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대적으로 높은 원유가격과 낮은 제품가격으로서는 시유를 주로 생산하는 생산자 단체인 가공조합과 일반 소규모 가공업체는 적자의 누적으로 존립 자체가 어려우며, 결국 외국산 분유를 이용하여 유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일반 유가공업체만이 존립할 수 있게 된다.
여태까지 정부에서도 우리 낙농산업의 보호를 위하여 생산자 단체의 유가공업체를 지원해 왔다. 그리고 농민들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유가공업체의 발전을 바래 왔다. 앞으로 우리나라 유가공업체가 살아남고 낙농가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원유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동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의 구매력과 국제우유가격을 생각할 제품 가격을 올리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우유값이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싼 외국의 멸균유를 사서 마시겠다는 소비자 쪽의 요구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제품값의 인상은 더욱 어렵다. 잘못 제품값을 올리다간 외국 우유에 국내 시장을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낙농가들이 국제 수준의 생산비를 실현하는 등 원유가격이 소비자 가격과 조화를 이뤄 유가공업계의 도산을 막는 것도 우리 나라 낙농산업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유가격의 조정은 늘 생산자에게 불리하지 않고 유리하다는 사실과 경제여건에 따라 원유 가격은 언제나 오르거나 내릴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케하여 농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이러한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문제 해결에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할 수 없다면 현재 낙농진흥회의 원유조정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관의 변경 등 제도적인 변경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마저도 불가능하면 농림부로 이 기능을 환원시켜 가격 조정기능을 수행토록 정책적인 변화를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적정 가격의 유지는 재화와 용역의 이동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낙농산업의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낙농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생산자, 가공업자, 낙농진흥회 모두가 적정 가격을 형성토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쪼록 적정한 원유 가격 조정으로 하루바삐 유가공업체가 적자의 누적속에서 헤어나 유가공산업의 발전을 통해서 우리 나라 낙농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