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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리베치 혼파에 의한 양질 조사료 생산기술

김종근 농학박사 <축산기술연구소 초지사료과 >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8.16 10: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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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치(Vicia) 속에는 150여 종이 있으며 대부분은 지중해지역의 남부 유럽이 원산이다. 주로 온대기후지역에서 사초나 녹비용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특히 헤어리베치(V. villosa Roth)는 내한성이 높은 종으로 미국의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일년생 작물로 초장은 60∼180cm 까지 자라고 스스로 또는 다른 화곡류를 감고 올라가는 특성이 있으며 자주색 꽃을 피운다. 우리 나라에서는 과거 일제시대때 베치의 재배가 장려되어 약 40,000∼60,000ha까지 재배된 역사가 있었지만 비료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그 면적이 점차 감소되었으나 최근 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헤어리베치를 다방면에서 활용하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헤어리베치와 화본과 사료작물과의 혼파를 통하여 조사료의 수량 및 사료가치를 제고시키고자 지난 3년간 수원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수행하여 얻어진 연구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귀리(연맥)와 혼파 이용
귀리는 일반적으로 초봄 또는 늦여름에 파종하여 단경기로 이용하는 사료작물로서 옥수수 후작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화본과 사료작물중에서 사료가치가 우수하지만 대부분의 화본과 식물처럼 단백질 함량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헤어리베치를 귀리와 가을에 혼파재배하여 가을에는 귀리를 이용하고 다시 이듬해 봄에는 재생한 헤어리베치를 조사료로 이용하거나 녹비로 활용하는 작부체계가 추천된다.
이 방법으로 재배할때 건물수량이 9,173kg/ha로 기존의 귀리 단파구의 4,642kg/ha보다 2배 정도 늘어나게 되며, 조단백질 수량는 2,108kg/ha로 귀리 단파구의 605kg/ha 보다 약 3배 이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헤어리베치와의 혼파를 통하여 사료가치 및 수량을 월등히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듬해 봄에는 헤어리베치의 수확이 5월 중순경으로 늦추어져 옥수수의 파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후작물로 수수 또는 수수×수단그라스 교잡종이나 생육기간이 짧은 조생 옥수수를 선택하거나, 헤어리베치를 조금 일찍 수확하여 조사료 또는 녹비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작부체계로 판단되어진다.

2. 호밀과 혼파 이용
호밀은 척박한 토양과 추운지방에서도 잘 자라며 수량이 높아 우리 나라 대부분의 낙농가들이 옥수수 후작으로 재배하는 사료작물로서 출수 이후에 사료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호밀과 헤어리베치의 혼파는 호밀의 수확이 출수기인 4월 하순∼5월 상순임을 감안하면 헤어리베치의 건물축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 수확이 이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후작으로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수확이 이루어져야만 하며 출수기에 수확할 때 건물수량은 호밀 단파구의 10,426kg/ha에 비해 호밀+헤어리베치 혼파구에서는 약 5∼10%의 수량 감소가 나타난다. 하지만 조단백질 수량은 호밀 단파구의 1,628kg/ha 보다 혼파구에서 1,614∼1,640kg/ha로 대등하거나 높게 나타나 수량 및 품질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본 시험에서 혼파재배시 질소비료량을 1/3정도 낮게 시용한 것을 감안할 때 혼파를 할 경우 ha당 29,212원의 생산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질소비료의 절감은 환경농업 유지와 공익적 기능 역할 증대면에서 크게 주목될 수 있을 것이다.

3. 적정 파종시기 및 수확시기 구명
앞선 시험에서 보았듯이 호밀과 헤어리베치 혼파시 가장 고려되어야 할 것이 후작물의 파종에 맞추어 수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헤어리베치의 적정 파종시기는 9월 15일 전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호밀은 10월 상순까지도 가능하므로 두 작물의 생산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적정 파종시기가 결정되어져야 한다. 또 수확시기의 결정은 호밀과 헤어리베치의 건물축적 시기가 달라 수량 뿐만 아니라 사료가치에 있어서도 최대를 이룰 수 있는 시기의 결정이 필요하다.
호밀과 헤어리베치 혼파 재배시 적정 파종시기는 8월 하순∼10월 상순까지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파종이 빠르면 호밀이 웃자라 월동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9월 중하순∼10월상순 전후에서 파종이 이루어지는 것이 호밀과 베치의 생육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호밀과 헤어리베치의 혼파재배시 적정 수확시기는 출수기 이후 수확이 지연될수록 건물수량이 7,866kg/ha에서 14,994kg/ha로 증가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조단백질 수량은 출수기에는 1,565kg/ha로 개화기의 803kg/ha보다 크게 높았으며 유숙기에는 1,568kg/ha로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호밀은 출수기 이후, 헤어리베치는 5월 중순이후에 건물축적이 급격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후작물로 옥수수를 재배할 경우에는 출수기∼개화기에 수확하여 이용하고, 옥수수 재배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최대수량을 위해서 수확을 늦추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사료되었다.

4.맺 는 말
일련의 결과를 볼 때 헤어리베치의 화본과 사료작물과의 혼파 이용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헤어리 베치의 경우 다른 두과작물에 비해 월동성이 뛰어나 우리 나라 중북부지방의 양축농가까지 확대해서 재배할 수 있어 앞으로 보급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헤어리베치 재배는 화학 비료절감으로 토양보전효과 뿐만아니라 꽃이 피는 시기에 많은 곤충이 서식하게 되어 생물종의 다양성에 대한 기여도가 큰 것으로 판단되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농업을 위해서는 두과 사료작물인 헤어리베치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가 계속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문의: 031-290-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