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소값은 너무 오른다 싶어 걱정이고 돼지 값은 여름철 들어서면서 내렸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나쁜 가격은 아니다. 육계나 산란계 역시 생산비를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전반적으로 이대로만 유지돼도 "축산 할만 하다"는 분위기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가 문제인데 앞으로의 전망도 양돈산업이 내달이후 불황을 겪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괜찮은 시세를 보일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이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많은 축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호황에 너무 취해있지 말고 언제든지 올 수 있는 불황을 미리 생각하고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본보 8월 14일자 보도) 절절한 주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호황과 불황을 겪어 왔다. 그러면서도 호황 때 불황을 생각하지 못하고, 불황 때 호황을 생각하지 못함으로써 막상 호황 때는 불황 때 미리 생각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불황 때는 호황 때 미리 대비하지 못했음을 후회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실제 현재 호황을 만끽하고 있는 축산인들은 불황 때 호황을 생각하고 준비한 축산인들이다. 단순하게 값이 쌀 때 가축을 사들이고 값이 비쌀 때 파는, 어쩌면 투기적인 축산이 아니라 나름대로 축산물 시세 변동 추세와 각종 정보를 종합 분석하고 난다음 어려운 가운데서도 소신을 갖고 투자한 축산인들이 요즘의 호황에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이 축산의 흐름을 파악하고 각종 축산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행동하는 축산인들은 현재 호황에 마냥 취해 있지는 않다. 또 언제 닥칠지 모를 불황에 미리 대비하여 부채를 정리하고 경영 구조를 알뜰하게 바꿔나가고 있는가 하면 한우농가의 경우 요즘처럼 소값이 천정부지로 오를때는 부하뇌동하지 않고 기다리며, 자제할 줄도 안다.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하다보면 축산을 잘하는 사람은 호황일 때 호황을 제대로 누리고, 불황일 때 그 불황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경영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거꾸로 말하면 축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은 해당 축산물의 가격이 급등했을 때는 내다팔 가축이 없고, 반대로 해당 축산물의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출하할 가축이 많아서 발을 동동 구른다는 것이다. 축산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뜻있는 축산 현장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축산을 잘하는 사람은 호황일 때 언젠가는 이같이 다시 불황이 올 것이라고 보고 그 때가 언제가 될 것인지를 알려고 노력하고, 또 불황일 때는 반대로 이 불황의 끝이 언제 쯤 될 것인지, 그리고 그 회복 시기를 알려고 노력하는데 비해 축산을 잘 못하는 사람은 호황일 때 계속 호황이 지속될 것처럼 생각하고, 불황일 때 역시 그 불황이 계속될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축산을 잘하는 사람은 그만한 노력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그 노력이란 다름아닌 축산여건의 변화를 항상 점검하고 작은 정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정보를 충분히 분석하고난 다음 의사 결정을 하게 되면 축산을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 받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이 호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 세움은 물론 현재 경영 상황을 되돌아 보고 불황에 대비하는 것은 축산인들의 당연한 자세라 할 것이다. 명심보감 성심편(상)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왕참정 사유명에 말하기를 여유있는 재주를 다쓰지 말고 남겼다가 조물주에 돌려주고, 여유있는 봉록을 다 쓰지 말고 남겼다가 조정에 돌려 주며, 여유있는 재물을 다쓰지 말고 남겼다가 백성에게 돌려주고, 여유있는 복을 다 누리지 말고 남겼다가 자손에게 돌려줄지니라(王參政四留銘曰留有餘不盡之巧以還造物留有餘不盡之祿以還朝廷留有餘不盡之財以還百姓留有餘不盡之福以還子孫)" 호황을 맞고 있는 요즘 우리 축산인들이 한 번쯤 새겨볼 말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