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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값 하락 우려 9월 코앞에 둔 양돈업계 표정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8.27 1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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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사육두수가 사상최고를 기록하며 돼지고기값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이제 그 내리막의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9월이 코앞에 다가왔다.
지난 7월초까지 돼지 지육 kg당 3천원대를 유지하던 돼지고기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한때 2천5백원대 까지 내려갔으나 농가들의 출하 조절로 인해 지난 24일 현재 2천7백원대에서 보합세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 안정세가 불안하기만 하다. 마치 태풍의 전야와도 같다.
돼지 가격에 미칠 영향을 여러 요인들이 하나같이 하락 요인들 뿐이기 때문이다.
축산관측에 따르면 9월 사육두수가 8백56만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하반기에 특별한 소비 증가 요인이 없는 것이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인 공급 증가 전망을 살펴보면 이달과 내달에 출하가 예정되는 2∼4개월령의 돼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했고, 또 10월과 11월에 출하 예정인 2개월령 미만의 돼지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수요측면에서는 돼지고기 수출이 여전히 중단된 상태인데다, 삼겹살 목살 중심의 돼지고기 부위별 소비 구조 또한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돼지 고기 공급이 늘어난만큼 수요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다만 한우 고기 값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우고기 수요의 일부가 돼지고기로 전환되지 않을까 기대해 보지만 이 또한 질좋은 수입 쇠고기 공급이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크게 기대할 바가 못된다.
양돈업계는 지난해 추석이후 돼지값이 크게 떨어지는 불황을 맛보았다. 올해도 그와 같은 상황의 재현이 예상되고 있는데, 문제는 올해의 상황이 작년의 상황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왜 돼지사육규모가 이토록 포화상태에 이르렀는가.
양돈전문가들은 지난해 돈가폭락 사태가 불과 2개월여일 만에 수습되고 돈가가 안정을 되찾았는데다 대일 돈육 수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올봄 지육kg당 3천원대의 높은 가격을 유지한 것이 돼지 사육을 늘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양돈업계가 고민해야할 일은 과연 이같이 예상되는 불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마치 태풍이 예고된 상황에서 어떻게 태풍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수 있느냐는 것과 같다. 우선 전문가들은 9월, 또는 10월 추석이 지난이후 돼지값이 폭락할 것을 예상하고 거기에 맞는 양돈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출하 조절과 가격이 폭락했을 때 최대한 견딜수 있는 힘, 즉 생산비 절감 등의 방안을 강구하라는 주문이다.
그다음은 양돈협회나 정부의 몫이다. 돼지고기 값이 폭락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한다든지, 단기적인 돼지고기 소비 확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양돈협회는 지금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TV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홍보 대행사로 솔트커뮤니케이션을 선정해 놓고 있다. 양돈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대책이 미리 마련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수는 없다. 좀더 주도 면밀한 불황대책을 마련하고, 불황을 모든 양돈인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삼겹살 목살 위주의 돼지 소비구조를 개선하고, 또 돼지콜레라와 구제역 청정화를 차질없이 실현하는 노력이 뒤따라야함은 물론이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