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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축산인 역할 어떻게 달라졌나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9.26 11: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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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분야에도 여성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축산관련 기관이나 단체, 협동조합은 물론 축산현장에서도 여성들의 역할은 본지가 창간될 즈음인 80년대 중반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졌다. 특히 축산 현장에서의 여성들의 역할은 축산인의 단순한 내조 차원이 아닌 당당한 축산 경영자의 바로 그것을 해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창간16년, 축산16년" 축산 각분야별 여성들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본지가 그동안 섹션으로 매월 1회씩 다뤄온 여성축산인에 소개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지난 3월중순경 부산경남양돈조합이 1박2일간의 여성양돈인 교육을 실시했다. 그동안 여성축산인에 대한 교육이 간간이 있긴 했지만 이번처럼 1박2일간의 교육은 처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양돈인들이 몰려 들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교육에 참석한 여성양돈인들의 반응이었다. 여성양돈인들은 한결같이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생활해 왔다』며 돼지 사양관리는 물론 경영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교육에 참석했던 원경희씨는 남편이 있지만, 남편이 양돈장을 자주 비우는 바람에 남편을 대신해서 돼지를 관리하다가 이제는 완전히 농장장으로 눌러 앉았다. 막상 농장장으로 자리를 차고 앉으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양돈장 경영에 장점도 많았다는 것이 원경희씨의 설명이다.
전남 순천에서 종돈장을 관리하고 있는 이수자씨의 경우도 이제는 당당한 여성 축산인이 된 케이스다. 이씨는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문인으로서 활동해 왔는데 어느날 남편인 황금영씨가 양돈연구회장을 맡은데 이어 순천축협조합에 당선되는 등 양돈장을 비우는 일이 잦자 아예 순천종돈장을 경영하는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방계용산내들목장대표는 한경대 낙농여성최고경영자과정 1기생들의 모임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데 지난 5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젖소돌보기를 시작해 이제는 축산을 본격적으로 공부해서 전문적으로 낙농업을 해 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처럼 남편을 도와 축산을 거들다 본격적인 농장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당당한 대표로서 축산경영자로서 일하고 있는 여성축산인들도 많다.
김창현일월성목장대표는 한우 거세비육으로 연간 5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김대표는 개인적으로 고급육 생산에 전념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음성한우고급육연구회 회장직도 맡고 있으면서 음성한우 최고 브랜드의 꿈을 키우고 있다.
또 조옥향은아목장대표의 경우는 1만kg이 넘는 고능력 젖소 30여두를 사육하며, 낙농동호회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이제는 낙농산업계의 어엿한 지도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안성에서 양돈업을 경영하고 있는 박부한씨는 직접 양돈현장에 있으면서 양돈협회 안성시지부 양돈부인회 회장으로서 돼지고기 소비 촉진 운동에 적극 앞장서는 등 양돈산업 발전에 앞장서는 여성축산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채란업을 하는 안영순청운농장대표는 국내 채란업계 현대화와 자동화에 크게 기여했을 정도로 앞서가는 축산을 하고 있다. 안대표는 『여성이라기 보다는 경영인이란 인식이 중요하다』며 축산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축산현장에서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여성축산인들이 많다. 이들 여성축산들의 모습은 적어도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만해도 쉽게 볼 수 없었다.
한편 축산현장을 지원하는 축산관련 기관과 단체, 그리고 업계에도 여성축산인들의 활동이 눈에 띤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김미경박사는 다이옥신전문가로서 안전축산물 생산의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고, 라윤경검역관은 지난 수입 생우 검역때 한치의 양보나 주저함 없이 완벽한 검역업무를 소화해 주목되기도 했다. 축산기술연구소의 조수현박사 또한 여성축산인으로서 맡은바 업무를 훌륭히 소화해내며 축산분야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윤선희등급판정사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당당히 극복, 나름대로 축산의 발전을 위해 맡은바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협동조합에서는 농협중앙회 젖소개량부의 이춘지팀장이 여성으로서 남자 못지 않은 축산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우유조합의 경우 임정미품질보증지원팀장이 여성으로서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며, 당당한 여성축산인으로 각인되고 있다. 또 일선 축협에서는 여성 상무가 여럿 배출됐는데 광주전남우유축협 중흥지소장인 장정숙씨 역시 여성으로서 세심함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예수금을 크게 신장시키는등 남자 못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의 경우에는 (주)대호의 김승화박사가 눈에 띤다. 김박사는 품질관리실장으로서 신제품 개발을 주도해 (주)대호에서는 보배로 인식될 정도다. (주)신원에프엔씨의 이향원씨는 양록사업팀장으로서 조사료시장을 개척, 상당한 입지를 구축함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하림의 광고홍보팀과장인 함경숙씨도 닭고기 최고 홍보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축산관련 기관, 단체, 또는 업계에서 활동하는 여성축산인들 또한 이밖에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듯 축산업이 지난 16년과 비교, 더욱 규모화되고 전문화 됨으로써 질적 성장을 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여성축산인들의 역할 또한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이 축산분야에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편견과 불편부당의 벽을 넘지 않으면 안된다.
"창간16년, 축산16년"의 기획속에 여성축산인의 역할을 포함시킨 것 또한 여성이 축산분야에서 더욱 영역을 넓혀갈 수 있도록 여성의 축산참여에 따른 편견과 불편부당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기 위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더욱 당차고, 적극적인 여성축산인들의 활동을 기대한다.
<장지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