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처음에 UR 협정에서 농축산물에 관한 제반협상을 2000년에 재개하기로 합의하여 이미 WTO 농업위원회에서 진행중에 있다. UR협상과 달리 WTO 체제하의 뉴라운드 협상은 관세인하, 농업보조금 감축, 수입관세제도 개선 등과 같은 구체적인 시장개방의 폭과 방법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UR협정 타결때보다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산업 분야에서는 이러한 무한경쟁의 자유무역시장에서 살아남고자 수입쇠고기의 방출이 국내생산농가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은 한우농가를 비롯한 축산관계자들과 유기적인 긴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것은 바로 생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쇠고기 유통의 전과정에 걸쳐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우는 다른 농산물과 달리 사용가치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생산 및 유통과정의 합리화에 많은 곤란을 겪고 있다. 그것은 한우가 개체간의 격차가 커서 규격화·표준화가 곤란하며 또한 생체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없어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상품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도살·해체, 보관시설 등 유통과정에서의 특수처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유통과정까지 연장된 생산과정이 복잡한 한우를 대상으로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졸고에서는 한우의 상품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긴급과제를 나름대로 선정하여 이에 대한 소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혈통관리는 고급육생산의 전제조건 섬세하고 치밀한 지방교잡이 많이 들어가는 고급육 생산에 있어서 혈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본의 비육농가는 혈통선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비육농가들의 비육송아지에 대한 선택행동은 산지가축시장에서의 송아지 가격형성에 반영되어 혈통별 송아지의 가격차이를 크게하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유명한 번식지대에서는 보다 높은 송아지 가격을 실현시키기 위해 혈통 통일에 의한 특산지화(Brand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비육농가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송아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번식농가들은 혈통을 이용한 개량을 통해 육용우가 갖는 다양한 경제적 형질을 향상시켜 우수한 번식기초우를 경영내에 확보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체의 유전적 자질을 부단히 관찰함으로써 개체를 엄선하여 정확한 도태를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혈통관리 및 등록제도를 활용한 한우 유전자원의 보존은 초보적인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육우개량활동을 지원하는 등록제도는 개체에 관한 기록은 물론, 선조 및 혈연관계에 있는 것들의 외모, 혈통을 분명히 할 뿐 만 아니라, 높은 등급에 합격하기 위한 자격조건을 단계적으로 엄격히 규정하여 개량의 효과를 높여만 한다. 이러한 등록제도가 현재의 수익성은 물론, 자질이 좋은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써 장래의 수익성 향상도 보장해 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나라의 쇠고기 생산체제는 일부 일괄경영농가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번식농가들이 생산하는 송아지를 비육농가가 구입하여 사육하는 즉 번식과 비육경영농가가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산지가축시장은 번식농가와 비육농가가 만나서 서로간의 사육성적을 평가하거나 각종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고 있기 때문에 혈통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시장거래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00년 6월 현재 전체가축시장 128개소의 거래형태에 따른 시장 분포를 보면 경매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은 6개소에 지나지 않으며 경매와 중개를 병용하는 6개소를 합해도 아직도 가축시장의 91%(116개소)에서는 전근대적인 중개인에 의한 상대거래가 지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고급육 생산에 있어서 혈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송아지생산안정제에 가입한 번식우로부터 태어나는 송아지에 대한 혈통, 외모와 같은 정보를 기록한 시장명부를 작성한 후 경매제도를 통해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개선을 통해 혈통을 이용한 한우개량이 고급육 생산에 필수 불가결한 전제조건임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Ⅲ. 고급육 생산에 거세는 기본원칙 축산기술연구소의 사육시험성적에 의하면 550Kg의 한우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사육일수는 거세비육이 비거세비육에 비해 97일 더 소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료는 약 780Kg을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도매시장의 육질등급별 출현율을 이용하여 농가가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육Kg당 가격은 육량 B 등급기준으로 비거세와 거세가 각각 8,267원, 9,440원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지육율을 60%로 가정하면 도체중이 330Kg가 되므로 비거세 비육의 지육판매 조수입은 272.8만원이며 거세비육의 그것은 311.5만원이 되며 여기에 포상금을 받을 확률까지 고려한 비거세 비육우의 두당 기대수취가격은 273.0만원이며 거세비육우의 그것은 316.2만원이다. 따라서 거세비육우가 두당 43.2만원 더 많은 조수입을 얻게 되지만 사료비용이 약 21.8만 더 투입되기 때문에 결국 거세비육이 21.4만원정도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이 된다. 그러나 사육기간이 97일정도 연장됨으로써 발생하는 인건비 및 제 재료비는 1,425원/일에 97일을 곱한 13.8만원이 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거세비육우는 비거세우에 비해 두당 7.6만원정도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이 된다. 이러한 계산은 물론 계산시기 및 사육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경기도의 유명한 한우목장에서 최근에 650Kg 거세우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도 거세비육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의 등급간 가격차를 고려할 때 점차 유통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수입 냉장육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급육으로 차별화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1등급 출현율이 최소 65%이상만 나오면 수지상 으로도 거세우 및 비거세우가 각각 두당 월 4.5만원, 4만원으로 거세우가 두당 월 5천원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지면관계상 그림은 생략하지만 등급간 월별 가격차이를 보면 가격상승국면에서는 등급간의 가격차이가 좁아지고 하강국면에서는 확대되는 가격형성패턴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과거 수년에 걸쳐 한우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이와 같이 등급간의 가격차이가 축소됨으로써 고급육 생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한우사육농가들이 수소거세비육을 기피하게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우가격이 하락할 것에 대비하여 한우농가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거세를 통해 가격 하락폭이 적으면서 중하등급과의 가격차이가 큰 고급육 생산이라는 것을 강력히 권유하고 싶다. Ⅳ. 브랜드전략은 고객만족의 상품화과정이 선행조건 많은 소비자들은 수입쇠고기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브랜드화는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며 생산자는 자신만의 고유특징을 홍보하여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불신을 제거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제품차별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브랜드화에는 소비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상품화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소비자에게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도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브랜드 고유의 우수성 및 특성을 확보하고 있다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소비한 후에 매우 만족하여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친밀감을 갖고 또한 주위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마케팅 믹스(제품, 가격, 유통, 프로모션)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목표고객, 목표시장을 수요처별, 유통방법 등을 고려하여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되는 시장을 선정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몇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업체에서 매장위치를 잘못 선정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가 흐려져 잘 운영되고 있는 타 매장의 수익성마저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로 목표시장의 고객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여 상품화한다. 이는 거래고객들의 경제적 여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무조건 1등급육만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다양한 제품차별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으로 자체 제품만에 고유한 우수성, 특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품질보증 시스템"을 확립하여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제품차별화에는 고급육으로 상징되는 품질차별화 뿐 만 아니라 중등육을 이용한 써비스 차별화, 장소차별화, 가격차별화의 가능성도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1등급육 보다 2등급육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셋째로 브랜드육으로 인정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소비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적정 가격을 설정해야 한다. 현재 브랜드육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일반육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브랜드가 단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가격만을 상승시키고 있다는 불신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결국 이것이 장래의 수익성 악화라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넷째로 농가자신의 경영여건과 목표시장의 여건을 감안하여 적절한 유통방법을 선택하고 품질보증 등과 같은 제품전략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여야 한다. 생산된 브랜드육의 등급에 따라 등급이 낮지만 한우는 안전성 및 맛에 있어서 수입쇠고기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도 학교급식용으로 제공하는 등의 판매처의 다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섯째로 브랜드육 판매 후의 사후관리 및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만족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육의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시험연구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것은 물론 언제나 사후 봉사한다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견지할 필요가 있다. Ⅴ. 구분판매제의 조기정착이 한우생존의 열쇠 구분판매제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등급제를 소매단계까지 연장하여 소비자는 육질등급에 상응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농가에게는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도록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수입쇠고기의 국내산 쇠고기로의 둔갑판매방지 및 한우고기 차별화를 유도하는 한편, 소비자에 대한 신뢰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등급별·부위별·품종별로 구분 표시하여 판매토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분판매제에 대한 필자의 조사분석에 의하면 수입개방에 대비하여 정부가 몇 년간의 준비기간을 걸쳐 시행하여 온 구분판매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정육 소매단계에서 이러한 구분판매제를 제대로 시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선호부위는 대부분 안심, 등심, 갈비에 편중되어 있으며 선호하는 육질등급은 1+등급보다는 1등급을 선호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87%가 본인은 한우고기를 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사시점의 쇠고기 자급율은 60%였으며 이중에 한우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50%정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쇠고기의 유통현실에 비추어 볼 때 상당량의 수입쇠고기가 한우 쇠고기로 둔갑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렇게 둔갑 판매되는 수입쇠고기양은 자급률이 하락함에 따라 훨씬 많아질 것으로 사료된다. 아무리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유통질서가 언제까지나 지속된다면 한우농가의 허탈감은 클 것이다. 따라서 한우관련 종사자들의 한우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입육의 국산둔갑판매 등 원산지 허위표시에 대한 단속강화와 함께 구분판매제에 대한 소비자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검사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거나 소비자단체, 생산자단체 요원을 명예감시원으로 위촉하여 자율적인 감시.지도체제를 확립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부정유통에 대한 감시분위기를 범국민적으로 확산시켜 구분판매제가 완전히 정착 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Ⅵ. 맺는말 한우농가와 정부를 비롯한 많은 유관기관들이 수입개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방면으로 많은 대책을 강구하여 왔다. 특히 한우산업은 먹거리 제공이라는 기본 목표이외에도 토지이용형 농업의 토대를 이루는 농산업의 근간이기 때문에 사소한 과제라도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지속적으로 해결하여 왔다. 그러나 혈통관리 및 거세를 하여 자신의 경영특성에 맞는 사양관리가 이루어져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브랜드화 하여도 이러한 노력에 상응하는 제품평가가 소매단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우는 생존할 길이 없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보상받도록 하기 위한 구분판매제는 시행시기가 얼마 경과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정도에 비해 정육소매업자들의 실행의지는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쇠고기를 구입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품종과 부위, 가격이기 때문에 구분판매제는 강력히 추진하여 정착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러한 유통질서가 차질 없이 확고히 정착될 때 한우농가들은 유구한 역사 속에 한민족과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하여온 한우 지키기에 매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