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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조합 규모화 전문화로 거듭나야

일선축협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지상공청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10.08 15: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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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회장(한국협동조합학회·충남대 교수)
지역축협이나 업종축협을 막론하고 일선축협 대부분이 설립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효율성이 동시에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1백46개의 지역축협 가운데 87개 조합이 적자조합이며 47개의 업종축협 가운데 33개 조합이 적자조합으로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물론 지난해는 구제역등으로 인해 축산여건이 좋지 않은 점이 있었으며 대손 및 퇴직급여 충당금의 일시적립 등으로 인해 조합경영의 결산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지금 대내외적 경제·사회적 환경은 협동조합에도 시급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선축협들이 맞고 있는 오늘의 위기는 한마디로 협동조합이 변화를 두려워한 데에서 기인된 것으로 생각된다. 대부분의 조합들이 신용사업에만 치중해 왔으며 경제사업은 규모의 비경제에서 야기되는 현상만을 핑계삼아 소홀해 왔음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변화의 발길을 찾아야 한다. 그 변화의 발길은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이 규모경제의 실현을 통해서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협동조합의 시장교섭력을 강화시켜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품목축협은 지역을 불문하고 대규모의 합병을 추진해 장기적으로는 전국단위로 한 개의 품목조합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연간 우유생산량이 우리나라의 5배에 달하는 네덜란드는 6개의 낙농조합이 전체 시장의 94%를 점유하고 있다.
연간 돼지고기 생산량이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하는 덴마크에는 3개의 조합이 66%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단 1개의 계란판매조합이 55%의 시장을 점유하면서 조합원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의 협동조합들은 협동조합의 시장교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EU지역내의 국가간에도 부단히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일선조합(품목축협)의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지역축협의 재편도 필요하다. 특히 농촌지역의 지역축협은 신용사업에 대한 미련을 하루 속히 떨쳐버리고 한우등 품목축협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재편된 품목축협 역시 지역을 불문하고 대단위의 합병에 동참해야 한다. 고도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협동조합이 규모경제를 실현하지 못하고 해당 품목의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면 조합원에게 어떻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가. 그런 조합은 조합의 생존을 위해서 조합원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일선축협을 끌어가고 있는 지도자들이 변화를 위한 과감한 결단과 용기를 발휘할 때이다.


▲강호 부장(농협중앙회 축산지원부)
현 시점에서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협동조합의 기본이념인 조합원의 실익 증대를 충실히 실현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농협전반의 개혁으로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조합 스스로 변혁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하겠다. 특히 부실 사업장의 과감한 정리와 슬림화를 통한 수익사업화 시도가 필요하며 아울러 철저한 손익목표관리를 통한 경영도 이참에 이뤄져야 한다.
둘째 신지식 농업인의 육성으로 조합원이 기꺼이 참여해 양축기술을 습득해 나가도록 하는 지도·지원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축산물의 유통혁신으로 유통주체들의 전문화와 대형화 추세에 따라 소비지나 지역경제 내에서의 조합마다의 전문성을 띤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금융 서비스의 확충으로 기존의 관행적인 신용사업에서 탈피해 조합원의 양축과 조합사업을 연계한 지도금융이 필요하다. 다섯째 조합 임직원의 개방된 마인드를 기초로한 투명한 경영을 실현하여 조합원으로부터 신뢰를 확고히 해나가야 한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조합의 운영이 이루어질 때 조합경영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중앙회에서도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서 최선의 지도와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하며 특히 현재 최우선시 되는 것은 축산업의 생산기반인 가축의 일정두수를 유지하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조합들은 축종별 전문화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축종별 조합장협의회를 내실화하고 활성화하여 각 축종별 중앙회와 조합간 또는 조합간의 공동사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데 적극 노력해 나가야 한다. 향후의 WTO 차기협상이나 FTA 등을 고려할 때 동일축종을 중심으로한 생산과 수급안정을 꾀하는 것이 현안문제를 타결해 나갈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수 있겠다.
아울러 지도·지원 기능도 축산 컨설팅을 내실화해 농가에 실익을 주는 방향으로 정착되어야 하고, 조합의 경제사업장에 대한 경영분석을 통한 경영정상화 지도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겠다. 한편 축산운전자금이나 정책자금 지원조합에 대하여 보다 사업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도록 지도를 강화하여 단순한 조합의 몸집 부풀리기에서 탈피한 조합원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아무튼 현재는 그 어느때보다도 협동조합의 사활이 걸린 시기이므로 「조합원이 있는 조합, 조합이 있는 중앙회」로 자생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는 길이고 일선축협이 나아가야 할 진로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협동조합운동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모두가 일심으로 단결해 나갈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장종익 소장(한국협동조합연구소)
양축농가의 협동을 통한 이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축협의 경영여건이 매우 악화됐다. 부실채권의 증가와 각종 충당금 적립기준의 강화는 조합의 수지를 급격히 악화시켰고 무리한 고정자산 투자는 이자부담을 가중시켰으며 경제사업장 시설투자는 시장여건의 악화로 인해 부실을 가중시켰다.
조합의 입장에서 보면 진퇴양난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조합을 지원하는 것이 중앙회의 역할임에도 통합이후 중앙회는 더욱 더 자체수익증대에 치중하고 있어 조합의 기대에 어긋나고 있다.
통합중앙회의 당기순이익이 97년 2백1억원에서 2000년에 2천3백32억원으로 급증한 것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당면한 일선축협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발상의 전환과 환골탈태 이외의 방법이 없어 보인다. 양축농가 중심의 조직정체성, 사업의 전문화와 규모화, 경영의 투명성으로 전환되야 한다. 기존의 구조와 관행으로 좀 더 잘해보자는 식으로는 위기극복의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합경영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예대비율의 감소와 올 상반기 중앙회 예치금이자율의 연이은 인하는 신용사업 수익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안이한 기대인가를 보여줬다.
양축조합원의 필요와 요구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직과 사업체제로 전면 전환하지 않고서는 일선축협의 위기는 극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비양축가 조합원의 과감한 정리, 규모화·전문화되어 있는 양축농가의 축종별 조직화를 적극 추진하고 이에 맞춰 조합의 업무체제를 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전문요원 중심으로 직원을 재훈련·재배치해야 할 것이다.
사료·도축·가공·유통에 있어서 전문화와 브랜드화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육두수를 중심으로 조합은 규모화·전문화될 필요가 있다.
규모화와 전문화의 목표달성을 위한 방법으로는 합병, 조합간 연합사업 또는 업종별조합연합회가 고려될 수 있다.
조합단독으로는 위기극복이 어려울 것은 명약관화하다. 합병이 부실조합간의 합병이거나 부실조합의 경영양호조합으로의 합병등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양축조합원간 협동의 이익 창출이라고 하는 경제적 관점에서 고품질 사료의 구입원가를 최대한 낮추고 사양관리컨설팅, 위생적이고 신선한 축산물의 부가가치의 획득을 달성해야 하는 관점에서 조합의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조합간 협동와 합병, 양돈·낙농조합연합회를 적극 도모하고 중앙회의 개혁에 나서야 할 때이다.

▲윤상익 조합장(여주축협)
협동조합 통합이후 신용사업의 경우 온라인이 통합되어 똑같은 통장과 같은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농협이나 축협이나 단조롭게 생각하면 이제는 별다른 업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축협이 살아나갈길은 축협만의 전문축협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곧 축협만의 색깔을 찾아야만 조합원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독자적인 생존을 할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생산된 축산물의 브랜드화가 시급하며 고급육 생산이 이를 뒷받침 할수 있다. 축산물의 고급화를 통한 브랜드화를 통해 지역내 축산물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농가의 소득증대를 도모하는 것이 지역에서 축협이 해야할 일이라 생각한다.
여주축협의 경우도 한우고기를 비롯한 모든 축산물에 대왕님표란 브랜드 등록을 이미 신청했으며 이를 위해 한우계열화 사업을 추진중이다. 관내 한우개량단지를 중심으로한 계열화 사업을 통한 고급육 생산이 곧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으며 이를 통한 조합원들의 소득증대를 도모하는것, 이것이 곧 축협만의 색깔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홍섭 조합장(천안낙협)
먼저 축산인을 대변하고 축산발전을 선도해온 축산신문의 창간기념을 축하한다. 그동안 창간이래 축산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축산신문의 역할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조합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갈수록 내조합이라는 의식이 얕아지고 의무수행보다 권리주장이 강해지고 있으며 조합도 조합원에게 신뢰받는 조합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경영상 등의 문제로 인해 부실을 초래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므로 조합은 이제 경영합리화 등 내실경영을 통해 조합원을 위한 조합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 생각한다.
또한 직원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조합원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문성의 무장이 시급하며 조합도 전문인력확보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의 조합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해 규모화를 위한 조합합병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이 통합되었으나 당초 통합논리로 내세운 시너지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중앙회가 조합에 군림한다는 자세보다는 조합과 서로 동반자관계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희수 조합장(괴산축협)
농축협통합후 당초 통합취지와는 달리 중앙회만 공룡화 되었다. 회원축협 경영진단을 하면서 개인기업체같이 돈이 남지 않는 사업은 하지말라는 것은 협동조합정신에 배치되는 처사다. 조합이 추진하는 각종 지도사업은 당장 눈앞의 수익만을 보고 실시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사업은 협동조합 고유의 사업으로 수익을 떠나 조합원의 입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눈앞의 조합원을 위한 지도사업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5년내지 10년이 지난후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당장 눈앞의 수익만 추구하는 지도사업만을 조합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중앙회의 지도.경영진단은 중앙회와 정부를 홍보하기위해 실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전산이 발달해서 지역본부나 시.군지부는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경영지도.관리등 부서만 있어도 된다. 중앙회의 사업을 회원조합에 이관하면서 사업이 잘되는 사업도 회원조합에 이관해야한다.
축협만을 놓고 볼 때 통합시너지효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전문화추세에 맞추어 조합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한편 축산업의 발전과 당초 통합논리를 찾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