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사람이 한다’는 평범하면서도 진리가 담긴 말이 있다. 구성원의 노력으로 경영난에 빠진 조직을 구해냈을 때 이런 말이 자주 쓰인다. 경상북도의 전형적인 산간지역인 청송군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청송축협은 경영난에 빠진 조합을 임직원들이 앞장서 경영정상화를 이뤄가고 있다는 점에서 바로 이런 사례에 속한다. 청송축협은 경제사업기반이 취약하고 신용사업 또한 좀처럼 발전시키기 어려운 악조건속에서 경영난에 봉착, 합병대상조합으로 분류됐었다. 지난해 농·축협 통합이후 연체채권정리와 함께 구조조정에 나선 청송축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병대상 조합으로 선정되어 인근조합에 흡수 합병될 위기에 처하자 직원들이 “우리가 나서서 조합을 살려 보자”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자신들의 손으로 조합간판을 내리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접한 경영진과 직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야말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동참했다. 이 와중에서 6명의 직원이 명예퇴직을 해 23명이던 직원수가 17명으로 줄었다. 권오영조합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수익성개선을 위해 사무실축소에 눈길을 돌렸다. 먼저 진보지소 건물을 1층만 사무실로 쓰고 2층과 3층을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1백37만원에 임대하고 본소 2층도 임대사무실(보증금 5천만원 월세 80만원)로 내놓았다. 여기에다 마른 수건을 다시 짜듯 경비를 절감했으며 직원들은 휴일근무까지 자청해가며 연체 채권정리와 불건전채권 감축에 나서 올들어서만 연체액이 1억여원이나 감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청송축협은 이러한 노력과 병행해 고정자산처분과 사업활성화를 통한 수익기반확충을 내용으로 하는 자구계획안을 중앙회에 제출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나서 출자금 증대운동을 전개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조합원신분을 가지고 있는 점에 착안, 자신들부터 출자금을 냈다. 여기에 고무된 권오영조합장등 경영진이 합세하면서 출자금증대운동은 임원들까지 동참하게 됐다. 출자금 증대운동은 마침 지역별 대의원선출이 겹치면서 후보들이 평균출자이상으로 출자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전체 조합원에게 퍼져 나갔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말 3억9천8백만원에 불과하던 출자금이 6월말엔 6억원선으로 늘어났다. 조합측은 올해 출자금 순증목표액이 1억8천1백만원이지만 현추세대로 간다면 연말까지는 4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는 중앙회의 경영진단에서 자구의지가 강하고 각종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상회하기 때문에 추가부실을 방지하고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강력히 할 경우 자력에 의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정’으로 나타났다. 청송축협은 이를 계기로 합병대상에서 벗어났다. 당시 2천만원을 출자한 권오영 조합장은 그때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합병대상이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이 1년간 무배당을 원칙으로 출자를 하는데 감동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반드시 극복하고 말겠다는 결의를 하게 됐고 범조합차원의 조합살리기운동이 확산된 것입니다. 조합원과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친 점은 우리 조합에는 정말이지 큰 소득입니다.” 권조합장은 “청송축협은 이제 기초가 마련됐고 앞으로는 조합원에게 혜택을 주고 자생력을 배양해야 한다”면서 한우고기 브랜드화등 청송지역 실정에 맞는 사업모델을 개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선진조합을 만들어갈것임을 강조했다. <심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