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사육두수는 늘어나는데 반해 소비는 줄어듬에 따라 돼지값이 빠르게 떨어지자 농림부가 돼지수급 및 가격안정 회의를 긴급히 열고, 앞으로의 전망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노경상 축산국장 주재로 열린 지난 5일 전문가 회의에서 오간 회의 내용을 간추려 정리한다. <편집자> ▲노경상 축산국장(농림부)=9월 1일 현재 돼지 사육두수는 8백76만7천두로 전분기대비 4.4% 증가했다. 반면 소비는 둔화되는 바람에 돼지값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돼지값 전망은 어떠하며, 이에 따른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 ▲김강식 회장(한국육류수출입협회)=통계상으로는 돼지사육두수가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 사료생산량은 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것을 보면 돼지사육두수가 높게 조사된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돼지값은 경영비선(14만1천1백60원)과 생산비선(15만2천4백50원)을 횡보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정부가 생산비선을 보장해 줄 것인지, 아니면 경영비선을 보장해 줄 것인지를 판단하여 수매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만약 생산비선을 보장해 주려면 23만6천마리를 수매해야 할 것이다. ▲김동환 부회장(대한양돈협회)=이번 돼지값 하락을 볼 때 지난번 모돈 감축을 좀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농림부에서는 예측 가능한 정책을 통한 생산조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증된 만큼 돼지고기 수출 재개 시점은 언제나 될는지 궁금하다. 특히 정부는 생산비 수준은 유지되도록 해 주길 바란다. ▲최영렬 부회장(대한양돈협회)=하반기 돈가하락은 예상했었던 일이다. 수출 기대 심리로 돼지 사육마리를 늘린 것이 돈가하락의 주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단체에서 수급조절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부여해 줬으면 한다. ▲송건섭 조합장(대전충남양돈조합)=올해는 유달리 여름이 덥고 길어 돼지의 정체현상이 어느해 보다도 심했다. 최근들어 이 정체현상이 풀리면서 돼지가 출하량이 늘어나는데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둔화까지 한몫을 하는 바람에 돼지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육가공업체에서도 비축을 기피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산지돼지값은 떨어지는데 소비자값에 연동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행정지도를 통해 개선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HACCP를 시행하지 않는 도축장에서 도축한 축산물은 수출할 수 없다는 제약 때문에 태국에 돼지고기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국인 태국이 이 제도에 대해 제약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 주길 바란다. ▲장재영 분사장(농협하나로마트)=전국의 2천500개소중 1천개소에서 돈육을 취급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있는 회의 내용을 잘 듣고 반영하겠다. ▲한수현 전무(축산기업조합중앙회)=생산자단체에 자율적인 수급조절 기능 부여가 중요하다고 본다. 돼지수매보다는 자율적인 조절이 좋다고 생각한다. 비선호부위를 홍보 방법으로 양념불고기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니까 정육점에서도 양념불고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줬으면 한다. 소비자가에 연동되도록 하겠다. ▲석창호 부장(농협 축산유통부)=10월 한달동안 10% 내외로 할인하는 특판행사를 할 계획이다. 이번 추석때 목우촌 가공제품이 10일동안 50억이나 팔렸다. 이런 걸 볼 때 군납시 돈육 가공제품도 하도록 할 계획이다. 돼지값 하락은 예견된 만큼 시장경제에 맡겼으면 한다.▲이승우 전무(농협유통)=소비촉진 위주로 정책을 펼쳐져야 한다. 하나로 포크도 10% 내외선에서 할인판매 해 나가겠다. 광우병 영향으로 오히려 돈육 소비 촉진을 전망할 수 있다. ▲정찬길 교수(건국대)=돼지사육마리수가 8백80만두를 육박하고 있는데 수매를 한다는 것도 그렇고 사실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봐서 9월부터 12월까지는 연평균 가격보다 5-15% 낮은 현상을 보여왔다. 이런 현상에서 오히려 도축두수는 5-15%까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육두수마저 늘어나는 바람에 돼지값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직접 수매하기 보다는 육가공업체에 비축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부에서 도와줘야 한다. 사실 광우병은 돼지고기보다는 닭고기 쪽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앞으로 돼지값이 kg당 1800원에서 190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어 농가 투매현상도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다. 따라서 출하조절과 소비촉진, 소비자가 연동 실시와 특히 조합이나 협회에 냉장차 지원으로 가두판매라도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 ▲정영철 소장(정P&C)=한마디로 돼지값이 내려간 이유는 사육두수의 증가와 소비둔화이다. 돈육소비는 크게 40%는 가정에서, 40%는 외식, 나머지 20%는 식당이나 단체급식에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미국 테러사건으로 외식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199원까지 내려갈 것이다. 늦어면 11월에 바닥치고 12월엔 반드시 올라갈 것이다. 사실 이번 가격 하락은 일정부분 국난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수매해야 한다. 가격하락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구제역 재발방지다. 중국에 1백만명 정도가 왕래하는 마당에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해 돈 모아서 홍보해야 한다. 내년까지 구제역을 방어한다면 돈가는 자연히 올라갈 것이다. 4만-5만톤이던 수입육 재고가 지금 없다. ▲김운철 전무(축산유통)=산지가격에 비해 소비자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연동체제로 이어져야 한다. 소비자가격을 내리지 않은 것은 추석 특수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격이 떨어져 주면 소비는 늘어날 것이다. ▲김구섭 처장(축산영업처)=한냉중부공장으로 출하되는 돼지를 보면 평균중량도 줄고, A등급출현율도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좋은 돼지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이다. 고품질 돼지가 생산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수출재개를 위한 준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냉이 20개소의 E-마트에 돈육을 공급해 주고 있는데 8-10%선에서 돼지고기 할인행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돈가하락 방지에 기여하겠다. ▲김건태 회장(대한양돈협회)=생산자 스스로 자율적인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고품질 생산 교육 및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사회복지시설 등과 자매결연을 맺는 방법을 통해 돼지고기 기부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앞으로 양돈협회에서는 북한에 돼지고기 캔보내기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TV 홍보를 통한 소비강화, 이벤트 사업을 통한 각 지부별로 시식회 개최,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시식회 개최 등으로 돼지값이 안정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 특히 돼지수급조절위원회에 돼지고기 홍보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노경상 축산국장(농림부)=구제역 청정국이 됐다고 해서 지금 당장 수출되는 것은 아니다. 수출이 되기까지는 거쳐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런데 불행히도 일본이 광우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엄두고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사전 준비를 해야 된다. 예를 들면 물퇘지를 줄이고 고품질의 돼지를 생산해내는 일이랄지, 특히 구제역 예방접종을 한 가축처리와 돼지콜레라 접종 문제 등이다. 양돈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은 내수와 수출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철저한 방역으로 구제역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벌써 일부에서는 방역의식이 느슨해져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구제역 재발방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생산과 가공을 연계한 상호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축종간의 연계도 매우 중요하다. 어쨌든 돈가 안정은 정부만이 할 일도 아니고 생산자와 생산자단체, 그리고 육가공업계 등이 공동체적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 정부가 육가공업체에 자금 지원을 통한 수매비축은 하겠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