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가격의 상승무드가 지속될 때 노계처리가공업계에서는 『채란농가들이 노계장사를 하려고 한다』는 불만이 고조이 터져나온다. 반면 공급자인 채란농가들로서는 좀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시도가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공급자와의 관계를 떠나 노계의 급격한 가격 변동은 이를 원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실수요자(육가공업계)로 하여금 『노계육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고품질 육가공품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면서 노계육을 포함한 각종 잡육 사용 제품 개발과 매출 비중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육가공업계는 그동안 원가절감 및 가공과정상의 필요성에 의해 사용해 왔던 노계육 사용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기업으로서는 안정적인 원자재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육가공업계의 한관계자는 『노계육가격이 폭등하거나 물량 확보가 어려울 경우 각 업체들이 대체육으로 전환을 위해서는 6개월 가량이 소요됐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져 그 기간이 대폭 줄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언제든지 바꿀 준비가 되가고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채란농가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 못하고 있다. 한 노계처리업체 관계자는 『어떤 때는 산란율이 50%도 채 되지 계군의 농장도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맞쳐주지 않으면 출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라며 『노계처리업체들은 필요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적자 납품이 불가피한 사례가 반복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수 업체들은 이미 운영이 중단됐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그 영향은 채란업계에도 크게 미치게 된다. 노계도태 지연은 계란가격 전망이나 효율적인 수급조절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 계란품질 저하로 소비감소와 농장 및 유통상인간의 가격결정 시비를 유발하는 등 채란농가로서는 본업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닭사육량이 근본적으로 적거나 질병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계란 공급량의 절대 부족시 노계를 활용한 충당을 주장하는 이도 있으나 이는 곧 시장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급안정과 가격안정을 늦추게 되는 또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농가에서 적정일령에서의 정확한 노계출하 체계가 확고히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위해서는 노계출하에 대한 농가 인식이 매출이 아닌 처리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 결국 노계는 산업폐기물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외국과는 달리 노계출하에 대한 개념 자체가 매출원이라는 지금까지의 채란농가들의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통해 노계처리업체들이나 육가공업체들에게 안정적인 가격과 물량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에게 노계육의 사용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노계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 개발과 수요처 창출 뿐 아니라 계란품질 및 질병방역 차원에서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육가공업체들의 노계육 사용량 감소와 노계처리업체의 운영중단으로 노계처리기반 자체가 위축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럴 경우 노계육 판매가 공식적인 경영소득으로 인정받아온 채란농가들로서는 매출 자체의 감소는 물론 그동안 노계도태를 통한 수급조절 조차 앞으로는 기대하기 힘들것이라는 분석이다. 『노계는 어차피 채란업을 통해 얻어지는 부산물이다. 이 때문에 본업 자체가 좌지우지 돼서는 안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다시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