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연 호(신구대학 교수) 우리 나라의 양계산업은 1970년대 이후 국가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국민소득의 증가에 따른 축산물 수요확대에 힘입어, 사육수수나 사육규모 등의 양적 성장과 함께 양계산업의 구조나 생산성과 같은 질적인 수준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하여 왔다. 축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기는 하지만 아직도 양계산업은 축산 농가소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계란과 계육의 양질의 단백질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중요한 산업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양계농가의 가장 문제점은 계란과 닭고기와 같은 양계 생산물의 가격 등락 폭이 매우 커서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계란의 경우 1999년의 경우 농가 판매 가격은 개당 최고 114원에서 최저 73원으로 무려 계란 1 개당 40원의 차이를 나타냈고,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생산비의 60% 정도에 이르는 판매가격의 형성으로 인하여 국내 채란양계 산업 기반이 큰 위협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물론 기후조건이나 특수한 사양환경에 의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양계농장의 생산관리나 경영관리를 비롯한 농장의 내적 정보의 부재와 함께 유통분야의 관련 정보가 극히 부족하거나 불확실한데서 기인되는 바가 크다.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에 의한 국내 양계산물의 가격등락은 결과적으로 생산자인 양계농가와 소비자인 전체 국민의 불만을 점증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양계농가의 경우는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지속적인 소득 보장이 어려운 점이 직업으로서의 양계농장 경영을 회의적으로까지 만들고 있어, 양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양계농가의 수익성이 향상되면서도 지속적으로 소득 보장이 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양계농가의 전산화 요구 증대 정보화사회의 진전과 함께 양계농가에서도 인터넷 환경에서의 정보화 발전 추세에 힘입어 농장관리의 전산화와 양계 관련 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축산업 분야의 정보화에 관련된 여러 보고와 대한양계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양계농가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1) 양계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가 거의 없고, (2) 일부 개발되어 보급된 소프트웨어인 경우에도 실제 생산관리나 경영관리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으며, (3) 타 양계농가와의 생산지수나 경영성과의 비교가 불가능하여 자신의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가 어렵고, (4) 유통정보나 기술정보 등 양계경영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가 체계적으로 수집되어 활용되지 못함으로써 전산화의 효과에 대한 양계농가의 신뢰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산란계농장 생산관리 및 경영관리 소프트웨어가 대학이나 축산기술연구소 또는 개인에 의해 개발되어 산란계 농가에 보급되었으나, 개별 농장의 생산 및 경영 실정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PC의 Windows 환경에 적합하지 못한 관계로 실제 산란계 농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농장관리 전산화를 크게 진척시키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양계분야 전산화 현황 축산 분야의 업무 전산화 노력은 일찍부터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사료 회사들을 중심으로 하여 사료배합에 관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무에 활용하고자 하는데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배합사료생산의 경우는 일반적인 제조공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제품 생산의 개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축산물생산을 위한 가축의 사양관리 측면에서 볼 때, 이 분야의 컴퓨터 활용을 축산업에서의 컴퓨터 활용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반 농장의 농장관리 위한 전산화는 축종별로 주로 사양관리 분야의 전산화를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국내의 경우는 목장관리의 전산화에 대한 관심이 일찍부터 대규모 목장을 중심으로 있어 왔으나 관련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보급 실적이 미흡하여 활용 실태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양돈분야의 경우는 비교적 다른 축종에 비해 농장관리의 전산화가 두드러지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로 민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서 개발된 생산관리 및 경영관리용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양돈장의 생산관리, 경영분석, 회계관리 및 판매관리등의 업무 전산화에 이용되고 있다. 한편, 종돈장의 종돈검정 업무나 육종사업에 관련된 업무의 전산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시스템도 개발되어 대규모 종돈장에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양계농가의 경우는 종계관리는 물론이고 일반 양계장의 사양관리 업무의 전산화조차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양계농가의 경영자들이나 사양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자들이 농장관리의 전산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과 아울러서 효율적인 농장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되어 있지 못한데 기인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1984년에 한국가금학회가 양계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컴퓨터 활용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여 이 분야에서의 컴퓨터 이용에 대한 필요성을 주지시킨 이후, 그 동안 여러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대학이나 연구소 또는 배합사료회사들에 의해서 개발되어 산란계와 육계 사육농장관리에 활용된 실적이 있다. 농림수산정보센터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산란계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를 비롯하여 축산기술연구소의 채란양계 농장관리 시스템(EggTop)과 일부 선진 양계농장(오경농장, 애계원농장, 상신농장 등)에서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생산과 경영관리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1997년에는 농림부 현장애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산란계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LayFams)가 전업규모 이상의 산란계농장에 보급되었으나, Window 환경에 적합하도록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 현재는 활용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서울대학교 최영찬교수팀에 의해 기업형 양계 농장의 경영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경영정보시스템의 개발이 산란계와 육계에서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사육되는 산란계와 육용계 종계의 능력검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1997년에는 축산기술연구소가 주관이 되어 가축개량종합정보시스템(양계검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종계능력 분석에 관련된 여러 가지 통계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RSTASystem)가 개발되어 있다. 그러나 양계농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그 동안 개발되어 농장에 보급된 소프트웨어의 활용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와 같은 현상은 양계농가의 전산화 의지나 전산화 마인드 또는 양계농장의 생산관리 실정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양계농가의 입장에서는 (1) 활용할 수 있는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의 종류가 매우 적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고, (2) 일부 개발되어 보급된 소프트웨어인 경우에도 자신의 농장관리 실정에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으며, (3) 농장관리에 활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라 하여도 컴퓨터 Windows 환경에 맞지 않아 사용이 불편하며, (4) 타 양계농가와의 생산지수나 경영성과의 비교가 불가능하여 자신의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가 어렵고, (5) 유통정보나 기술정보 등 양계경영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시스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계농가의 농장관리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업무분석과 소프트웨어 설계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점이다. 아직 대다수의 양계농가가 경영성과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자료의 기록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러한 농장 현실이 반영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만 농가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양계산물 유통정보의 경우는 1983년이래 농림수산부가 그때까지 각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던 조직을 통합 정비하여 본격적으로 체계화시킨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 축협중앙회에서 자체적으로 유통정보를 전파시키고 있으나 종합적인 정보처리 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 측면에서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축산 선진국의 경우 축종별 생산관리와 경영관리를 전산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개인용컴퓨터가 출현한 1980년대부터 시작되어 축산업 전 분야에 걸쳐 상당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과 운영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환경에서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여 축종별로 종축, 사료, 질병, 사양관리, 유통, 기자재 및 농장 지도 및 교육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양계분야에 있어서도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는 일찍부터 농장관리 업무의 전산화 작업이 이루어져 왔는데, 일본에서는 1970년대부터 주로 민간 회사들에 의해 양계장의 생산관리 및 경영분석을 위한 여러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양계업의 각 분야별로 종계관리, 부화관리, 육계 생산관리, 성계관리 및 GP 관리 등의 업무 전산화를 위한 패키지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일반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산란계, 육계 및 종계의 사양관리 성과를 세밀히 분석하여 경영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시스템(Expert System)이 개발되어 있는 실정이다. 1990년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약 120개의 민간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약 630종류의 농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농장관리용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아울러 계사의 환경조절이나 체중측정 등의 하드웨어적인 설비에 컴퓨터를 응용한 신제품들이 다양한 형태로 개발·보급되어 양계농장의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산화 발전 방향 정보화사회로 진행되면서 모든 산업분야의 정보화 요구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양계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양계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경영성과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생산관리 및 경영관리 전산화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정보화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구조를 요구하기 마련이며 이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그 산업은 산업으로서의 존립 자체가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것으로 예견된다.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의 전산화는 전 산업부문으로 확대되어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축산업이나 양계산업의 경우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또한 양계산물의 수입개방화 시대를 맞이하여 단위 생산물당 농가 수익성의 저하가 예견되면서 양계농가의 전업화와 양계협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사육농장이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육규모의 증대는 시설 자동화와 함께 생산성과 경영성과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필요로 하게 마련이고 이에 따른 시스템 개발과 도입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양계산업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시설등의 하드웨어적인 발전과 함께 생산 및 경영관리의 소프트웨어적인 발전이 어우러져서 높은 생산성과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경우 양계관리용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보급은 주로 민간 소프트웨어회사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서도 초기에는 양축 농가들의 컴퓨터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부족으로 민간 차원의 상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은 한계가 있었고, 농업시험장이나 지도소 및 대학의 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개발과 보급이 이루어진 전례가 있다. 결국 상업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서 다양한 양계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소프트웨어가 많이 보급되기 위해서는 먼저 양축 농가들의 수요가 있어야만 된다. 특히 고도 정보화사회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역정보화는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기초적인 수준에서 계획되고 시행되는 형편에 있다. 일본이나 유럽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정보화는 기본적인 요소의 하나로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농촌 지역의 전산망 구축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양계경영에 종사하는 농가들의 전산화에 대한 의지와 실행여부는 앞으로 전개될 정보화사회에서의 사회적인 양계산업의 위상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양계농가의 생산관리와 경영관리 전산화 및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과 활용은 정보화사회에서의 양계농가의 위치를 확고히 함으로써 양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정보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전산망의 구축은 지역정보화 시스템 구축의 기본으로서 양계농가의 사회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