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혈청형 H7N2 가금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일본이 지난 9일자로 미국산 가금육의 수입중단 조치를 내린 배경에 대해 국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단 이번 일본의 수입중단을 의외의 무리한 조치라는 판단하에 미국산 가금육수입과 관련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가금업계 일부에서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일본정부로서는 당연한 조치였다며 우리정부에 불만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 "H7은 곧 가금페스트" 일본 농림수산성은 일본 농림수산성은 최근 미국 동부코넷티켓주 양계장에서 혈청형 H7N2의 가금인플루엔자가 미국 방역당국에 의해 확인됐다는 보고에 따라 지난 9일 미국산 가금육에 대해 금수조치를 내렸다. 이는 H5와 H7이 저병원성이라고 하더라도 고병원성으로 발전할 가능성 때문에 병원성에 관계없이 가금페스트(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로 정의하고 있는 자국내 가축전염법 예방법에 근거에 따른 것이라고 일본측은 밝혔다. 이에따라 미국의 방역당국이 청정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미국산가금육이나 관련축의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입중단은 무리한 조치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번 일본의 미국산가금육수입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EU를 비롯한 주요 가금육수출국가들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H7N2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금수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는 것. 농림부의 한관계자는 『H7N2가 고병원성으로 발전한 사례도 없는데다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분리되지 않았는데도 수입을 중단하는 것은 OIE가 제시하고 있는 국제기준을 감안하더라도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수의과학검역원의 한관계자도 『미국내에서는 H7N2가 상재돼 왔던점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없었던 일본이 구태여 현실에 맞지도 않는 오래된 국내법령을 적용해가면서 까지 수입을 중단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공감했다. 다만 이들 관계자들은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가 바이러스 분리를 하지 않은채 그대로 살처분한 상황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미국 방역당국의 행동에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의 조치가 광우병 파동 등으로 인해 외래질병 유입에 민감해진 현지 검역당국의 과민반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로인해 일본은 자국이익 보다는 실(失)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국내업계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계육유통업계 관계자들이 곧 금수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국내산업 위해 조치필요" 그러나 국내 가금업계 일부에서는 이같은 방역당국의 해석과 대응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나타내면서 우리정부에 불만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내심 얼마전 중국산가금육에서의 닭뉴캣슬병병원균 검출에도 불구 금수조치 한달만에 이를 해제하고 얼마전에는 해당작업장까지 수입재개를 허용한 굴욕외교의 재판이 아니냐는 심증을 드러내고 있다. 가금업계의 한관계자는 『미국은 물론 각국으로부터 적자교역국으로 지목돼온 일본이 외교나 무역마찰까지 감수해 가며 섯부른 행동을 취했겠느냐며 반문하며 분명히 어떤 정보를 확보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을 던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정부도 일단 미국측으로부터 고병원성이 아니라는 확실한 대답을 받을 때까지는 미국산가금육수입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냉정한 대처필요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말대로라면 국제적 관례나 수입위생조건까지 넘어서가며 무리한 수입중단은 국내 가금업계를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향후 유사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우리정부가 대응할 입지가 매우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에서 지적하고 있는데로 단순히 외교적마찰만을 우려, 의심이 발생함에도 이를 대충넘어가려 한다는 것은 가금페스트의 위험성을 감안할 때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계나 정부 모두에 대해 냉정한 판단과 대처를 당부하며 이를위해 일본이나 미국에 대한 외교적경로를 통해서라도 보다 정확한 정보입수와 이를토대로한 대응 및 업계 이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일호L21ho@chuksannews.c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