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이어들의 한국산 닭고기업계에 대한 구애공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급할게 없는 국내 육계업체들은 자신들의 구미에 맛는 상대자를 고르거나 대부분 수출계획을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어 일본업계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입감소로 인해 계육확보에 차질을 빗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한국산 닭고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내업체들에 대한 상담과 함께 닭고기 공급요청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현지의 최대성수기인 12월로 접어들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마니커의 한관계자는 『지난 10월이후 일주일에 평균 1회씩 일본바이어들의 내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서신과 유선상의 상담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이틀에 한번씩은 닭고기를 수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와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및 미국 등 주요수출국들에 대한 가금육 수입중단과 해제가 반복되면서 재고까지 대폭 감소, 일본업계가 닭고기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수출국 제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불신마저 팽배해진 것이 주요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소량이긴 하나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닭고기에 대한 평가까지 좋아 일본업계의 한국계육업계에 대한 선점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일본업계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비롯해 전문수입업자, 계육납품업체와 중간도매상은 물론 돼지고기수입업자까지 전업, 한국산닭고기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일부 업체들은 닭고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국내업체를 동원하는가 하면 국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수입의사를 밝혀온 업체도 출현하고 있어 현지업계의 한국산닭고기 수입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일부 대기업을 비롯해 닭고기납품업체 중간도매상, 전문수입업자는 물론 돼지고기 수입업자까지 전업해 닭고기 수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뚜렷한 줄대기 기반이 없을 경우 돼지고기 등 타식육거래선을 통해서라든지 심지어 일부 업체의 경우 국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 국내업계에 구애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업계는 오히려 느긋한 표정이다. 국내업계 역시 내수물량 조차 제대로 맞추기 힘든 상황에서 2kg 이상의 대형닭사육과 가공작업 및 수출잔여육처리 부담을 떠안고 수출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일본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주)하림은 내년 상주도계장이 완공된 이후에나 수출에 나설 방침이며 체리부로식품과 목우촌의 경우도 아직 국내에 충분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당분간은 수출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유일하게 대일수출에 나서고 있는 마니커도 일단 상담에는 응해주고 있으나 되도록 년중계약이 가능한 업체를 선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테이블미트로의 공략이 회사 방침인 만큼 마니커 브랜드 유지가 어려운 중간도매상은 배제하고 국내 유통규격인 12호에서 14호정도까지의 시장을 가진 바이어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업계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일본측의 적극적인 구애공세가 오래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제, 『그렇다고 해도 국내업체들은 섣부른 수출욕심 보다는 장단기 계획하에 회사능력과 국내여건 등을 충분히 감안, 한국산닭고기 시장이 일본현지에서 일정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일호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