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업이 이제 당당한 산업으로서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UR등 개방 파고를 넘으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워 왔고,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졌다. 특히 영양 공급 측면에서 쌀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비해 축산물은 그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다. 이제 축산업은 농촌에서 논농사를 짓는 사람의 부업으로 선택되는 산업이 아니라, 오히려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논농사를 부업으로 여기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방시대를 맞아 축산업의 상대적 경쟁력이 높아 농촌을 지탱하는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식량산업에서 우리 축산업의 위치는 어디며, 그 위상이 어떻게 달라왔는지를 지난 30년간의 통계를 통해 살펴보고, 아울러 경쟁력 비교를 통해 축산업의 위상을 살펴본다. <편집자> ◇축산업의 변화 축산업이 그동안 전업화, 규모화 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면 규모화와 전업화가 어느정도 진행됐을까. 농림부의 축산통계자료는 재미있는 분석을 해놓고 있다. 즉 사육규모별 마리수의 변화를 전업규모 점유비 변화를 통해 그동안 전업화 진행 정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 85년이후 최근까지 변화를 보면, 한육우의 경우 85년 3.8%에 불과하던 50두이상 전업규모 점유비가 15년후인 지난 2000년말에는 25%를, 지난해 6월말 현재로는 26.5%를 나타냈다. 젖소는 50두이상 전업규모 농가의 점유비가 더욱 두드러지게 높아져, 지난 85년 10%이던 것이 2000년에는 50%를 넘어 50.4%를 기록했다. 돼지는 1천두이상 규모를 전업규모라고 했을 때, 이 수준의 농가가 전체 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5년 23.2에 불과하던 것이 15년후인 2000년에는 60.2%로 높아졌다. 3만수 이상 닭 전업농가가 전체 닭 사육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년 29%로 꾀 높은 편이었으나 이후 더욱 높아져 2000년말에는 60.1%를 나타냈다. 한편 축종별 전업농가의 점유비는 한우의 경우 50두이상 전업규모 농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1.4%로 낮으나 젖소농가는 50두이상 전업규모 농가의 점유비가 무려 28%나 된다. 또 양돈의 경우도 1천두이상 전업규모 농가 점유비가 9.8%나 된다. 반면 경종농가의 경우 경지규모가 3ha이상인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9년말 현재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축산의 전업규모 농가 소득과 비교되는 경지규모는 5ha이상은 돼야할 것으로 보여 실제 경종농가의 전업규모 농가 점유비는 훨씬 적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우를 제외한 축종은 모두 전업규모 농가의 가축마리수 점유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고 또 농가 점유비 비교에 있어서도 경종농업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는 축산업이 전업 축산으로서 우리 축산의 튼튼한 기반이 되고 있는데 비해 경종농업은 그만큼 전업화 되지 못하고, 산업적 경쟁기반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물론 단순한 경지규모만을 갖고 전업이냐, 아니냐를 전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축산업의 전업화가 경종 농업의 전업화 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겠다. ◇농업에서의 축산업의 비중 농업에서 차지하는 축산업의 비중은 축산업의 전업화가 빨리 진행돼 온 만큼 그 비중도 높아졌다. 우선 국민총소득(부가가치)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농업 소득과 비교해 보면 지금으로부터 30년전인 지난 70년만해도 농업에 대한 축산의 소득은 9.0%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10년뒤인 80년에는 8.6%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이후 10년뒤인 90년에는 11.1%로 늘어났다. 그리고 또다시 10년후인 지난 99년 현재 13.8%를 차지하고 있다. 농산물과 축산물 생산액 비교에서도 축산업의 성장이 돋보인다. 즉 지난 70년 축산물 생산액은 1천1백77억원으로 총 농산물 생산액의 14.9%에 불과 했다. 그러던 것이 30년이 지난 99년에는 축산물 생산액이 7조9천3백78억원으로 총 농산물 생산액의 25.1%를 차지했다. 반면 농산물중 쌀 등 식량작물의 생산액이 농산물 총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년만해도 37.3%를 차지했으나, 30년이 지난 99년에는 31.8%로 줄어 들었다. 이 또한 축산업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겠다. ◇영양 공급차원의 축산업 비중 축산업이 식량산업으로서 대국민에 대한 영양 공급 비중의 변화 또한 축산업이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커졌는가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식품수급표에 따른 1인1일당 공급 에너지 변화를 살펴 보면 지난 70년 우리 국민 1인당 공급 에너지 총량은 2천3백70킬로칼로리로 이중 쌀이 51.3%인 1천2백15킬로칼로리로, 국민들이 에너지를 쌀로부터 주로 얻고 있었다. 이때 육류 계란 우유를 합한 축산물의 에너지 공급량은 66킬로칼로리로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2.8%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30년이 지난 99년에는 1인 1일당 총 공급에너지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32.8%로 줄어든 반면 축산물을 통한 에너지 공급량의 비중은 11.4%로 늘어났다. 이제 축산업은 대국민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산업으로서 그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1인당 소비량 변화에서도 축산물 소비는 계속 늘어난데 비해 쌀의 소비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축산업의 성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즉 지난 80년이후 20년간 축산물 소비는 쇠고기의 경우 2.6kg에서 2000년 8.5kg으로 3.3배 가량 늘어났으며, 돼지고기는 80년 6.3kg에서 2000년 16.5kg으로 2.5배이상, 닭고기도 80년 2.4kg에서 2000년 6.9kg으로 3배이상 늘어났다. 이에 비해 쌀 소비량은 80년 1백32.4kg이던 것이 20년후인 지난 2000년에는 93.6kg으로 오히려 줄어 들었다. ◇ 쌀과 쇠고기의 국제 경쟁력 쌀과 쇠고기의 국제경쟁력은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결코 우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UR협상에서 이 두품목만은 개방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두 품목중 쌀은 제외됐지만 쇠고기는 결국 지난해에 생우를 포함 완전 개방됐다. 그러면 쌀과 쇠고기의 상대적 국제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농촌경제연구원이 연구 보고한 우리 농산물의 국제경쟁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쇠고기의 국제 경쟁력이 쌀의 국제경쟁력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음이 확인된다. 농경연 자료에 따르면 쌀은 우선 가격측면에서 보면 생산자 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평균 4배이상 높아 가격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 쌀값 동향을 보면 2001년 7월 현재 한국산(단립종)이 톤당 1천6백19.7달러(수매가 기준)인데 비해 미국산(중립종)은 2백75.58달러, 중국산(단립종)은 2백65.5달러로 우리 쌀의 6분의1밖에 안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중국 동북 3성(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은 자포니카 생산지대로 강수량은 적지만 일조량이 많아 양질미 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품질면에서도 우리 쌀의 경쟁력이 우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쇠고기는 해가 갈수록 경쟁력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주목된다. 90년대의 국내산 쇠고기 가격은 수입 가격의 평균 2.7배였으나 이 비율이 해가갈수록 점차 줄어들어 지난 99년에는 2.3배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그 이후 소사육두수 감소로 한우값이 매우 상승된 최근의 상황은 좀 다르지만 어쨌든 쌀보다는 쇠고기의 대외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겠다. ◇농촌의 여론을 주도하는 축산농가 축산업의 규모화 전업화가 발빠르게 진행되면서 국제 경쟁에 있어서도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자 농촌에서 축산농가의 위상 또한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축산농가들이 농촌의 여론을 주도하는 계층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축산 소득의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 통계청 농수산통계 자료에 따르면 경지규모별 농가소득은 지난 2000년 현재 3∼5ha의 농가가 3천6백2만2천원, 5ha 이상 농가가 4천4백71만3천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 3ha이상 농가수는 전체 농가의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와있다. 따라서 농촌에서 논농사로 3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극소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축산은 어떤가. 웬만한 전업 축산농가들은 연간 3천만원의 소득을 쉽게 올리고 있다. 그런 전업 농가들이 지난 2000년 기준 젖소 사육농가(50두이상)가 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양돈농가(1천두이상)가 9.8%이다. 물론 50두이상 한우 사육농가의 비율은 아직 1.4%에 불과하지만 이는 한우 산업의 전업화가 늦어진 때문이다. 어쨌든 농촌에서 축산농가들이 차지하는 위상은 이같은 분석에 의하지 않더라도 농촌 어느곳에서든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축산의 가치 제대로 평가돼야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축산은 지난 30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결과 이제는 우리 농촌 경제를 주도하는 당당한 한 분야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산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경쟁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고, 이런 과정속에서 축산의 체질이 그만큼 강화된데 기인하고 있다 하겠다. 특히 축산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상당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돈산업과 양계 산업은 이미 수출 산업으로 면모를 갖춰가고 있고, 한우 산업 또한 힘들기는 하지만 고급육화를 통한 차별화로 쇠고기 시장이 완전 개방된 상황속에서도 많은 한우 사육농가들이 자신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이 농촌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축산부문에 대한 정부나 일부 농업계 인사들의 인식은 축산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축산이 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가치나 국민에 대한 영양공급 차원의 가치 등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지원 조직에 비해 너무나 열세한 축산조직의 현실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축산이 주업이고 농업이 부업인데도 불구하고 책상머리에서는 아직도 축산을 농업에 달린 하나의 작은 부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축산인들로서는 그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2002년 새해를 맞이한 축산인들의 바램은 축산이 당당한 하나의 산업으로서, 국민의 영양 공급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으로서, 농촌의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으로서 제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는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