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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양돈전망

송금찬 농진청 농업경영관신 연구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12.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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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은 국내·외적으로 양돈산업의 일대 전기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외적으로는 중국의 WTO가입과 수출재개를 위한 원년의 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구제역의 발생국인 까닭으로 국내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료곡물에 있어서는 미국산에 비해 중국산의 수입이 증가되어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발생될 우려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구제역 청정화로 돼지고기 수출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에는 국내시장은 물론,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일본시장의 공략으로 국내 양돈산업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년에는 구제역이 재발되지 않는 한, 돼지고기의 수출재개가 이루어질 수 있으나, 그 동안 잃어버린 일본시장을 재공략하기에는 수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94년 보다도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수출중단이후 일본시장 개척을 위해 치열한 가축전을 해온 미국, 덴마크, 카나다, 멕시코 등이 위치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한층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리적 잇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돼지고기 생산과 냉장육 수출을 위한 기반시설의 현대화 및 생력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 국내 양돈산업은 "90년의 34두에 불과하던 호당 평균 사육두수가 "01년 9월 현재 435두로 괄목한 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종돈장, 사료공장, 사육농가, 도축·가공장, 유통 등 각 단계가 대부분 독자적인 노선으로 성장을 해왔다. 즉, 축산업에 연관된 산업이 개별경영체에 의한 상호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의사결정이 분산되고, 이윤이 상충됨으로써 돈육 생산비가 높고, 고품질의 돈육생산에 어려움이 제기되어 왔다. 이같은 이유로 비육돈 생체 kg당 생산비가 1,525원 , 물퇘지(PSE : Pale Soft Exudative)생산비율이 42%, 도매가격이 미국이나 덴마크에 비하여 51∼64% 높은 2,472원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국내 양돈산업이 현재와 같은 개별경영체 의한 돼 지 사육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에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삼겹살, 갈비 등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비선호하고, 비선호부위인 안심, 등심 부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호하는 까닭으로 비선호부위가 가격경쟁력에서 비교우위에 있어 생산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이루어져왔다.
한편, 돼지고기의 수출·입 병행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국제간 무역분쟁의 해소는 물론, 국내 산지가격의 지지로 연계되어 사육농가의 기반유지 및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수출재개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구제역이 재발되지 않아야된다는 전제하에 돈콜레라의 박멸과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 Hazard Analysis Citical Control Point)"에 의한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고품질 돈육생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와 같은 육성돈 사료위주의 무제한 급여체계로 조기에 돼지를 사육하면서 수입산에 비하여 국내산 돼지고기의 우월성을 내세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소비촉진을 권하기에는 시대적 흐름에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같이 수입의존형의 축산업은 제아무리 높은 관세와 특별관세를 도입하더라도 WTO체제하에서는 사육농가와 사육두수의 감소를 가져와 일본산 돼지고기의 생산물량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자의 일정한 소득보장과 소비자의 후생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돼지고기 생산과 유통단계의 간소화 등으로 수출물량의 확대와 유통마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과정을 통합경영할 수 있는 계열화사업의 정착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계열화 사업의 정착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계열화사업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위탁수수료의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 양돈농가가 계열화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시설비 및 기계장비 등의 고정비 부담이 높은 번식+비육일관경영체계로 규모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은 현재와 같은 산지가격 수준에서 가장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육체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열화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계열농장을 근간으로 생산에서 유통까지 수평적 또는 수직적 계열화로 연계된 시스템(특히, 도축·가공장의 1일 도축 및 가공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는 계열농장의 안정적 구축이야말로 각 사업장별 고정비와 일반판매관리를 최소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원가 절감과 규격돈의 안정적 확보를 통한 브랜드화로 부가가치의 증대 등 규모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계열화사업의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계열농장의 확보가 중요하므로 이를 위해서는 규모경제에 따른 위탁수수료의 현실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계열주체는 생산자단체나 도축·가공장이 주축으로 이루어져 한다. 국내 대부분의 계열주체는 종돈장 위주의 부분계열화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종돈장이 계열주체인 사업장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모확대가 필연적이나, 계열농장은 GGP, GP농장에서 선발 탈락된 돼지에 대한 위탁농장이 대부분이며, 종돈판매와 연계된 판매망은 거의 구축되어 있지 않는 실정이다.
따라서 계열화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단체가 주축이 되어 종돈의 공동구매, 주문사료에 의한 사료 통일화 등 수평적 계열화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비육돈은 도축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도축·가공장을 중심으로 1일 작업량에 맞는 계열농장을 육성하여 종돈장, 사료공장 등과 연계된 수평적 또는 수직적 계열화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국내 양돈산업의 구심점은 사육농가이기 때문에 이들의 사육기반유지와 일정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계열주체는 생산자단체나 도축·가공장이 되는 것이 생산자 권익을 가장 대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브랜드화를 위한 사양관리 및 사료통일 등의 기술체계 정립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돼지고기의 브랜드는 76개에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의 브랜드 업체는 계약생산 및 위탁도축 물량확보에 의거한 브랜드이며, 생산에서 유통까지 계열화로 브랜드화한 것은 불과 3∼4개에 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종돈통일, 사양관리 및 사료가 통일되지 않은체 돼지고기를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브랜드화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의 권익과 소비자의 후생증진을 도모할 뿐만아니라 수출산업과 연계시키기 위해서도 브랜드명에 맞는 사양관리 기술체계 정립과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록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계열화사업을 구축하였다 할지라도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에는 과잉투자에 의한 고비용구조로 인해 개별경영체 보다도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최종생산물인 고품질의 비육돈 생산을 위해서는 사육농장에 대한 기술지도 및 기록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기록관리를 통해 계열농장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진단처방을 통한 경영개선으로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대외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축산물의 수입자유화이후 양돈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한 사육기반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구제역 및 돈콜레라의 박멸과, 고품질 돼지고기의 생산, 생산비의 절감, 유통구조의 개선, 사육농가의 경영마인드 제고 등 당면한 현안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 따라서 금년도에는 계열화사업의 정착 및 활성화로 양돈산업의 기반구축을 위한 사육농가와 종돈장, 사료공장 등 연관산업, 정부, 연구기관 등이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한 역할분담으로 현안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중요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