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성장 시대의 사료산업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배합사료와 축산물 수입이 자유화되고 축산업의 전업화 추세가 마무리되면서 과거 고도성장을 유지해왔던 우리나라의 사료산업은 성장추세가 둔화되는 등 저성장추세를 보여오다가 지난 1997년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배합사료생산량은 14,932천톤으로 전년대비 0.5% 증가했지만 아직도 IMF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의 15,850천톤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IMF 직후 추락했던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고 대부분의 산업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아직도 우리 사료산업의 회복은 늦어지고 있다. 2001년에도 배합사료 생산량은 IMF 직전수준의 극복이 어려운 채 전년 보다도 오히려 감소한 14,700천톤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2001년 10월말 현재 우리나라 총배합사료 생산량은 12,162천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5% 감소하였다. 이를 품목별로보면 양계용은 0.5% 증가하였고, 양돈용이 6.1 %, 기타용도 사료가 31%로 큰폭 증가한 반면 낙농용 사료가 6.6% 감소하였으며, 비육용 사료는 18.4%나 크게 감소하였다. 지난 수년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해왔던 양돈업을 바탕으로 양돈사료가 크게 증가한 반면 유럽에서의 광우병 파동과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비육우 사육두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비육우 사료생산량은 큰폭으로 떨어졌고 산지 비육우 가격도 사상유례없는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그결과 우리나라 배합사료 생산량은 양계사료와 양돈사료 및 초식동물용 사료의 비율이 1981년에는 53: 22: 25로 양계사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으나 1997년에는 24: 32: 44로 양계용 사료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가 최근에 다시 양계 및 양돈사료생산이 늘고 비육우와 유우등 초식동물용 사료 비중이 줄면서 27: 37:36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같이 유우 및 비육우 사료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소사료 생산비중이 높은 농협의 사료시장 점유율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국내사료시장의 가격선도기능을 확보하기위해 공격적인 판매와 시설확충을 통해 10%수준에서 지난 98년에는 무려 28.8%까지 확대되었던 농협(구축협)의 시장점유율이 2000년에는 26.7%로 낮아졌고, 2001년에도 10월말 현재 26.9%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2000년부터 생우와 쇠고기수입이 자유화되고 축산.사료산업이 정체기로 접어들자 그동안의 사료 및 축산정책은 국내산업의 보호를 전제로한 것이었으나 이제부터라도 개방화시대에 걸맞는 축산 및 사료정책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즉 과거 국내 농업보호논리하에 유지되어 왔던 고율관세제도에서 벗어나 기본관세를 일본과 같이 무세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료용 완두콩(Feed Pea)과 전지대두와 같이 고율관세로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품목들에대해서도 사용을 자유롭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배합사료의 가공형태도 과거의 가루사료 중심에서 점차 다양화되어 이제는 펠렛, 후레이크, 익스트루죤 사료가 증가하고 있고, 사료의 종류도 과거와는 달리 양어용, 기타 동물사료 등 특수사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양축농가에서 구입하는 사료의 형태도 점차 무포장산물(벌크수송)구매가 늘어가고 있다. 또한 9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사료산업은 과거의 고도성장에서 벗어나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사료공장의 판매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산업의 가장 심각한 문제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물류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사료산업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2. 배합사료의 가격 한편 2001년의 배합사료 가격은 곡가인상과 환율인상에따른 2월과 6월의 두차례 가격인상으로인해 년초부터 긴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와서는 사료원료가격이 다시 약세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을 유지해 오고있다. IMF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해 왔던 배합사료 가격은 2000년말 부터 그동안의 안정요인으로 작용해왔던 사료원료 가격이 장기적 침체에서 벗어나 강세로 전환되었고, 환율도 경제여건의 악화와 함께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배합사료 가격인상을 부추겨왔다. 환율의 경우 2000년 말까지만 해도 1달러당 1131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1350원대까지 떨어지며 배합사료 가격인상의 주요요인으로 작용해왔고, 그후 11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다소 안정을 되찾고는 있지만 여전히 배합사료 가격안정의 부담으로작용하고 있다. 또한 사료원료 가격도 지난해에는 중국산 옥수수의 수출여력이 줄고, 유럽의 광우병 파동으로 식물성 박류 수급이 불안정 해지는 등 년초부터 급등세를 보여왔으나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2001년 박류가격의 폭등은 유럽의 광우병 발생으로 EU국가들이 동물성 사료인 육골분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대체원료인 식물성 박류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와 일부 트레이더들의 투기적 거래까지 가세하면서 일시적인 폭등세를 나타냈었다. 더욱이 대두박 가격이 급등하면서 여타 식물성 단백질 원료에 대한 수요마저 급증하여, 식물성 단백질 원료인 채종박, 면실박, 팜유박 등의 품귀현상과함께 동반상승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식물성 박류가격들이 급등하자 대두박의 원재료인 대두라든가 여타 부산물 원료를 포함한 라이신, 메치오닌 같은 유사 대체원료까지 파급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동안 국내 배합사료업계는 대두박등의 대체원료로 호주산 루핀시드를 연간 35만톤(2000년 기준) 이상 수입 사용해 왔으나, 지난해 호주의 가믐 피해로 인해 공급이 절반 수준으로 줄고 가격도 톤당 125달러 수준에서 170달러로 상승했으며 그나마 사고 싶어도 살수가 없었다. 다행히 하반기들어 주요 사료곡물 생산국들의 작황호조와 수출국들의 수급여건이 개선될 전망임에 따라 옥수수와 박류가격이 다시 안정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환율은 여전히 1250원 이상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까지만 해도 비교적 양호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던 사료회사들도 2000년 11월이후 2001년 상반기에 걸쳐 수익상태가 크게 악화되었다. 그런데 2001년 상반기부터 강세로 돌아선 사료원료가격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장기적인 추세전환으로 보는 견해가 높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약세국면에 있다하더라도 이제부터는 과거 저곡가 시대의 자세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상황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하려는 노력이필요하다. 양축농민들은 양축농민대로 사육두수를 적정규모로 유지하며 축산물 가격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생산비를 최소화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사료업계는 사료업계대로 현재의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사료원료의 효율적 구매와 비용절감을 통하여 인상요인을 최소화 시켜 나가야 한다. 정부에서도 배합사료 가격을 안정시키고,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모든 사료원료에 대해서는 일본과 같이 무관세로 함이 마땅하나 우선 당장은 할당관세만이라도 확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고,현재 사료용으로의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대두를 사료원료로 직접 사용할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한편 관세가 30%로 타원료의 0-2 %에 비해 크게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는 사료용 완두콩의 관세를 인하시켜 루핀시드와 식물성 단백질 가격의 상승을 견제할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같은 정책개선이 시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배합사료와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은 그만큼 외국에 비해 불리할수밖에 없으며 갈수록 외국 축산물에게 우리의 축산물 시장을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3. 사료산업의 전망 1960년대에 태동한 우리나라의 사료산업은 국민소득 수준과 식생활 수준의 향상에 힘입어 급속한 성장을 기록해왔다. 전체 배합사료 생산량이 1400만톤을 유지하고 있고, 국민 1인당 배합사료생산량도 일본을 능가하고 있다. 또한 1960년대 초기까지만 해도 단순 배합에만 머물던 가공기술이 이제는 첨단가공기술을 겸비한 고도의 바이오기술산업으로서의 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축산물의 수입개방과 함께 축산물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사료산업의 주변환경이 그리 밝지만은 않으나 앞으로 경기회복과 함께 우리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축산물 소비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즉, 2002년 우리나라의 사료산업의 경우 월드컵 경기특수를 잘 활용해 나가며 지난해와 같은 광우병, 조류독감 등과 같은 특별한 악재만 없다면 곡가 및 환율안정으로인해 사료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생산량은 15,000천톤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문제는 우리나라 축산업과 사료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입축산물과 경쟁하여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앞설 수 있는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한데,. 우선은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적정생산량을 유지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사료비 절감을 위해 대가축의 경우 농가 자급사료 이용율을 높이며, 축산물 브랜드시대에 걸맞게 축산물의 품질고급화에도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사료회사들도 지금까지는 시설확장등을 통해 양적인 성장에만 매달려 왔으나 앞으로는 업계간에 M&A라던가 전략적 제휴등을 통해 산업의 체질을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사료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지않고는 절대로 우리 축산물이 국제경쟁력을 갖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양적인 성장에서 탈피하여 질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최근들어 우리나라 사료산업은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다.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자체 판매력에 한계를 느낀 일부회사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자기공장에서 생산해주는 임가공업체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갈수록 줄어드는 사료시장을 놓고 축협과 일반회사들의 판매경쟁도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2000년도부터는 축산물 수입개방 추세도 더욱 확대되어 나갈 전망이다. 따라서 그동안 경제성장과 축산진흥이란 큰 우산 속에서 안주해오던 사료산업이 이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할 것이다. 이른바 사료산업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이다. 그대로 놔둘 경우 제살 깍아먹는 출혈경쟁은 심화되고, 사료기업과 공장의 효율성은 떨어지며 결국은 타율에 의한 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80년대말 일본이 배합사료 수요감축에 대응해서 업계 스스로 펼쳐온 자율적 노력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개방의 파고속에서 사료업계가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축산업계의 문제점을 간과한채 사료산업만의 자구노력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실효를 거둘 수도 없다. 따라서 앞으로 사료업계의 모든 자구노력은 근본적으로 축산업계와의 이익과 합치되어져야 하며, 이는 경쟁력있는 축산물 생산으로 나타나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면한 문제는 축산물의 생산원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인 배합사료가격을 안정시켜 나가는 것이다. 향후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나, 지금같은 저곡가 추세가 지속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사료곡물 생산국들의 상황에 따라 언제 지금의 안정추세가 변화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료업계와 축산업계에서는 지금부터라도 앞으로의 세계곡물시장 변화에 따라 사료가격과 축산물 생산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사료비용을 절감하여 우리 축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개방과 경쟁의 파고속에서 축산업과 사료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축산물이 국제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21C 뉴밀레니엄 시대의 우리나라 사료산업이 우리 국민들의 생존을 담당하는 고도의 첨단 바이오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쟁력있는 축산물 생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