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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경주마생산 꿈 영근다

제주 금악목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1.14 14: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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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이제는 대충 키워선 안됩니다. 질적인 승부를 해야할 때입니다. 실제 좋은 말을 생산하면 얼마든지 좋은만큼의 대가를 받을수 있습니다."
제주도 북제주군 금마면 금마리에 소재하고 있는 금악목장 권승주목장장은 이렇게 앞으로 말 사육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나름대로 강조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동안 어떤 말이 훌륭한 경주말로서 활용가치가 높은지에 대한 안목이 사실 크게 높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조교사나 기수는 물론 특히 마주까지 말을 보는 안목이 높아져, 그저 번드르한 외모만 갖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말이 어떻게 육성이 잘되었으며, 또 성마가 되어서 경주마로서 훈련이 얼마나 잘 되었느냐가 곧 말 값어치를 결정하는 만큼 그러한 말 사육 환경을 조성하고 또 말 사육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권장장의 설명이다.
금악목장에서 생산된 말이 비싸게는 4천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데, 이는 그런대로 괜찮은 말의 평균 거래가격 2천만원선 보다는 2배가 넘는 가격이다. 그러면 금악목장의 말이 이렇게 비싼값에 팔리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권장장은 그 원인을 우선 말 사육환경에서 찾는다. 금악목장의 현재 말 사육규모는 1백30마리 정도된다고 한다. 초지 22만평의 여건에 적당한 사육규모다. 그러니까 말 한 마리당 초지 규모가 1천5백평을 넘는 수준으로, 말 사육 전문가들이 권하는 최소 말 한 마리당 1천평 규모를 상회 하고 있다. 여기다 금악목장에는 국내 민간 말 사육목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주루 시설등 말 트레이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주마로서의 말의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는 말의 혈통과 시설 등을 포함한 사육환경이라고 한다. 어차피 혈통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선택사항인 만큼 사육환경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좋은 말 생산의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 사육현장에서 보면, 좋은 말 생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권장장은 덧붙인다.
"무엇보다 말의 발굽관리가 문제입니다. 현재 마사회에서 말 발굽을 관리하는, 삭제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삭제 지원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여 경주마 관리의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관리라고 할 수 있는 삭제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삭제지원을 하는 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의 전문가는 2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두명이 연간 6백∼6백50두의 당세마를 관리하다보니 두달에 한 번 꼴로 삭제 지원을 받기가 빠듯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산 경주마의 상당수가 "지세"가 정상적이지 못해 국산말의 경제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혈통, 사육환경, 말굽관리(삭제)와 함께 빼놓을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사료 문제이다. 조사료의 질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배합사료는 성장 단계별로 다양한 사료급여 시스템과 이에 따른 사료 급여가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한다. 그나마 수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료 문제는 개개인 목장 경영주의 사정이나 판단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악목장의 경우는 임신말에는 기존 사료에 미네랄을, 어린마에는 칼슘과 미네랄을, 육성마에게는 단백질을, 훈련마에는 지방을 보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금악목장은 국내 여러 목장중에서 그나마 손꼽히는 목장으로서 국산 경주마 생산의 모범 농장으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권장장은 아직은 목장에서 일하면서 돈을 얼마나 벌겠다는 것보다 국내 최고의 국산 경주마 생산 목장으로서, 그야말로 "경주마는 이렇게 사양관리하고, 또 훈련시킨다"는 것을 많은 국산 경주마 생산 농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되면 경주마 훈련 전문 민간 목장을 하나 건설하고 싶다는 것이 2002년 새해를 맞이하는 그의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