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와 품질은 "A"급. "그러나 각종 질병차단과 식품안전성확보에 대한 상품가치제고를 위한 가공기술 등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배양이 시급하다." 국내산닭고기에 대한 일본의 바이어들의 대채적인 평가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러시를 이루기 시작한 한국 방문기간동안 일본바이어들은 국내 닭고기 도계 시설과 계육품질에 만족을 표시해왔다. 때문에 중국산과 가격과 품질면에서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반적 평가였다. 지난해 국내업계를 수차례 찾으며 어느덧 일본 현지에서 한국통으로 통하게 된 일본 마쯔다 브로일러사의 마쯔다 대표의 경우 첫 방문 당시 "너무 과분한 시설이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받았다"고 표현했던 것은 일본인들이 바라본 국내 도계시설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와함께 일본 바이어들은 육색이나 선도, 탄력, 트립 등 국내산 닭고기 자체에 대해서는 중국산보다 월등히 앞설 뿐 아니라 자국산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같은 평가는 지난해 11월 닭고기수출대책협의회 초청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한 일본 계육유통업체 대표들에게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이들은 또 유통기한이 7일이내인 일본산과는 달리 중국산의 경우 유통기한이 두배나 길어 오히려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산의 경우 검역면제통관시 일본가격으로의 접근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입지로 인해 선도유지가 가능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렇지만 실제 일본 시장공략에 가장 핵심사항인 상품화를 위한 가공기술은 상당기간 뒤쳐져 있다는 것이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국내 업계가 대형닭 사육과 함께 닭고기 수출 현장에서 가장 애로로 꼽는 요인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국내 가공인력으로는 일본이 원하는 규격과 품질을 만족시키며 수출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는 그렇다고 신선육으로 수출하면서 시간을 끌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내수용 작업시 보다 훨씬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현재 닭고기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주)마니커의 한관계자의 토로는 이를 실감케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가공기술 뒤따라주지 않는한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일본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뿐 아니라 결국 중국산과의 차별화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보는문화"가 발달한 일본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계육가공기술의 배양은 닭고기 수출 활성화를 위한 국내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본바이어들은 국내 가금질병 발생과 식품안전성확보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말해 확실히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산신선육이 일본에 상륙하기 시작하면서 위기를 느낀 일본 현지 생산자와 도계업자들은 공공연히 중국산 뿐 만 아니라 한국산 닭고기에 대해서도 검역 및 위생조건 준수여부를 철저히 가려줄 것을 요구하는 등 자국내 견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유통공사사장이 주최한 공식만찬장에서 일본바이어들은 우리정부의 고위관계자에게 가금질병 차단과 일본산 계육이상의 품질관리를 공식적으로 당부할 정도. 한편 한국산닭고기와 계육업계 수준에 대한 일본현지의 낮은 인지도와 저평가도 국내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일본 바이어들이 공통적으로 "이렇게 높은수준에 있을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일본 바이어들이 바라보는 한국산닭고기에 대한 메리트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금수조치 등으로 인한 현지 소비자들의 중국산닭고기에 대한 불신증폭과 중국의 한국 및 일본에 대한 수출기피현상, 미국산닭고기의 일시 수입중단, 그리고 광우병 파동에 따른 세계적인 닭고기 교역량 확대 등으로 닭고기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지 시장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범수출기간동안 장기계약도 가능함을 시사하는 등 등 앞서 지적한 몇가지 과제가 해소될 경우 이같은 일본측의 국내산 닭고기에 대한 구애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일본 테이블미트 점령까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