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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잘먹고 잘사는 법 보도 유감

황병익 농도원목장 대표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1.16 14: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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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부터 3일간 방영된 sbs의 특집기획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시청하고, 아마 이 프로그램 때문에 방송국의 본 의도와는 달리, 많은 시청자들이 기존 식생활에 대해 크게 혼란스럽게 되었고, 또한 전국의 수많은 축산농가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sbs의 "잘먹고 잘사는 법"의 내용 중에서 편견이거나 사실 왜곡이라고 느낀 사항에 대하여 몇 가지 반론을 제기 하고자 한다.

1. 육류를 먹어서는 안 되는 환자들만 열거해 놓고, 마치 육류가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식품처럼 왜곡하였다.
1,2부 동안 이 프로그램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261인 9세의 비정상 어린이와 유전적으로 당뇨병에 고생하는 야구선수, 고혈압 환자, 그리고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들을 보여주면서 이들이 육식을 중단하고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개선했을 때 건강이 회복되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아마 이 광경에서 많이 놀라게 될지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이는 별로 놀랄만한 사항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상보다 두 배에 가까운 콜레스테톨 수치의 비만 어린이나 당뇨병, 고혈압 환자들이 고기를 적게 먹고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처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내용이 건강한 시청자들에게까지 육류나 유제품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확대해석을 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는 마치 골절상을 입은 환자는 운동을 해선 안 된다고 해서 정상인들에게 운동은 몸에 해롭다고 주장하는 것과도 같은 논리이다. 다시 말해서 이 프로는 처음부터 균형 있는 식사에 대한 보편적 진실보다는 극단적 상황의 환자나 "존 로빈스"와 같은 극단적 채식주의자, 아니면 일부 동물보호론자들의 주장만을 주로 방영함으로서 제작방향의 객관성과 형평성을 잃고 있다고 생각한다.

2. 미국의 어느 학자가 등장하며 서양인은 어려서부터 계속 우유를 먹었고 한국인은 엄마 젖을 떼고 나면 대부분 우유를 못 먹기 때문에 90%가 유당소화효소 결핍으로 인해 우유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이 미국인 학자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마치 한국전쟁 직후의 상황으로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이제 초등학교부터 우유급식이 일반화되어 옛날과 달리 어릴 때부터 우유를 쉽게 접촉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최근 우리 아이들의 평균신장이 10cm이상이나 훌쩍 커져버린 것도 우유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국민의 90%이상이 유당효소결핍증 이라는 사실은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통계 수치이며, 심지어 평생 우유를 접할 수 없어 우유만 마시면 배탈이 났던 노인 들 조차도 꾸준히 우유를 조금씩 마심으로 인해 유당효소결핍을 극복하는 사례를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3. 우유가 골다공증에 오히려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
본 프로에서는 하버드대학의 97년도 연구발표 논문 "우유섭취와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에 관한 연구"를 통해 우유섭취가 골다공증에 오히려 해롭다는 주장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유의 풍부한 칼슘(ca)이 뼈를 튼튼하게 하여주어 골다공증을 예방하여 준다고 배워왔지만 이 새로운 이론에 무척 혼란스럽다. 심지어 "알렉산더 사우스"란 미국의학연구회 회장은 "만약 우유가 그토록 완전한 식품이라면 그리고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면 왜 미국에는 매일 우유를 먹고 자란 수백만의 노인들이 골다공증에 걸리나?"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어서 화면은 각국별 골다공증 발생률을 그래프로 보여주는데 발생률 순은 미국(인구 10만명 당 120명 정도), 뉴질랜드, 스웨덴, 이스라엘,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50명 정도)의 순 으로 마치 우유소비가 골다공증 발생률과 역비례하는 것처럼 주장한다. 나는 이 그래프를 몇 번씩이나 다시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이 그래프가 우유소비와 골다공증 발생률이 역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정비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별 1인당 음용유 소비량은 핀란드(188kg),네덜란드(132),영국(120)...미국(100) 순 으로<낙농진흥회 통계자료, 해외낙농현황 www.dairy.or.kr> 너무도 분명히 1인당 우유소비가 많은 나라일수록 골다공증 발생률이 적었다. 아마 sbs 제작진에서는 미국이 강대국이어서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우유소비가 많은 나라일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나는 sbs의 실수가 무지에서 왔건 편견에서 왔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건강을 위하여 골다공증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그토록 우유를 마시면서도 골다공증의 발생률이 높은 것은 우유이외에 골다공증에 해가 되는 콜라, 패스트프드 등 더 많은 식품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독(毒)과 약(藥)을 함께 먹어 약이 효과가 없다고 하여 약을 독이라고 주장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 프로에서는 골다공증의 예방법에 대해서 비교적 명쾌한 결론을 내려주고 있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 등 균형 있는 식사와 운동을 하고 지나친 고단백 식사, 염분, 흡연, 술등을 절제하는 것이다."라고

미국의 1인당 육류소비량은 연간 115kg인 반면 인도의 경우 1kg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종교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채식이 일반화 되어있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평균수명은 61세로 미국보다 십여 년이나 단명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인당 56kg의 육류소비와 1인당 200kg의 우유를 마시면서 미국보다 훨씬 적은 1인당 의료비를 지출하면서도 훨씬 오래 산다. 이는 지나친 채식이나 지나치게 많은 양의 육류를 섭취하는 것 보다 이들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식사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sbs의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도 최종회에서 결국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균형 있는 식사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치 모든 질병의 근원이 육류와 유제품 인 것처럼 표현된 것에 대해선 심히 유감스러우며 극단적 채식주의에 기울어져 제작되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편견과 왜곡 때문에 혹시 생길지도 모를 축산물 소비 감소로 인한 축산농가의 억울한 피해와 더 중요한 것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우유를 멀리하게 되었을 때 생길지도 모를 국민적 건강 손실에 대해선 전적으로 sbs에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