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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사람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3.11 13: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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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선 경북 고령군 축산담당사무관
"축산현장에서는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축산현장에서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방역을 지휘하고 있는 경북 고령군 축산담당 조창선사무관은 소독의 날인 지난 6일, 관내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이같이 말했다.
조사무관은 "방역 대책은 중앙의 지침에 준해서 세우고 있지만, 자체적으로는 3단계로 나눠 축협을 중심으로한 전업축산 농가 방역, 한우협회·낙우회·양돈협회·양돈우리회·대가야한우회등 축산자생 단체 자율방역, 마을 공동 방제단을 중심으로한 부업축산농가 방역으로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며 이같은 대책이 실행되고 있는지의 여부를 일일이 점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조사무관은 또 "만약 구제역이 고령군에서 재발이라도 된다면 담당 공무원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결코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방역 노력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그런차원에서 지난해에 예산이 남아도 불용예산으로 반납하지 않고 생석회 1백60톤을 구입, 농가에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조사무관은 이어 "문제는 국경방역"이라며 최근 구제역이 상재하고 있는 중국을 드나드는 내국인이나 중국인 관광객이 적지 않고 특히 쏟아지는 중국 농산물을 생각할 때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기배 전북 익산축협 상무
"올해를 구제역 재발의 최대위기로 보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소독을 하고 있으며 특히 3월부터는 주 3회 이상 소독을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익산축협 관리지도상무인 박상무는 몸소 방역차량을 운전하면서 2명의 직원과 함께 조를 이뤄 마을 도로와 목장 주변 등 소독이 소홀할 수 있는 곳을 중점적으로 방역하던중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배상무는 또 "축협차원의 이같은 방역에도 불구하고 축산현장에서의 축산인들의 협조 미흡이 아쉽다"며 축산농가들의 협조와 아울러 축사내 소독을 자체적으로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배상무는 이밖에 "방역을 하는데 있어 방역차량과 인력이 구비돼 있는데도 소독약 구입 예산이 부족해 농장 구석구석 충분한 소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는 월드컵 등 국제 행사로 외국 관람객이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구제역 발생국에서 구제역 등의 균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 농장소독과 함께 공항이나 항 등에서 검역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록 충남 공주 우성면 동곡리공동방제단장
“여기는 소독할 사람이 없어요. 노인들한테 소독을 하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충남 공주시 우성면 동곡리 공동방제단 단장인 정종록씨(62)는 도와주는 사람없이 혼자 17농가를 소독해주고 있다.
“일일이 축사를 찾아다니며 소독을 해주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요. 여기는 방제단에 참여할 사람도 없어요.”지난해에는 이웃에 있는 노운종씨가 도와주고 부인과 같이 했으나 올해에는 노씨도 바쁘고 부인도 사정이 있어 소독은 정씨 차지가 되었다.
정단장이 아침 9시에 시작해서 17농가를 시작으로 소독이 끝나는 시간은 대충 12시경. 자체 소유한 경운기에다 600ℓ소독약을 가지고 채우고 나서 한바퀴 돌고나면 소독약이 거의 바닥난다.
정씨가 어려운 방역단장을 자임한 것은 이장을 보면서 누군가 이일을 해야한다는 신념으로 혼자 방역단원겸 단장이 되어 동곡리 소득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한우 5마리를 먹이고 있는 정단장은 약을 농가에 나누어 준다고 해도 노인네들에게 소독을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 결국 천천히 마을 축사를 찾아다니며 직접소독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장으로 있는 한 이일을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매주 소독의 날이 운영되어 부담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한 정단장은 “방역은 동시에 전국적으로 실시해야 효과적이고 농촌의 바쁜 사정을 감안해서 정부차원에서 하는 일인데 공공근로요원이나 민방위 대원을 활용하면 나이 많은 농촌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단장은 보다 효율적인 소독을 위해 소독전날 저녁과 아침에 마을방송으로 오늘은 소독의 날이라고 방송해 농가에게 소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박한규 충북 청주축협 오창면 축산계장
"해가 갈수록 더욱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방역작업이지만 보람은 큽니다"
번식우 비육우 각각 40두를 포함 1백20두규모의 한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청주축협 오창면 축산계장 박한규(48, 충북 오창면 청산리)씨.
그는 국내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3년전 축산계장직을 맡게 됐다. 덕분에 오창면 양축가들의 자율방역단을 주도하고 있는 그에게 주위에서는 "일복이 터졌다"는 말을 곧잘 쓰곤한다.
이는 "80명에 달하는 방역단원에게 전화해 공동방역에 참여하거나 개인적으로도 소독을 잊지 않도록 거듭 다짐하다 보니 소독의 날만 되면 목이 쉬기 일수"라는 그의 말에서도 잘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그지만 의욕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소독작업이 갈수록 힘에 부친다고 털어놓는다.
오창면은 한우번식이 주로 이뤄지다 보니 농번기 공동방역단 참여는 물론 자체 소독조차 신경쓸 겨를이 없는 소규모 농가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유난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인원동원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다행이 양축가들이 협조를 잘해주고는 있으나 인근 비육중심의 대규모농가들이 많은 지역은 인원동원이 안되면 자체자금으로 방역대행까지 활용하더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