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협조합장 협의회(회장 우용식·수원축협장)는 지난 2·3일 양일간 농협 안성교육원 축산교육센터에서 정대근 농협중앙회장과 송석우 농협 축산경제 대표를 비롯해 전국 1백70여명의 축협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축산현안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합병 권고·요구조합의 경우 합병유예조항을 잘 활용해 달라"며 적절한 경영개선대책이 보고한 조합들은 유예기간을 두도록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명령조합의 경우는 어쩔수 없다"며 "최선의 합병안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회장은 또 "금융연구원의 신경분리안에 따라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통합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결코 농협중앙회안에서 축산조직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 축협조합장들은 △정책자금 대출금리 인하 △단체급식의 수입축산물 사용 중단 △회원조합 주택금융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서 발급 협약체결 △축협 축산계조직 활성화등을 논의했다. 이날 조합장들은 조합구조조정에 대한 입장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조합장들은 또 송석우 대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서 조합장들은 "중앙회의 회원조합 지도규정은 조합장보수의 경우 단위농협장은 2급34호봉, 축협조합장은 2급 32호봉에 준하는 보수를 받도록 되어 있다"며 "같은 회원조합이지만 농협은 읍면단위인데 비해 축협은 시군단위 조직으로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보수를 많이 받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무시당하고 소외당하는 기분이 든다"는 설명이다. 또 "오늘 행사장에 와서 농협의 노래나 각종 CI로고를 접하며 느낀 것인데 축산의 축자도 느낄수 없고 마치 축산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는 조합장들도 있었다. 조합장들은 "지금 상당수 조합들이 중앙회로부터 합병명령이나 요구를 받고 있는데 이는 어찌보면 축협과 축산을 말살하려는 것으로 해석될수 있다"며 "과거 단위농협의 경영이 어려웠을때도 이렇게 했는지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단위농협 1개소에 99년 1백억원, 2000년 1백60억원, 2001년 1백억원등 총 3백60억원을 지원한 사례가 있는데 이 단위농협의 경우 적자액은 98년 24억원, 99년 1백49억원, 2001년 35억원으로 통합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자금지원이 이어져 왔다"며 축협은 선자금지원후 경영정상화보다 합병추진으로 방향을 잡고 단위농협은 1개조합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조합장들은 "일선축협이 권익을 지키고 공동발전을 위한 전국조합장협의회 상설사무국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축산인들의 뜻에 반하여 중앙회가 통합됐다는데도 일선축협에 인위적 화합을 위한 당근은 고사하고 서자취급을 하며 마치 공중분해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또 어떤 조합장은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3천8백억원의 잉여금중 1천8백억원을 조합지원에 썼다는데 축산분야엔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했냐"고 질문하고 "미곡종합처리장에 5천억원의 수매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했는지 그리고 통합이후 축산분야 지원액이 얼마인지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가축공제를 축산경제로 이관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앙회 시군지부가 우월적 금리, 서비스등을 내세워 회원조합의 대출고객을 뺏어간다"고 말한 조합장들은 "이 때문에 회원조합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담보를 잡거나 대출재원마련을 위해 수신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회원조합이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로 계통조직간의 경쟁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인사말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은 이날 "2001년 조합결산 결과 총 1백93개 회원축협중 흑자조합이 73%인 1백40개로 전년보다 67개 조합이나 늘면서 경영상태가 상당히 향상되고 있다"고 밝히며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돼 연체비율도 2001년말 9.8%로 3.5%P 감축됐으며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2001년말 96.7%로 35.0%P 증가하는 등 회원축협의 경영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잘하면 축협의 경영은 더욱 호전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회장은 "구조조정 대상조합중 축협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합병 권고·요구조합의 경우 적절한 경영개선대책을 보고하면 기금위원회를 통해 합병연기가 가능하도록 유예기간을 두도록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명령조합의 경우 회생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있다"며 "최선의 합병안 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회장은 "권고·요구조합들은 합병유예조항을 잘 활용해 달라"며 "무책임하게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을 이 자리서 밝힌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연구원 신경분리안에 대해 정회장은 연구원의 "안"일뿐 중앙회 입장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통합된지 얼마되지도 않아 통합농협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어려움이 있으며 축협장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신경분리 문제에 대해선 이사회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농협내 축산조직 변화는 축산유통 통합후에는 발전되는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며 회장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축협과 축협장들도 생존을 위해 획기적인 사업변화를 진행시켜야 한다"며 "이 자리가 축산·축협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용식 전국축협운영협의회장은 "농축협 통합이후 처음으로 전국 축협조합장들을 모시고 회의를 갖게 된 것은 다시금 축협역사의 장을 기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전국적으로 총 1백90개 축협중 초선 조합장이 65%정도로 미래지향적인 축협으로 변모해 가야만 한다는 조합원의 여망이 있다"고 말했다. 우회장은 "2001년말 국회에서 협동조합 구조개선법안이 통과되면서 다수의 축협이 대상조합으로 선정돼 어려움에 처해있는 현실"이라며 "전국축협운영협의회장으로 협동조합 구조개선 실무위원들을 찾아 축협조하장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회장은 또 "오늘 행사는 농축협 통폐합이후 새로운 시스템과 분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조합장들을 위로하고 새로되신 조합장들의 상견례는 물론 조합간의 정보교환등의 계기 마련을 위해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송석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이 자리는 축협조합장들이 모처럼 함께 한자리인 만큼 서로 회심탄회한 토론과 의견교환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조합장들께서도 수입개방으로 점점 힘들어지는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송대표은 "중앙회 축산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 회원축협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협중앙회 내에서의 축산경제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구조적인 어려운과 사업장 구조조정 추진등으로 조합장님들이 원하는 바를 충분히 실현시키지 못하는 것 같아 항상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송대표는 "대외적으로는 WTO와 FTA 협상추진등으로 우리 축산업에 대한 위협요인은 날로 증대하고 있다"며 "이자리가 축협과 축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분임토의 각 도별로 진행된 분임토의에선 조합 구조조정에 대한 사항이 주로 논의됐다. 축협장들은 구조조정개선법 적용에 대해 중앙회에서 자금지원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면서 해당조합의 경영개선 요구기간을 4∼5년이상 유예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를 추진하면서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를 통합시키는 것은 모두가 반대하며 오히려 축산경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합예대비율이 80%로 자금이 없어 대출을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에 대한 긴급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본잠식조합은 1억원 이상 대출이 불가능한 실정인데 총회의결 및 중앙회 승인시 1억원 이상의 대출도 가능토록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과 자본잠식 조합이 흑자결산시 법인세 15%를 중앙회에서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한 현재의 축산계 조직을 축산작목반으로 명칭을 전환시키는 것은 농촌정서와 어휘선택상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축산경영자금 이차보전시 중앙회 자금보다 회원축협 자체자금에 대해 우선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전국 축협운영협의회를 중앙회의 공식단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과 전국 조합장 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많은 조합장들이 공감했다. 사료사업 자회사화 적극 반대 의견도 있었으며 중앙회 시군지부는 농신보 취급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안산사료공장에 대한 조합이관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수희망조합들이 설립자본금 1백15억원을 납부한 만큼 중앙회는 본계약 체결을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명서 농협·축협중앙회의 통합 취지는 조직의 통합으로서 농업인에게 통합효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있었습니다. 이에 조합도 상생의 길목에 앞장을 서고자 무단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통합 목적에 적합하기보다 오히려 역행의 길을 걷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축산업과 회원축협의 미래에 밝은 빛을 일궈내고자 전국 축협조합장 일동은 뜻을 모아 축산업과 회원조합 발전이 퇴보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성명서를 발표하니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해 더욱더 축산업 발전에 한 걸음 다가갈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조합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 당초 취지대로 합병요구 및 권고조합에 대해 우선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경영정상화를 시켜야하며 대상조합(합병명령요구에 42개 축협해당)도 자체적으로 자구계획을 실천할 수 있도록 3∼5년간의 경영정상화 유예기간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라. 둘째 조합구조 개선시 재무건전성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경제사업의 비중이 큰 다수의 축협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게 돼 정부의 경제사업 활성화 정책방향에 배치되고 축산업 위축으로 이어져 조합의 특색이 없어지고 신용중심 조합으로 전락할 것이 우려되는바 "조합구조개선법"에 의한 조합구조 개선시에는 우선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경영개선유예기간을 도입해 시행하라. 2002년 5월 2일 전국 축산업협동조합장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