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2년전 보다 안이한 방역의식

신상돈 취재부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5.08 11:22:09

기사프린트

"내 농장에서 구제역이나 돼지콜레라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축산인들은 정녕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 돼지콜레라와 구제역 발생현장에서 바라본 축산농가들의 방역의식은 기자의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지난 2000년 구제역 발생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성과 충북 진천의 구제역 발생 농장 주변에서는 이곳이 과연 구제역이 발생한 곳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독의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더욱이 발생농장으로 진입하는 진입로 인근에 있는 농장마저도 소독하는 모습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운,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아침 일찍 소독을 마쳤거나, 아니면 발생 첫날이라 구제역 발생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 발빠른 대처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경기도 파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던 당시와 비교할 때 너무도 큰 차이에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2000년 구제역 발생당시 파주 현장에서는 축산농가들이 트랙터나 트럭 등으로 농장입구를 완전봉쇄했으며, 농장주변에는 생석회를 회칠하듯 깔아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농장주변을 고압분무기 등으로 소독하는 광경은 물론 지역 축산농가들이 나와 도로를 차단하고 이동하는 차량에 대해 소독약을 분무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심지어 외부로부터의 일체의 차량 출입 통제를 원천 봉쇄시키는 모습은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로 비춰질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 안성과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에 대처하는 축산농가들의 방역의식은 그것이 아니었다. 마치 남의집 불구경 하듯하는 분위기 바로 그것이었다.
돼지의 구제역 바이러스 배출량은 소의 2백-1천배에 이르러 차단방역을 게을리 할 경우 전 지역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대만과 영국의 경우를 통해 교훈을 얻은바 있다. 특히 이번 안성에 발생한 구제역은 구제역 바이러스 혈청형 타입이 O1중 판아시아 O1(Pan Asia O1 type)형으로 지난 2000년 국내서 발생했던 구제역과 혈청형이 같은 타입으로 밝혀졌다. 이 타입의 바이러스는 구제역 표준연구실인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에서 실시한 공격시험 결과 소는 물론 돼지에서도 강한 병원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밝힌바 있다.
따라서 축산농가들은 구제역이 소가 아닌 돼지에서 발병했다는 점을 감안, 방역의식이 더욱 철저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오히려 지난 2000년 구제역 발생때 보다 훨씬 안이한 방역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방역은 1백명의 축산농가중 99명이 잘하고 한사람만 잘못해도 1백명 전체가 피해를 입게된다. 그만큼 방역이란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물샘틈없는 노력이 있어야 방역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점에서 최근 발생한 돼지콜레라와 구제역의 원인은 결국 축산농가의 철저한 차단 방역 의식 결여도 하나의 원인이 됐다는 것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번에 발생한 돼지콜레라와 구제역의 원인은 축산농가의 방역의식 결여외에도 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런 요인들을 일일이 찾아내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축산농가들의 철저한 방역의식이다. 내 재산을 지키는데 있어 남이 지켜주기를 바랄수 없듯, 농장 소독 등 차단 방역 또한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비로소 차단방역이 온전하게 이뤄질 수 있으며, 내 재산도 온전히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명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