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끌려다닐 수는 없다" 외부구입 병아리에 대한 공동구매와 함께 자체 종계부화장 증설이라는 육계계열화업체의 병아리 수급안정 장단기 대책 추진의 목적은 한마디로 종계업계로부터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개회의석상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일종의 선전포고인셈이다. 실제로 계열화업계 사이에서는 "왜 종계업계에 끌려다녀야 하느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왔다. 병아리가 남아돌 때면 수면아래로 가라앉기도 하지만 병아리가격이 장기간 고가에 형성,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다 그나마 상당수업체들이 병아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불만이 팽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화업체의 한 최고 경영자가 "종계업계의 횡포"라는 표현은 그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계열화업체들의 움직임이 단순히 감정에 의한 우발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계열화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사육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이로인해 지금이라도 주도권을 갖지 못하면 원활한 원자재 확보는 더욱 어려워 질것이라는 위기감이 업체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동구매 규모와 전망 그렇다면 공동구매물량과 향후 증설규모는 얼마나 될까. 계육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4월 현재 각 회원사의 월간 병아리 구매 현황에 따르면 전체입식량 2천여만수 가운데 외부구매물량은 1/4을 넘어선 5백70여만수에 달한다. 또 회원사들이 밝힌 증설계획이 이뤄지면 월 9백60만수에 이르는 병아리가 계열화업체에서 생산된다. 이두가지 모두 실현된다면 종계업계로서는 큰 부담 아닐수 없다. 공동구매는 그 실현가능성이 과거 똑같은 이유에서 계열화업체들이 추진했던 내부거래 방식 보다는 훨씬 높다. 증설의 경우 그동안 종계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대목. 다만 계열화업체들의 의도가 자급률 제고측면 보다는 사육규모 확대에 따른 자급률 유지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일단 공동구매부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열화업계의 움직임이 현실화 될지, 그 물량과 동참률이 얼마나 될지, 개시시기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금 현재로서는 전망하기 힘들다. 향후 병아리수급 및 가격추이, 기업마다 종계업계와의 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급변할 수 있으며 엄포성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상황이기 때문이다. 종계업계 촉각 이러한 계열화업계의 주장에 대해 종계업계는 "시장원리를 무시한 억지"로 일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병아리가 밀릴 때는 더한 것이 계열화업체라는 불쾌감과 함께 일부에서는 "종계업계도 공동공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배경에는 국내 육계생산에서 계열화사업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분위기까지 계열화업체로 쏠릴 경우 이들에게 종속화 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계열화업체들의 자체 병아리생산기반 증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키 위해 종계업계가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기도 했으나 어느샌가 어느새인가 자취를 감추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여건이 종계업계의 강경대응에 그리 유리한 분위기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중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복병아리 입식시기 이후 질병등의 변수가 없는 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는데다 육계업계까지 종계업계 견제를 위한 단체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상황이 향후 계열화업계와의 관계를 좌우하는 중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종계업계의 고민거리라는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호협력 도모 시급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과 같은 현상이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계열화업체나 종계업계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 없다고 입을모으고 있다. 병아리수급상황에 따라 상대방에서의 또다른 실력행사가 반복될 수밖에없다는 것이다. 특히 종계업계와 계열화업체들 모두 병아리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추세속에서 상호 협의와 조율없는 증설은 결국 근본적인 공급과잉 체계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어차피 계열화업체가 100% 병아리자급은 힘들다. 또 종계업계도 육계업계가 계열화업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는 결국 양측이 상호 협력과 보완적인 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통해 소모적인 경쟁이나 감정대립에 의한 갈등보다 병아리품질개선과 함께 생산성 향상에 공동의 힘을 투입할 때라고 주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