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각해지는 오늘의 농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가 농촌근대화를 위해 문민정부 출범 당시 42조원을 농촌에 투자한다고 발표할 때 과연 성과가 있을까하고 의문을 제기한바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의 방송보도에 의하면 무려 72조원을 농촌에 투자했지만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금 농촌은 그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나아진 것이 있는가 눈을 씻고 봐도 그렇지 않다. 흔히들 농촌을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겠다고 위정자들이 그럴싸하게 장미빛 공약을 내걸었지만 역시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다.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주로 나이 많은 노인층들이 살고 있고 보면 농촌문제에 관한한 근본을 바꾸지 않고는 백약이 무약일수 밖에 없다. 농촌의 실상을 살펴보자. 아무리 농로를 포장하고 주택을 개량하며 정자 같은 시설을 해준다해도 기본적으로 소득원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이농현상을 비롯해 탈농촌현상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농민의 평균 경지면적이 5천평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가 하면 특수한 농법을 하는 극히 제한적인 농가를 제외하면 연 조수익이 1천5백만원에도 크게 미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야말로 수지맞는 농업, 경영단위의 농지개혁 즉 기업농을 장려하는 농지개혁이 현실화되지 않고 현재의 영농 규모를 가지고는 아무리 농촌에 투자한들 "언발에 오줌누기"와 다를바 없다. 문제는 정부의 각종지원 예산이 내실있고 체계적이지 못함에 따라 농촌에서 헛되게 쓰여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지자체 민선이후 표확보 수단으로 선심지원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지방행정 관서나 생산자 단체의 청사는 세계적으로 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거창하다. 1년에 몇번이나 사용하는지 의심스러운 체육관이나 군민회관 또는 여성회관 등등 생산적인 시설보다 겉치레에 치중한 모습들이 시군단위에 즐비하다. 뉴라운드 시대를 내다본 경제의 글로벌시대에 대비해 학자나 정치인들이 무수하게 선진농업과 농촌 시찰을 다녀왔다.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등 국토가 넓은 나라도 갖다왔고 독일이나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 등 우리와 같이 국토가 비좁은 나라도 다녀왔다. 이들 국가들은 좁은 국토를 효과적으로 개발해 국민의 GNP가 무련 2만∼3만달러를 육박하는데 위정자들은 무엇을 보고 우리 농촌의 발전 청사진에 접목시켰는가 묻고 싶다. 선진지를 견학한다면서 화려한 호텔에 숙박하거나 관광위주의 견학을 했다는 증거다. 현지에서 민박을 하면서 농축산업 실상을 제대로 배워왔더라면 오늘 이같은 현상은 이어지지 않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이미 경제의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식탁이 바로 국제경쟁터가 된 셈이다. 신용과 품질,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우리의 주식인 쌀마저 2005년부터 개방된다면 우리의 농촌과 농업의 미래는 그야말로 참담한 현실이 될 운명에 놓여진 셈이다. 어느사이에 농업과 농촌도 디지털시대를 맞았다. 1백여년동안 이룩한 오늘날의 농촌이지만 2∼3년만에 "업그레이드"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도 요즈음의 농촌은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 소득은 제자리 걸음인데 인간답게 살기 위해 때때로 즐겨야 하고 또 과소비를 부추기는 정치꾼들이 존재하는한 농촌의 미래는 결코 안녕하지 못한 것이 자명하다. 농촌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거짓말하지 말고 대안 위주의 진정한 정책을 펴주는 정당은 없는 것인가. 그리고 크든작든 그런 정치인을 찾고 기르는 정치가 있어야겠다. 이와함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농촌에 대한 각종 지원은 생색내기를 지양하고 미래지향적인 가시적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지원 방법을 보완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