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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방역당국

신상돈 기자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6.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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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을 대하는 방역당국의 태도가 너무 안이한 것 같다.
지난 7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방초리의 젖소목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당시 방역당국은 "종식단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구제역"이라고 했다.
구제역을 안이하게 바라보는 단적인 예다.
방역당국의 말대로라면 구제역은 이제 종식되어야 마땅하지만 불행하게도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국내 유수의 종돈장인 농업회사 일죽GP농장으로까지 확산됐다. 심지어 11일 14시 45분 현재 안성축산물종합처리장에는 안성시 보개면에서 출하된 65두의 돼지중 6두가 콧등에 수포병변을 보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우리는 이것이 구제역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지만 구제역 병변을 보이는 돼지가 도축장으로 출하될때까지 방역당국은 뭘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도축장을 다녀간 다른 농장의 출하차량들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면 이는 보통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방역방국은 아직도 상갓집에서 발생농장주와 접촉했기에 전파됐을 것으로 예단하고 있는지, 또 종식단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뿐만아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종식될 것이라는 발상도 안이한 생각이다. 실제 온도가 30도를 웃도는 등 이미 한여름의 날씨임에도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지 않는가. 또 중동이나 아열대기후인 동남아 지역에서도 구제역은 발생하고 있지 않는가. 그럼에도 우리 방역당국은 기온이 올라가면 종식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가축방역에는 섣부른 예단이 있을 수 없으며 잠시라도 안이한 생각이 있어서는 안된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그야말로 만전을 기해야 함은 방역당국이 더욱 잘 인식하고 있으며, 또 그것을 방역관계자와 축산농민들에게 주문하고 있지 않은가.
방역당국은 이제라도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 방역에 임해야 한다. 농가 역시 농장은 스스로 지킨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방역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