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어떤 농가보다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굴지의 종돈장인 유전자원에 이어 다비육종 일죽 GP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으로써 양돈업계가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돈업계는 그동안 방역의 허점은 항상 소규모 양돈장이나 떨이돼지 유통 등에 의한 것으로 여겨왔기에 종돈장에서, 그것도 두곳에서나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종돈장의 구제역 발생은 양돈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우선 구제역 발생 종돈장들의 외형적인 피해와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손상에 따른 피해는 그들 농장이 감수한다고 하더라도 이들 종돈장들이 GP농장이라는 점에서 당장 종돈 공급 차질마저 우려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종돈 수급이 문제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단기적인 종돈 수급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종돈장에서의 구제역 발생은 일반 종돈장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대형종돈장에서 조차 방역상의 허점으로 인해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중소 규모 종돈장은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겠느냐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대형종돈장에서의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국내 종돈장들에 대한 위생 수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종돈검정과 관련 그동안 검정소 검정과 농장 검정을 놓고 논란을 벌이면서 농장 검정 강화의 이유로 검정소 검정이 질병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점을 내세웠는데 이제는 그런 주장마저 설득력을 잃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막연하게 대규모 양돈장보다 중소규모 양돈장의 질병 방역 문제가 제기됐으나 이제는 거꾸로 대규모 양돈장의 질병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는 점이다. 부업농의 경우 자가 인력을 중심으로 경영하며 분뇨처리나 사료 운반차량에 의한 질병유입 가능성이 적은 반면 대규모 양돈장은 분명히 질병 방역에 대한 의식이 높고 또 철저한 방역에 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대규모 농장의 경우 수시로 사료 및 분뇨차량이 드나들며 고용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만큼 질병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고 따라서 질병 발생 확률도 높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 양돈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해 왔다. 이로 인해 국내 양돈산업은 여타 농축산물에 비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고 수출 가능한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발전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돼지 콜레라, 구제역 등 각종 질병은 양돈산업의 성장 저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양돈산업의 양적인 발전이 아닌, 질적인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