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농정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정철학의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됐다. 농정연구센터(이사장 정영일)가 지난 20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마로니에룸에서 개최한 제10회 연례 심포지엄에서 충남대 박진도 교수는 "국민의 정부 농정의 성과와 한계"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박진도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중 "국민의 정부" 주요 정책과 제도개혁에 대한 평가부문을 요약한다. <편집자> ◇농업 농촌기본법의 제정 농업기본법의 제정은 오늘날의 농업 농촌의 상황을 고려할 때 반드시 필요하였으며, 그 이념도 올바로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러운 것은 "기본법" 제정과 동시에 사문화될 운명에 처하였고, 오늘날 이 "기본법"에 구속되어 농정을 수행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기본법"이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입안되지 못함으로써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 첫 번째이유이고, 두 번째는 기본법의 성격상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규정이 많다. "기본법"에 따르면 농림부장관은 농업의 발전과 농촌지역의 균형있는 개발을 위하여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계획이 담아야할 내용이나 기한에 대해 구체적 규정이 없다. 또 "기본법"의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범 정부적인 차원의 정책이 필요함에도 기본법은 국가 책임의 범위를 농림부에 국한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법은 이같은 태생적 한계와 그 성격상 사문화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협동조합 개혁 국민의 정부 협동조합 개혁은 농협중앙회의 구조개혁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지나지 않았다. 협동조합개혁의 최대 명분은 중앙회의 통합에 의한 구조조적이었다. 특 협동조합 개혁의 목표가 구조 개혁이 아니라 중앙회의 기구, 인원, 관리비를 축소하여 그이익을 회원 조합과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중앙회 사업장을 회원 조합에 이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회의 문제점은 조직이 비대하다는점 뿐 아니라 중앙회가 독자적 사업을 함으로써 회원 조합과 경합 마찰을 일으키고, 회원 조합이나 조합원의 이익보다는 중앙회의 수익증대에 더 관심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중앙회가 사업체인 한 해결될 수 없고, 따라서 중앙회는 자신의 약속을 지킬수 없고, 중앙회의 구조조정조차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제2단계 협동조합 개혁에서 중앙회 사업의 회원조합 이관이 형식에 그치고 중앙회의 분사화, 자회사화가 추구되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특히 이같은 자회사화나 분사화는 협동조합 원칙에 맞지 않다. 이는 결국 중앙회가 회원조합이나 조합원을 상대로 이윤추구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의 협동조합 개혁은 3개 협동조합중앙회의 단순 통합에는 성공하였지만 통합의 기대효과는 대부분 달성되지 못하였다. ◇농산물 유통개혁 지금까지의 유통개혁대책은 사실상 하드웨어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추진된 유통시설 확충정책이었다. 그것도 단기간내에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물량을 소화해내기에 급급했다. 그결과 상당수 유통시설의 과잉 및 중복 투자로 인한 운영 효율 저하와 경영 악화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정책목표가 결여된 채 지역안배, 나눠먹시식 투융자 배분이 무질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막대한 사회적 손실이 초래된 것이다. ◇직접지불제의 도입 UR 농업 협정에 의해 가격지지를 통한 농가소득 지지는 크게 제약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은 다양한 직접소득지불제 정책을 도입하였고, 우리 나라에서도 이제도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양 여기저기서 그 필요성이 강조되었고, 또 이제도 도입됐다. 그러나 이제도는 소리는 요란하였지만 그 내실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직접지불제는 농업보조방식을 기본적으로 소비자 부담형에서 재정부담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 지적지불제 시행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예를 들면 농가의 농업 소득중 직접지불 보조금의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2%에 불과하지만 미국 47%, 캐나다 38%, 스위스 55%인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WTO협상 우리나라의 협상 전략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앞세워 농산물 수출국의 공세에 농산물 수입국들과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도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여 농산물 수입국 가운데서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실제로 크게 유효할 것 같지 않다. 우선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해서는 농산물 수출국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구체적 내용에 있어서는 이른바 NTC 그룹 내부에서도 입장이 반드시 통일되어 있지 않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 차이도 크다. 개도국 지위의 유지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고소득 개도국이고 OECD에 가입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농산품에 대해서는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지만 공산품에 대해서는 엄연히 자유무역을 주장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