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와 새마을운동중앙회·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등 3개 기관은 공동으로 북한에 산란종계사 1동, 부화장 1동, 산란육추·육성사 2동 및 분뇨처리장 신축지원과 산란종계 및 닭 사료를 보내주는 등의 "산란종계 시설지원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번 대북사업의 촛점은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계란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북한노동력을 활용, 닭을 사육해 계란을 낳게 하여 북한주민에게 동물성 필수단백질식품을 공급하자는 것이며 양계업의 기반조성에 일부나마 역할을 담당하자는데 있다. 과거의 계란 보내기 운동사업 등 일회성 지원과는 차별되는 사업이다. 농협중앙회에서는 2001년부터 북한에 대한 종계 시설지원을 위해 북한·중국 축산사업 담당자와 같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북한과의 협력사업을 준비해 왔었다. 사업계획 수립시 북한사업담당자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양계산업발전에 기여를 해달라는 요청을 하는등 민족사업에 대한 의욕과 긍지 및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필자는 TV에서 이산가족상봉장면을 볼 때에는 가슴만 뭉클하고 아팠었지만 실제 북쪽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어 북한방문을 할 것으로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기 전 우리측의 기본사업 방향과 계획을 전문으로 보낸 결과 "아주 우수한 사업계획"이라는 북측의 평가를 받았으며 관심이 매우 높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실무자로서 마음이 매우 설레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을 통해 방북신청이 되었고 방북날짜가 2002년 6월 3일부터 6월 8일까지로 확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만 해도 나는 별다른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출발전날이 되자 미국보다도 더 먼 거리에 있는 낯선 외국에 출장을 떠나는 사람처럼 나와 아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 북경에서는 여러 차례의 방북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 관련직원들을 만나 하룻밤 동안 다양한 경험담을 들으면서 북한방문에 대한 긴장은 조금이나마 해소됐다. 북경에서 고려항공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안내원 아가씨는 매우 친절하였고 기내에서는 "반갑습니다"라는 음악을 계속 들려주었다. 북경에서 1시간 30분 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잠시 후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소속의 안내직원 두명이 나와 일반인들과는 다른 별도의 입국통로를 이용해 입국절차는 보다 신속하고 간편하게 받고서 나갈 수가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공항에서는 봉고차를 이용 평양시내로 들어갔는데 들판에는 모내기 작업이 한참이었다. 조선소(한우)가 일하는 모습, 트렉터로 논가는 모습, 집단으로 모여서 바쁘게 손으로 모를 심는 모습 등 모두가 농사일에 바쁘게 매달리고 있었다. 필자가 어릴 때 시골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던 그때와 비슷한 농촌의 모습으로 농기계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양 인근지역에 도착하니 대규모의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가 있어 안내원에게 무슨 작목을 재배하는지 물어보니 과일과 남새를 재배하는 최첨단 온실이라고 소개했다. 이때 집단의 규모면에서 상당히 놀랐었다. 44층의 쌍둥이 빌딩인 고려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호텔은 생각보다 깨끗했으며 국제호텔로서도 뒤지지 않았고 안내원들은 매우 친절했다. 비자를 받아 제3국을 통해 입국을 하였지만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같은 민족이어서인지 방언을 심하게 쓰는 어느 지역에 출장을 온 느낌뿐이었다. 다음날 우리의 사업대상자인 농업과학원 닭 시험목장에서 1·2차 회의를 가졌다. 종계·사료 공급수수 및 량과 운송방법, 시기 등에 대한 협의와 종계장, 부화장 등 시설 배치결정 및 도면내용 결정 등에 대한 총괄적인 협의를 했다. 협상 과정중 큰 문제는 없었으나 남과 북의 체제 차이에 따른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총장의 중재로 모든 사항에 대하여 만족할 정도의 협상성과를 이뤘다. 이번 방문시 평양시내를 보고 또는 사업추진 협상 과정에서 느낀 점들은 북쪽에는 기본 원자재가 부족하고 생필품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북쪽의 실정을 직접 접하게된 나는 국내에 들어와 음식물을 절대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버리지 말고 아끼고 절약해 북쪽에 보내주어야 한다는 이유를 가족과 친지는 물론이고 만나는 친구 및 동료 직원들에게까지 설득을 하고 있다. 남쪽에서 남은 음식물 또는 버리는 음식물 처리비용만으로도 우리가 절약하여 힘을 합친다면 북쪽 식량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간의 활발한 경제교류로 인해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현재보다 자유로운 정보교환 및 인적, 물적 교류와 자유로운 왕래가 3국을 거치지 않고 육로를 통해 가능할 수 있는 날이 빨리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남북협력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남북사업 추진단체 및 관계자에게 많은 격려와 후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을 통해 4천8백만 모든 국민은 축구라는 단어 하나로 굳게 뭉쳐서 단결하는 모습과 우리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의 붉은 물결은 높이 평가돼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49년만에 우리의 목표인 16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했다. 이러한 우리민족의 저력이 다음에는 통일을 준비하는 남북협력이라는 방향으로 전환되어 현재보다 많은 협력사업과 교류사업에 진전이 있어 통일기반 조성의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