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창 교수(고려대) 최근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발생은 아타깝지만 이번일을 계기로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으로 삼아야 겠다. 그 동안의 양돈산업 발전을 보면 수치상으로는 많은 발전해 왔으며 종돈의 능력 개선차원에서도 성과를 거뒀지만 양적 성장과는 달리 질적으로는 관련산업이 정체돼 왔다. 그러나 효과적인 종돈 개량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농가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두 그 성과가 크지 않으며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종돈개량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산·학·연이 포함되는 종돈능력개량과 관련된 주체를 만들어야 하며 정부에서는 이를 위한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민간 주도의 종돈 개량의 방향은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과연 민간이 전문화 될 수 있느냐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축산기술연구소 등 연구기관에서 몇 개의 품종을 육성, 민간 종돈장들이 외국의 종돈을 쓸것인가 아니면 국내 종돈을 쓸것인가 고민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또 종축업이 수십년간 노력해도 질병으로 인해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종돈장 위생등급제"를 반드시 실시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종돈장에서 쓰이는 핵돈군의 경우 SPF(특정병원체부재돈)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하며 많은 자금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제도 및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종돈산업의 선진국에 비해 자본력이 떨어질수는 있으나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과 양돈산업에 대한 열정을 통해 실천가능한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최진성 연구관(축산기술연구소)=7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30여년간 종돈의 개량해 왔으며 지금 국내 종돈의 능력 수준은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는 종돈의 수입을 자제해야 하며 국내 실정에 맞는 계통을 조성할 때가 됐다. 이를 통해 돼지고기 수출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종돈산업을 육성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축산기술연구소에서는 한국형 계통조성을 위해 연구중에 있는데 랜드레이스나 대요크셔의 경우 7∼8년 됐으며 올 연말이나 내년초가 되면 계통조성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듀록의 경우 민간차원에서의 계통조성 사업은 상당히 힘든 일이기 때문에 3년전부터 계통조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연구소에서 1∼2개의 계통조성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통 조성을 위한 기법을 개발해 민간에 보급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한다. 연구소에서 아무리 연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농장 현실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게 마련이므로 민간이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소 차원에서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산육능력 검정에서 한발 더 나가 산자수, 육질 개량에 신경써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청회를 비롯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채택해 개량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 강왕근 소장(대한양돈협회 공인능력검정소)=종돈산업의 발전은 검정소의 업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84년 검정소 개소 이래 지난해말까지 총 5만3천여두의 검정소 검정과 3만4천여두의 농장검정을 통해 국내 종돈개량에 이바지한바가 크다. 또 지난 18년간 국고보조 31억을 투자함으로써 3백68억의 이익을 창출했으며 검정돈의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검정성적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함에 따라 구입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국가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국에 종돈장이 1백18개가 등록되 있으나 검정소에 출품하는 농장은 불과 15∼20개에 불과해 검정 참여율이 극히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종축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종돈장 뿐만 아니라 전국의 등록 종돈장들이 검정소 검정에 반드시 참여할 수 있는 "검정소 의무출품제"를 부활하는 방안이 마련되야 할 것이다. 검정소 의무출품제는 지난 87년 종돈장에서 생산 순종돈의 5%를 반드시 검정소에 출품토록 했으나 92년 2%로 하향 조정됐다가 94년 12월 이후 폐지 됐었다. 이를 통해 검정받지 않은 종돈의 유통으로 인한 양돈산업의 질적 저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검정소 검정을 종돈업 신고업체가 참여함으로써 객관적인 차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국내 기후 및 현실에 맞는 통일된 선발지수식의 개발이 필요하며 자본이나 시설에서 열악한 중·소 종돈장에 대한 지원확대로 종돈 개량 의욕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다. ■ 김윤식 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종돈업은 개인 사업이지만 양돈산업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국가적 자산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법으로 개량목표를 수립하고 종돈산업 발전을 위해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종돈업계의 여론은 종돈장의 관리 감독이 허술하고 종돈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이 타 축종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향후 국가간 인적, 물적자원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져 법적 전염병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만큼 대륙간 또는 국가간의 종돈거래가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내 종돈개량 기반을 확고히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종돈 개량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일정규모 이상의 모돈수를 확보해야 하며 개량사업의 기본인 등록 검정사업이 확대해 한국형 종돈에 대한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 아울러 종돈장간의 유전자원 공유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해 종돈장에 우수 정액을 공급할 수 있는 핵돈인공수정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들어 종돈장 위생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정부에서 시행중인 "위생방역관리 우수종돈장" 인정제도를 보완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많은 종돈장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 종돈장의 정기적 점검을 통해 개량사업 및 방역대책이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잘못하고 있을 시에는 종돈 거래를 중단 시키는 등 행정적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이성철 팀장(대상농장)=대상농장은 전북 장수에 3백두 규모의 GGP농장과 1천3백두 규모의 GP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7년 캐나다에서 랜드레이스 5백50두, 대요크셔 5백50두, 듀록 1백두를 도입한 이후 핵돈군을 유지하며 계열 농가에 40%를 일반농가에 60%를 분양하고 있다. 외국에서 종돈 도입후 처음 3∼4년은 별 문제가 없지만 5년차 이후에는 근친 교배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지하는데는 문제 없지만 개량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새로운 돈군을 도입해야 하지만 국내 종돈을 구입하고 싶어도 마땅히 도입할 만한 종돈장이 없다. 대부분의 종돈장들이 자기 종돈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타 종돈장에 공급을 꺼리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외국에서 도입을 검토해야 하는 입장이다. 대상은 GGP, GP, PS농장을 모두 운영하기 때문에 이들 농장들간의 데이터 공유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개량에 큰 도움이 돼고 있다. 그러나 종돈 개량을 위해서는 대상 뿐만 아니라 전체 종돈장들간에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대상은 모든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지금의 검정기준은 30년 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90kg에 맞게 돼 있다. 하지만 지금은 1백10kg으로 출하하고 있어 현실성 있게 개선되야 할 것이다. 특히 민간 종돈장에서 효율적인 종돈 개량을 위해 농장내에서 자체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사료요구율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보급해 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종돈개량과 관련 시스템을 개발, 지원해 주고 이러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 윤덕영 대표(덕영농장)=최근에 종돈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과거 10년전과 비교해도 크게 변한게 없다. 단지 외형적 규모만 커지고 목소리만 높아졌을 뿐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좌담회 등 공식적이 자리에서는 터 놓고 이야기 해놓고 막상 실천이 안되는 문제점이 있다. 학자는 학자대로, 농장은 농장대로 생각만을 가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외면해 온게 현실이다. 이러한 병폐에서 벗어나 학자들은 폐쇄돼 있는 학문의 벽을 허물고 농가들도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현재 종돈 능력검정은 선발지수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이 돼지가 막상 농장에 도입된후 어떠한 능력을 발휘하고 생산성에 미치는지는 모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후대검정을 확대해 진정한 능력을 검증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 종돈 시장은 말만 종돈장이지 단순히 외국 종돈 수입해서 당대에서 끝나는 소모적인 수입을 지속해 왔다. 이와 함께 종돈장간의 유전자원 교류가 없기 때문에 농장간 불신이 커지고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개량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종돈 능력 검정은 종축개량협회와 양돈협회 이원화돼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 개량이 어렵다. 대승적 차원에서 이들 검정기관을 일원화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 기존의 관행을 타파한다면 국내 종돈 개량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 한백용 대표(2000GGP, 한국종돈업경영인회장)=국내 종돈장들은 현재 양돈업계에서 불신을 받고 있는 상태다. 과거 10년 전에 제기됐던 문제점들이 또 거론된다는 것은 결국 양돈산업 전체 문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정부 개량의지가 약한것도 요인일 것이다. 금년도 가축 개량 사업비 3백20억 중 종돈분야에는 단지 0.5%에 불과한 1억5천여만원을 책정한 것을 보면 정부의 종돈개량의지가 약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또 국내 종돈시장은 세계 각국의 종돈 전시장화 돼 있으나 캐나다, 미국 등 수입종돈이 국내 검정 종돈보다 더 우수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검정제도 조차 없다. 이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국내 종돈산업은 도약 여건 충분히 있다. 양돈업이 기업화되면서 종돈수요가 늘어 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종돈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부는 전문 종돈장 위주로 지원해 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들 종돈장에서 공급하는 종돈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들 전문 종돈장에서 국내 종돈 수요 전체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대부분 일반 종돈장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종돈 개량을 위해서는 종돈 개량업무의 일원화가 시급한데 "종돈개량사업단"의 구성, 현재 종축개량협회 및 양돈협회 등의 개량사업을 한군데 집약할 필요가 있다. 종돈개량사업단은 개량기획업무, 종돈장 지도 관리 업무, 종돈등록 업무, 검정소 검정, 농장검정, 데이터베이스 사업 등을 총 망라하는 명실공히 종돈개량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흥철 사무관(농림부 축산정책과)=지난 98년 축산법 개정에 따라 종돈업이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된 이후 4년이 지난 현재 여러 가지 개선해야 될 부분들이 대두되고 있다. 종돈업이 신고제로 완환된 이후 능력없는 종돈장에서 싼 종돈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투자를 많이하고 종돈개량에 힘써온 종돈장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같이 잘하고 있는 종돈장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등록제 등을 통해 종돈장 관리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 부실 종돈장들의 등록 취소 등 행정적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축산업경쟁력사업의 일환으로 94년부터 98년까지 시설 현대화 지원을 해왔으며 95년부터는 5개 GGP 농장과 25개 GP 농장 등 전문종돈업 육성 사업을 추진 96년부터 본격시행 2000년도에 완결됐으며 지난해까지 이월사업으로 추진중에 있어 국내 종돈개량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종돈 개량에 대한 지원이 타축종에 비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은 학계나 업계의 책임도 있다. 새로운 사업을 지원키 위해서는 학계나 업계에서 지원을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데 이러한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핵돈군AI센터 설립", "종돈의 PSS유전자 검사", "육질검사", "산자수 검정" 등의 사업이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내년도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 우선 금년도 종돈의 PSS유전자 검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구제역 발생으로 사업 시행이 늦춰지고 있으나 연차적으로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또 내년도에 양돈협 검정소의 기능을 일부 개선, 육질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시설 보완을 위해 4억2천만원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핵돈군AI센터 설립을 지원 우수 종돈을 확보, 우수정액을 종돈장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종돈장간의 유전자를 공유시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의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민간차원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며 종돈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돈개량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 축소는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기반이 조성될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지만 기본 방향은 민간 주도로 종돈 개량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