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중국 남경에서 개최된 종돈 관련 컨퍼런스에 다녀오게 됐다.
중국은 모돈 숫자만 4천만두 정도라 하니 대충 계산하면 우리의 40배이고, 세계 양돈의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의 양돈업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돈이 많아 내년에 모돈 100만두를 줄인다는 얘기가 여러 양돈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이런 나라에서는 종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개량을 할까 매우 궁금했다.
세계 종돈회사의 각축장
이번 컨퍼런스에는 이름이 알려진 종돈회사라면 대부분 참석해 자사 종돈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Cooperl(Nucleus)는 하루 시간을 들여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해외 유명 종돈회사와 자체적인 개량을 시도하는 중국 종돈회사들도 기술을 소개했다
중국 종돈회사로는 Best Genetics(家育种业集团), WJHA(万家好) 등이 특히 눈에 띄었다.
중국은 나라가 크다 보니 지역별로 비육돈의 선호도가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서쪽은 지방이 많은 돼지를 선호한다고 하고, 동쪽은 지방이 적은 돼지를 선호한다고 하니 여러 종돈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중국내 종돈 개량, 아직은 목마름
개인적으로는 거의 10년 만에 중국의 국가 개량 관련 현황에 대한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뚜렷하게 우상향의 개량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세계 유명 종돈장에서 배울 게 많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중국도 자체적인 돼지개량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1단계(09~20년)는 기초를 만들고, 2단계(21~35년)는 심화하는 단계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이 목표 중 재래종에 대한 항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에서 인정한 핵심육종사육장이 108개소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87개소는 개량종, 13개소는 토종, 그리고 8개소는 인공수정센터로 등록이 돼있다.
개량 모돈군이 16만7천600여두라고 하니 그 사이즈 만큼은 역시 세계 최고다.
우리와 다른 지표로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검정 종료체중을 2024년부터 120kg로 설정했다. 발표된 성적을 보니 총산 YY 14.5, LL 13.9두로 10년간 2.9, 2.4두가 증가됐다고 한다. FCR은 2022년부터 수집된 자료다 보니 조금 늦은 듯하지만 나름 열심이다.
개량 형질은 우리가 알고 있는 5가지 형질을 중점 개량(산자수, 도달일령, 등지방, 등심, 사료효율)하고 있었다.
유전체 자료는 7만5천건을 수집했다고 하는데 이 칩은 중국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해 유전 평가에 반영, 선발함으로써 기존보다 개량효율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당연히 우리나라 네트워크 사업과 같이 혈연연결도 진행한다.
중국 종돈산업의 장기적인 과제로 더 많은 유전체 자료의 필요성, GP-PS 자료 수집과 평가, (스트레스 같은) 비정형 형질의 계량화 자료수집, 센서 데이터 수집 및 유전자 편집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렇게 개량의 최첨단을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혈통, 검정자료의 정확성이 언급된 것을 보면 역시 전통적 개량의 중요성은 여기서도 부각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갖게 된다.
제조업, AI의 발달, 개량도구의 자체 개발
규모가 매우 커서일까? 중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북미, 유럽의 돼지 육종 관련 도구 등을 스스로 생산해 나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는 60k SNPs chip도 자국산이 있었고, 사료섭취량 측정기, B-모드 검정용 초음파 육질측정기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부적으로 이용하고 있있다. RFID 이표를 이용한 기록관리 프로그램 등도 외국산 프로그램과 경쟁하며 점차 시스템화 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들 제품을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해외판매를 시도하고 있었다.
운 좋게 아시아에서 가장 큰 종돈장으로 언급된 종돈 회사의 오너를 만나 밤늦게까지 따로 설명을 듣는 영광(?)도 갖게 됐다.
지역적인 가축질병 비발생, 즉 지역화를 내세워 중국 최초로 몽골로 종돈을 수출했고, 가능하면 한국에도 수출(?)하고 싶다는 포부도 들었다. 궁금하면 보여 줄 테니 언제든지 오라는 얘기와 함께… .
아직은 주 6일, 하루 12시간 근로하는 게 일반적인 나라이고 우리와 전체적인 생산성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규모화된 양돈 시장의 잠재력은 너무 크게 느껴졌다.
더구나 알려진 새로운 기술은 모두 시도하고, 해외에도 종돈을 수출하려 한다니, 앞으로 중국 종돈이 어떻게 개량이 될까 매우 궁금하고 우리에게도 어떤 영향이 있지 않을까 위기감이 들기도 했다.
중국은 외국에서 수입한 종돈, 도입 후 중국에서 개량한 돼지 그리고 토종돼지를 개량하는 시스템이 혼재돼 있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 개량을 위해 열심히 애쓰는 모습이 고무적으로 보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