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수급은 우유·유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사람과 이를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사람간의 총량적 물량관계이다. 그리고 이 양자간의 관계를 물동으로 원활하게 연결시키고 서로 반응케하는 것이 유통과 가공이다. 따라서 우유수급의 안정을 기하는데 당사자가 되는 주체는 공급자, 소비자 및 유통인이며, 직접 당사자는 아닐지라도 정부가 이에 관여되고 있다. 이러한 구도에 입각하여 지난해의 원유수급관련상황을 조명해 보고 새해의 그것을 전망해 본다 △ 지난해 우유수급관련상황 먼저 수급의 기본인 물량면에서 2002년 11월 현재의 우유수급실적을 보면 국내산 우유·유제품 공급은 2백33만9천톤(원유기준)이고 잉여원유를 가공한 분유재고는 1만7천5백28톤(진흥회소관 35%, 유업체소관 65%)이다. 유제품 수입은 치즈 2만5천9백26톤, 혼합분유 2만5백27톤, 탈지분유 3천8백21톤, 전지분유 1천5톤 등이고 원유로는 59만3천톤 상당량이다. 이와 같은 실적물량을 기초로 하여 2002년도의 국내 총공급 원유량은 3백19만9천톤으로 추산되며 그중 국내산은 80% 수준이다. 둘째 수급관련 주체의 이해관계 조율면에서 2002년의 전개 양상을 되짚어 보면 소비자는 우유·유제품 소비를 기대하는 만큼 해주지 않았고 유가공업체는 회사경영전략상 종합식품화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으며 원유를 가공해 오던 일부 낙농·축산업협동조합이 채산성 악화 및 경영부실로 통폐합됨으로써 시유의 시장공급이 위축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또한 낙농진흥회는 원유 잉여를 해소하기 위해 잉여원유차등가격제도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으나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낙농진흥회 탈퇴 등으로 말미암아 집유일원화제도 운영기반이 취약해 졌다. 셋째 수요확대 추진면에서 관련주체들이 소비자에게 여러 측면의 서비스를 제공하였는 바 각종 행사시 소비촉진용 시유 무료제공, 여러 직장의 협조를 받는 우유더마시기캠페인 전개, 라디오·텔레비젼을 활용한 우유의 좋은 점 홍보, 초·중·고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용 시청각 교재 제작배포, 여성 낙농인들의 우유를 소재로 한 음료조제 및 음식만들기 시연, 우유관련 만화 및 홍보물 제작·배포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였다. 끝으로 수급안정을 기하기 위한 시책관련 사항을 보면 수급과잉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지난해 초에 ‘한달동안 젖소3만두 도태’라는 대책이 1차 추진됐으나 두달에 걸친 2만9천5백44두(자연도태추세감안시 강제도태 1만4백35두 수준)에 그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어서 제시된 바 있던 ‘체세포 하위등급에 대한 페널티 강화’대책은 그것이 질 낮은 우유삭감을 통해 잉여해소를 도모해 보자는 발전적 방향을 지니고는 있었지만 낙농가의 강력한 반대로 시행이 유보됐다. 이로서 ‘정부재정지원에 의한 잉여원유 수매’방식의 수급대책추진은 재원고갈로 말미암아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고 추가적인 지원범위도 WTO규약상의 농업보조지원 한계를 고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낙농진흥회의 원유잉여대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개별 유업체로서도 재고누증으로 인한 경영압박이 가중됐다. 상황이 이렇듯 악화됨에 따라 보다 근본적인 제도마련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잉여원유차등가격제가 2002년 10월16일 도입, 시행됐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자체집유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업체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궤(軌)를 같이 하는 원유잉여감축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잉여원유의차등가격제도 폐지, 쿼터제 도입, 낙농진흥회 탈퇴, 낙농진흥회 철폐주장 등의 반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낙농진흥회가 있음으로 해서 정부가 수급조절자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면, 또한 유업체가 낙농가에 대한 감산조치를 유보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만큼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자에 돌아갔을 것이다. 또한 쿼터제를 도입하기로 한다면 총체적인 쿼터물량기준을 정함에 있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잉여원유를 포함해서 할 것이냐, 아니면 이를 제외하고 할 것이냐, 포함해서 한다면 잉여분에 대한 처리부담은 누가 할 것이냐, 쿼터제의 운영을 위해서는 이를 총괄 관리할 주체와 운영기반으로서의 집유일원화가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합의가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 2003년 전망 2002년의 수급관련 기조속에 몇가지 배태된 변화의 꼭지가 수급과잉개선에 기여해 나갈 것으로 본다. 첫째 물량공급면에서는 공급물량의 감축과 수요확대 노력으로 어느정도의 수급안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공급중 국내 생산에 있어서는 상당수준(10∼20%)감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유제품 수입면에서는 국내산 유제품의 우선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낙농진흥회가 추진하고 있는 수요업체와의 중장기성 계약으로 수입량이 상당수준 감축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요확대 면에서는 일상생활 속의 우유 다양화 소비패턴개발 보급, 인터넷상의 우유세계(포탈사이트)구축 및 산업현장과의 ON-OFF line 연계를 통한 새로운 패턴의 우유소비촉진 캠페인 전개(진흥회 준비중), 군급식 회수 늘리기를 비롯한 여러소비확대 대책들이 그 성과를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우유수급 관련 주체 간에는 원유거래계약, 유제품 수입량의 결정 등에 있어 어렵기는 하겠지만 한 이불 속 등돌리기 식의 협조 관계가 유지·개선되고, 이제까지의 원유만을 대상으로한 수급관리 방식에서 수입유제품까지도 범위에 넣는 수급관리 방식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다. 넷째 낙농진흥회는 집유일원화 제도의 잠재적 이점을 발굴, 활용함으써 낙농·유업 발전의 견인차로 거듭 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낙농발전을 확보할 근본적 제도 마련의 기회로 삼고자 지난해에 낙농진흥회가 발주한 용역연구결과(중장기원유수급안정대책)의 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며, 이를 통해 관련주체간에 빚어졌던 갈등이 해소되고, 발전을 위한 상호협조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 맺는말 현행의 원유범위에 머물고 있는 우유수급 관리는 수입유제품 시장까지를 망라, 조율 할 수 있는 체제로 차원이 높아져야 하고, 명실 공히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시책적 지원과 더불어 민간부문의 관련주체간에 서로가 상대방에 조율시킬 수 있는 우호적 협조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새해에는 이를 향한 내딛임이 가시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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