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기후정책서 농업 규제 철회…“우리도 기후 목표 규제 풀어야”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EU 집행위원회가 그 어느 나라 보다 강력한 기후정책에서 농업은 아예 제외시켰다. 그동안 EU 정책을 롤 모델로 삼아왔던 우리 정부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EU 전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농업분야에 대한 목표는 삭제됐다. 2015년 대비 30% 감축이라는 초안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살충체 감축 법안도 폐기됐다. 현지 언론 등은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최근 EU 각국에서 트랙터 시위가 이어지는 등 성난 농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EU 집행위원회가 추진해 온 기후정책이 당초 기대와 다른 부작용을 유발하며 농가들이 반발하고 있는 현실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 정부의 기후목표와 규제에 강한 우려를 표출해 왔던 국내 농축산업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EU 기준에 준한 동물복지 정책은 물론 ‘농업분야 2050 탄소중립 대책’을 통해 2018년 기준 2천12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600만톤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발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축산분야에 저감목표의 대부분이 집중되면서 축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환경부는 탄소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양분관리제 도입을 통한 사육두수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 아래 최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업계에서는 EU 마저 기후대책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 전면 폐기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 역시 관련 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강원대학교 박규현 교수는 이와 관련 “EU의 농업분야 기후대책은 식량안보가 전제다.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생산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농가의 경영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며 “하지만 이상과 다른 현실과 맞닥뜨리며 각종 기후 관련 규제로 인해 산업이 버틸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고, 이로 인해 농가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식량안보를 담보하되,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농어촌과 농어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EU와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인 탄소저감 대책이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규현 교수는 “반추위 가축의 메탄가스 저감 대책이나 저단백사료 직불제 등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방법이 탄소저감 대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부터 문제”라며 “실현 가능한 목표를 마련하되 접근하기 쉬운 방법부터 시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EU의 농업분야 기후대책이 일단 유보된 것일 뿐 어떤 형태로든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대책에서 대폭 개선된 수준의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보여주기식’ 탄소저감 정책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시각에서 전문가 집단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토대로 실현 가능한 목표 설정 및 대책 수립과 전개를 주문하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4-02-28
“국산치즈 시장 확대, 목장형유가공이 대안”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국내 치즈시장의 규모는 날이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산치즈는 수입산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 식단의 서구화로 치즈는 단순히 간식의 개념을 넘어 우리 식탁의 일상적인 식재료로 안착했다. 코로나19 이후론 홈술·혼술 문화 확산으로 안주용 치즈 소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aT FIS(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치즈 총 소비량은 18만9천톤으로 2018년 대비 22%가 증가했으며, 1인당 치즈 소비량은 약 3.7kg으로 동기간 대비 68.2% 늘어났다. 국내 치즈생산액 또한, 2018년 이후 연평균 5.4% 증가, 2022년엔 전년대비 13.1%가 늘어난 7천59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국내 치즈시장의 성장이 수입치즈 중심으로 이뤄지며 우유자급률을 갉아먹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낙농진흥회의 낙농통계연감을 살펴보더라도, 지난해 국내에 공급된 치즈량이 19만3천톤이지만, 이중 수입량은 80%(15만4천톤)이다. 원유환산량으로 계산하면 171만2천톤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음용유용으로 사용된 원 유량(169만톤)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K-FOOD의 인지도에 힘입어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치즈 수출도 탄력이 붙어, 2023년 치즈 수출액은 약 880만 달러로 4년간 평균 24.2%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제품의 성분함량을 확인해보면 네덜란드, 폴란드 등 해외국가의 치즈가 원재료인 것을 알 수 있다. 낙농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원유가격 탓에 국산치즈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서 생산되는 가공치즈에도 수입치즈가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치즈를 만들어 온 오랜 역사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수입 제품군과 공격적인 마케팅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서도 목장형유가공이 국산치즈의 명맥을 꿋꿋하게 이어가고는 있으나, 한정된 생산량과 제품군, 유통망 확보 및 품질관리 문제 등의 제약으로 하나의 특수시장쯤으로만 여겨지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치즈 수요 증가 추세에도 정작 국산치즈는 뒷전으로 밀린채 2022년 기준 자연치즈 생산량 2천756톤, 자급률은 2%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앞으로도 늘어나는 소비의 대부분을 지금과 같이 수입에 의존한다면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는 2026년을 기점으로, 우유자급률의 끝없는 추락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우유자급률 제고의 ‘키’를 쥐고 있는 국산치즈 활성화를 위한 기틀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정부가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함으로써 자국 치즈산업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낙농환경이 유사한 일본은 자국 치즈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치즈공방 지원 강화와 소비촉진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치즈자급률이 하락세이긴 하나 2019년 13.1%로 우리나라에 비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미국은 1970~1990년대 남는 원유를 치즈로 제조, 정부가 이를 수매해 사회취약계층에 보급했으며, 2016년도에도 5천톤을 수매해 가격조절용과 국가 비상식량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국산치즈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유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치즈 1kg 생산에 어림잡아 10배의 원유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산치즈 생산기반을 갖추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도입한 용도별차등가격제의 연착륙을 통해 수입산에 비해 뒤떨어지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유업체가 국산 원유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또, 다양한 제품과 품질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및 설비지원 등으로 목장형유가공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목장형유가공은 국내 유업체들이 접근하기 힘든 숙성치즈를 비롯한 자연치즈를 생산할 수 있고, 낙농가와의 대면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홍보창구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와 축협, 목장형유가공의 연계를 통해 비수기 잉여유를 저장성이 긴 치즈로 제조해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원유의 수급조절과 함께 고품질의 안정적인 치즈생산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4-02-21
논 하계조사료 사업 ‘가속페달’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전략작물직불제를 활용, 논 하계조사료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볏짚을 제외한 양질조사료는 동계조사료가 물량의 62%, 면적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하계조사료는 물량의 26%, 면적의 21%에 불과했다. 하계조사료의 경우 논의 쌀 과잉 생산 및 습해가 우려되는 작물의 특성상 옥수수, 수수류 등이 밭에서 주로 생산됐고 논에서의 재배는 일부에 해당됐다. 특히 수입건초 및 국내산 동계조사료 대비 상품성이 다소 낮아 축산농가 및 TMR 업체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수분이 많고 보관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돼왔다. 하지만 공급 과잉 추세를 보이고 있는 쌀의 수급 안정과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 제고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신설, 국회 심의 단계에서 논 하계조사료 품목이 반영됐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전략작물직불제는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었다. 목표면적 7천ha에 지원한도 ha당 430만원으로 총 30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지난해 전략작물직불제는 7천400ha의 면적에서 신청이 이뤄졌고 이 중 5천300ha가 이행, 72%의 목표를 달성했다. 올해는 사업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농식품부의 올해 논 하계조사료 재배 목표 면적은 9천ha로 관련 예산 역시 387억원으로 증액됐다. 하계조사료 재배 확대를 위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우선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쌀 생산조정에 참여해 조사료 재배로 전환한 농지를 중점적으로 확보했으며, 2024년 전략작물직불제 논 하계조사료 신청면적을 고려해 논 하계조사료용 사일리지 제조비, 종자비 예산을 시도별로 별도 배정할 예정이다. 또한 시도별 면적 할당제 등도 병행, 논 하계조사료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진흥원, 종자업계 등과 협업해 옥수수, 총체벼 등 국산 종자의 공급을 확대키로 했으며, 총체벼의 경우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급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옥수수와 수수류의 경우 국내산 종자를 우선적으로 확대하되 부족할 경우 수입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금까지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하계조사료의 품질 관리를 위해 조사료 생산 단계별 맞춤형 현장 지원을 실시, 논 하계조사료 생산 경영체 및 축협 등에 대한 기계장비 지원을 우선 배정하고 관련 예산의 증액도 검토하기로 했다. 판매와 관련해서도 생산과 연계한 논 하계조사료 판로를 연결하는 사전 매칭 등을 지원하고 실수요처의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논 하계조사료 참여 실적을 고려해 우수 지자체와 축협을 표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4-02-14
국민 주식, 밥 아닌 ‘축산물’…식량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농경연, 3대 육류 연평균 1인 소비량 증가세 전망 건강·식량안보 중요성 각인…곡물·채소는 감소 역행하는 물가정책, 대부분 축종 자급률 하락 초래 축산물이 우리 식탁에서 ‘주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 확인되면서 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4 농업전망대회’에서 소비자의 식문화 변화 등으로 3대 육류(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소비 증가와 7대 곡물(쌀, 보리, 밀, 콩, 옥수수, 감자, 고구마)과 5대 채소(배추, 무, 마늘, 고추, 양파), 6대 과일(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단감)의 소비 패턴 변화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7대 곡물과 5대 채소의 경우 1인당 소비량이 연평균 0.7%와 0.3%씩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3대 육류는 0.8%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며 희비가 엇갈렸다. 2023년 기준 1인당 소비량이 60.6kg로 추정된 3대 육류는 2033년 65.4kg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의 주식이 ‘밥’이라고 여겨졌던 과거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농업생산액 상위 10개 품목 중 축산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생산액 상위 5개 품목은 돼지, 미곡(쌀), 한육우, 육용계, 계란으로 미곡을 제외하면 전부 축산물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육류 수요 증가와 식량작물 수요 감소로 돼지와 한육우의 생산액 순위가 미곡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과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각인되면서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되는 육류를 많이 찾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체 농업생산액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42.9%에서 2033년 45.6%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렇게 축산물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농촌경제를 지탱해왔지만 정작 축산농가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세계 각국과의 FTA가 확대되며 관세 제로 시대를 앞두고 수입이 증가하고 있고 생산비 상승 등은 농가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정부가 할당관세(0%) 수입 물량을 늘리며 대부분 축종의 자급률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체식품 시장도 축산업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평가 받는다. 농경연은 대체식품과 관련 “우리나라 국민의 대체육에 대한 선호도와 유전공학기술 발전 속도의 불확실성이 커 분석 자료에 반영을 하지 않았지만 일반 육류에 비해 환경오염물질 발생이 적고 사료전환 효율이 높은데다 가축전염병 위험에서 벗어나는 등의 장점으로 새로운 먹거리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위협 요소를 안고 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축산물을 매우 사랑하고 있음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소비량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은 시장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축산업계는 “축산업을 국가에서 성장산업으로 여기고 이에 걸맞는 축산업을 진흥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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