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유래 사료원료 관리체계 공백 논란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자돈사료에 이용되는 국내산 돼지 혈장단백질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것을 계기로 동물 유래 사료 원료에 대한 안전 관리체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현행 사료관리법으로는 각종 가축전염병에 대한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 사료 전문가는 “악성가축전염병 발생 국가에서 생산되는 돼지 혈액 제품은 원칙적으로 수입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구제역과 ASF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별다른 제한없이 국내산 돼지 혈액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법률적으로는 악성 가축전염병 감염축 출하와 도축이 불가능한데다, 돼지 혈액의 사료 원료화 과정에서 고온 처리를 거치며 각종 바이러스가 사멸되는 만큼 지나친 비약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3일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당진 양돈장의 사례처럼 방역시스템에서 미처 거르지 못한 감염축이 출하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돼지 혈액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혈장 제조공정 등 환경이 오염, 가공 이후 단계에서 기계적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럴 경우 현행 제도하에서는 어떠한 제한도 없이 오염된 사료가 자유롭게 유통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장 큰 허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행 사료관리법에서는 사료원료의 제조 및 가공 시설 기준과 함께 일부 중금속, 곰팡이 독소, 세균 및 대장균 정도만을 유해물질로 구분, 관리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축 질병에 대해서는 소 등 반추동물의 소해면상뇌증(광우병)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료 사용이 금지된 동물 부산물의 사용 제한 수준이 전부다. 사료검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동물 유래 제품이라도 품질 및 안전성 검사는 기본적인 성분과 유해물질에 대해서만 이뤄지고 있다”며 “가축질병에 대한 병성감정을 실시할 법률적 근거는 물론 검사 장비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ASF 유전자가 검출된 국내산 혈장 제품 역시 사료검사 기관으로 지정된 일부 대학 연구실에서 보관중인 시료였지만 정부의 일제 ASF 검사 이전에는 어떠한 질병 검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최근 ASF 의심농장에서 채취한 사료 시료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먼저 보낸 뒤 검역본부에 의뢰하는 형태로 ASF 바이러스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것도 이러한 제도적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다른 법률 역시 가축전염병의 오염을 막을 수 있는 별도의 관리규정이 없다보니 ASF가 급격히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물유래 사료원료에 대한 방역당국 차원의 점검이나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미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정부 차원의 일제 검사 이전까지는 동물 유래 사료원료 제품에 대한 병성감정은 이뤄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ASF 유전자 검출 이후 모든 화살이 사료업계로 집중되고 있다”며 “허가받은 업체에서 생산된, 허가받은 제품만을 사용한 만큼 우리도 피해자”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 악성가축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동물 유래 사료원료의 사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거나 환경검사와 병성검사 등을 거쳐 조건부로 사용을 허용하는 등 보다 세심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그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2-25
미국발 영양지침 대전환…축산물 인식 ‘확’ 바뀐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우리나라가 축산물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 변화의 흐름을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는 지난 1월 7일 육류와 유제품 등 단백질 위주로 구성된 ‘미국인을 위한 새로운 영양지침’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2025-2030)을 발표했다. 빵과 쌀, 파스타 등 탄수화물에 초점을 맞추되, 고기와 지방 섭취를 제한했던 이전의 지침을 사실상 30년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를 통해 매끼니 붉은고기와 계란, 가금류, 해산물, 콩, 견과류 등 고도의 가공품이 아닌, ‘진짜 식품’ (Real Food)의 섭취를 권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미국 현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언론 매체들이 미국의 영양지침 개정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는 한편 각계 전문가를 통해 그 의미를 평가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축산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만큼 축산물 위주의 고칼로리 식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우리 국민들에게 뿌리깊게 자리매김해 있음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축산물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 변화는 비단 미국 연방정부의 새로운 영양 지침에서만 확인된 게 아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 2020년 돼지기름(라드)을 ‘세계 슈퍼푸드’ 8위에 선정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BBC Future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에 포함시키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축산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저탄고지’ 이상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언론 보도 외에 축산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미국의 새로운 영양지침 발표 이전 시점이긴 하나 보건복지부가 2025년 개정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역시 탄소화물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국내 축산업계 마저 악성 가축전염병 확산 등 당장의 현안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보니 축산물을 중심으로 한 영양 기준이나 소비자 인식의 변화를 주도할 핵심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최윤재 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이와 관련 “미국의 새로운 영양지침이 ‘한국형 식단’ 의 가이드 라인을 개편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노인, 청소년, 군 급식을 우선으로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 비중을 늘리고, 탄수화물은 줄여나가는 정책과 민간 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영양지침과 마찬가지로 양질의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야채, 과일 등은 상단에, 곡물은 하단에 위치하면서 ‘진짜 음식’ (Real Food) 섭취를 유도하기 위한 역피라미드 모형의 식단 도입도 제안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2-13
ASF 확산에 백신카드 부상… “국산 개발 서둘러라” 여론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따라 ASF 백신 개발·출시를 서둘러줬으면 하는 양돈농가 바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접종을 통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상당 부분 안정을 찾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달 들어 지난 8일 기준으로 전북 고창, 충남 보령, 경남 창녕, 경기 포천· 화성, 전남 나주 등 6건 ASF가 나왔다. 올해로 넓히면 총 10건이다. 지난해 총 6건 발생을 한 달여 만에 벌써 뛰어넘었다. 양돈농가는 소독, 출입 통제 등 차단방역에 나선다고 해도 혹시 ASF 바이러스가 내 농장에 침투, 돼지를 감염시키고 전파시킬까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백신을 접종해 돼지 개별 면역을 높여놨다면, 이렇게 조마조마하지는 않을 텐데라며 ASF 백신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토해낸다. 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효성·안전성이 확실하게 검증된 ASF 백신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ASF 백신을 쓰고는 있지만, 여전히 유효성·안전성이 불완전하다는 평가다. 특히 백신주 전파, 병원성 회복, 체내 잔류, 야외주와 재조합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오히려 백신 중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세계적 ASF 발생·확산 추이를 볼 때, “백신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라며 ASF 백신 개발·출시에 패스트 트랙을 놔야 한다는 요구가 강력 제기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수출 등 ‘매출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여러 동물약품 업체들이 ASF 백신 개발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한 다국적기업은 지난해 학술대회를 통해 실험 결과 등을 알리기도 했다. 중앙백신연구소, 케어사이드, 코미팜 등 국내 동물약품 업체 역시 국내 분리주 또는 해외 분리주를 활용, ASF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중 일부 업체는 국내 실험실에서 효능·안전성을 확인한 후 외국에서 막바지 야외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등 개발 속도도 빠르다. 특히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 지난해 5월 제시한 가이드 라인에 맞춰 실험, 유효성·안전성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멧돼지용 미끼백신, 백신접종·야외감염을 구별할 수 있는 DIVA 백신 등 다각적으로 ASF 백신이 개발 중이다. 해당 업체들은 수출용 허가, 국내 BSL2 시설 생산, 외국 시설에서 제조 허용 등 탄력적으로 제도를 적용해 국내 ASF 백신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방역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업체 설명대로라면 ASF 백신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고, 비상 시 즉각 투입될 수 있는 태세도 그리 멀지 않았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ASF 백신 사용에 여전히 신중하다. 예를 들어 WOAH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도 그것은 최소한 보장일 뿐이라며 보다 광범위한 야외 임상실험 등을 통해 안전성 우려를 완전 해소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1·2형 재조합 등 새롭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변이주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방어력을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 등 양돈선진국도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ASF 백신 사용에 부정적 견해를 견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앞으로 ASF가 계속 확산된다면 백신 출시·사용 요구는 더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양돈산업계 중론이다. 한 양돈농가는 “ASF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최대 양돈산업 위협요인이다. 쓸지 말지 여부는 나중에 정책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백신 개발은 지속 양돈산업에 큰 힘이 될만하다. 우수 ASF 백신 개발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2-10
설 명절, 가축질병 확산 ‘분수령’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와 같은, 아니 그 이상 빈틈없는 철통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올 들어 고병원성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 악성가축 전염병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까닭이다. 더구나 설 명절에는 사람, 차량 이동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번 설 명절이 ‘전국 확산 최대 고비’라는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고병원성AI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이번 겨울(2025/2026년 시즌) 가금농장에서만 무려 38건의 고병원성AI가 확인됐다. 경기(9건), 충북(9건), 충남(8건), 전남(8건), 전북(3건), 광주(1건)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야생조류에서도 41건 나왔다. 더욱이 야생조류에서 검출은 2025년 10월 2건, 11월 11건, 12월 10건, 2026년 1월 18건 등으로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2월까지는 고병원성AI가 지속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ASF는 올 들어서만 6건(2월 3일 현재)이 발생했다. 지난해 총 6건을 한달 여만에 따라잡을 만큼 폭발적이다. 강원 강릉(1월 16일)을 시작으로 경기 안성(1월 23일), 경기 포천(1월 24일), 전남 영광(1월 26일) 등 전국을 종단하는 듯한 양상이다. 2월 들어서도 전남 영광 발생농장의 역학농장인 전북 고창의 양돈장에서 양성이 추가 확인되고, 3일에는 충남 보령 양돈장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충남 보령 양돈장의 경우 양돈주산지인 홍성에 인접, 10km 거리내에 221호·57만449두가 사육되고 있다. 이대로 묶이면 단일 방역대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구제역은 지난 1월 30일 인천 강화군 소 농장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4월 13일 전남 무안군 돼지 농장 이후 9개월여만이다. 국내에서 백신접종하고 있는 구제역 O형 혈청형이다. 유전자분석 결과, 2022년 미얀마 발생 바이러스와 일치도(97.79%)가 높고, 2025년 영암과는 92.57% 일치도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에서 바이러스 유입 이후 백신 미접종 또는 항체형성 미흡 개체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악성가축질병 뿐 아니다. 축산현장에는 소바이러스설사병(BVD), 돼지 PRRS, 닭 전염성기관지염(IB) 등 전염성이 높은 소모성 질병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생산성을 갉아먹고 있다. 많은 방역 전문가들은 설 명절을 타고, 가축질병이 퍼져나간다면 국내 축산업 경쟁력 하락은 물론 자칫 사육기반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출입자 관리, 축산차량 소독, 구제역백신 접종 등 국경검역 및 야생멧돼지 포획 강화 뿐만 아니라 양축현장의 방역수칙 준수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역설적이게도 가축질병은 크게 감소했다며, 현 가축질병 상황을 ‘축산에서 코로나19’라고 인식, 각종 모임과 외국여행을 삼가고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하는 등 꼼꼼한 방역을 촉구하고 있다. 방역당국 역시 이번 설 명절에 대비, 총력 방역태세에 들어갔다. 예를 들어 농림축산식품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야생멧돼지 수색·포획), 국방부(민통선 이북 소독) 등 관계부처와 협력, ASF 차단방역에 나섰다. 구제역에 대해서는 임신축, 어린가축 등 취약 개체에 대해 백신접종 이력을 점검하고, 필요 시 보강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가축전염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가축질병은 조그만 빈틈을 파고든다. 축사 내 방역복 착용, 장화 갈아신기 등 방역활동 하나하나가 가축질병으로부터 축산업을 지켜내는 힘이다. 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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