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축산인 “살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2022.08.11 17:00:06

축산인 8천여명 서울역 앞서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치솟는 사료값 방관수입육 가격만 올린 물가 대책

축산업 말살 정부 행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정치권도 농가 생존권 지킬 것정책 바로잡기 총력 다짐

 

이것은 살고 싶다는 외침이다.

축산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가 11일 서울역에서 축산농가 8천 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축산 생존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축산농가들로 일대 교통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비대위 소속 축산단체장들은 현 정부의 결정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강력한 투쟁 의지를 천명했다.


김삼주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축산 생존권 사수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물가 안정을 이유로 주요 축산물에 대한 무관세 수입을 결정했고 이에 따라 국내 축산업계와 농가들은 큰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수입 축산물의 가격은 정부의 예상과 달리 상승 중이라는 것이다결국 우리 축산농가만 때려잡고 있다""식량 전쟁의 시대에 살면서 식량산업인 축산업을 말살하고 있는 현 정부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고, 축산농가 모두가 어려워도 함께 싸워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농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다. 소통하지 않는 정부의 미래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축산농가들은 2년 동안 40% 이상의 사료가격 인상을 감내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뒷전이고, 무관세 수입을 단행해 축산농민을 압박하는 정부에 더 이상의 기대를 가지기 어렵다. 끝까지 투쟁하는 것 만이 길이다"라고 말했다.


대한한돈협회 손세희 회장은 "솔직한 심정으로 개탄스럽다. 이 나라 정부의 태도에 가슴이 멍든다. 농민은 이 나라의 약자다. 생산비 상승에 안 그래도 숨이 막힐 지경인데 우리가 지금 폭우에 젖은 아스팔트에서 소리치는 것은 잘 먹고 잘살자는 것이 아니다. 국민에게 고통을 주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살고 싶다는 것을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양계협회 이홍재 회장은 "정부가 축산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수입축산물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축산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정책이다. 이런 정부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목표를 이룰 수 없다. 강도 높은 투쟁을 축산인 모두 함께 이어나갈 것을 결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단에 오른 전국한우협회 김홍길 전 회장은 "오늘이 2026년이냐? 한미FTA 체결로 관세가 0%가 되는 것은 2026년이다. 이것은 정부 간의 약속이고, 국민과의 약속이다. 이렇게 하루아침에 뒤집어도 되는 것이라면 그렇게 어렵게 협상은 뭐하러 했던 것인가 묻고 싶다. 비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정부를 더 이상을 내버려 둘 수 없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 청와대 비서실, 보좌진, 행정부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 이상 이렇게 무시당하고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국민의 힘 홍문표 의원은 "전국이 큰 비로 정신이 없는 지금 우리 축산농가들이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는 현실적 문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방법을 찾는 것이다. 무조건 반대는 답이 될 수 없다. 수입을 개방함에 있어서도 괜찮은 품목을 먼저하고, 시간이 필요한 것은 조금 늦추고 해서 5~7년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추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아울러 사료와 질병, 유통, 분뇨의 4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휴경지 사료 재배에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 자급률을 높이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치솟는 사료값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정부는 주요축산물에 대한 무관세 수입을 결정하면서 씻을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무관세 수입은 정책효과는 불분명하고축산농가만 죽어나는 정책이 됐다. 농민도 우리 국민이다. 물가 잡기 위해 농가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은 당장 폐기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일상을 포기하고 이곳에 올라온 축산농가의 심정에 절실함이 느껴진다. 정부의 축산정책 때문에 생존의 기로에 섰고 이것을 바로잡자고 오늘 이곳에 오신 것이다. 사료값은 올랐고, 축산물 판매가격은 내렸다. 농가를 쥐어 짜는 상황이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끝까지 우리 축산농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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