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부환경에 휘둘리는 ‘식량 주권’ 탄탄한 기반 위에 바로 서야 한다

2022.10.05 13:53:08

진삼성 조합장(사천축협·농협사료 이사)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던 사료곡물과 조사료 가격이 올들어 더 크게 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해외 조사료 주산지의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해 사료용 옥수수 가격이 올 상반기에만 전년 평균 대비 29% 올랐으며 수입 조사료 가격은 21%, 해상운임은 31% 상승하는 등 사료원료와 운임 모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지타산’ 이라는 미명 아래 수입에 의존해 왔던 사료원료는 세계 곡물가격의 상승에 따라 가축 생산비와 고기 가격에 충격을 주고, 이는 또 다시 연관산업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민건강의 근본인 ‘밥상 물가’ 를 흔드는 빌미가 됐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 보면 해바라기유의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을 계기로 수출경로를 차단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식량보호주의를 내세우며 식용팜유와 밀 수출을 금지, 국내 밥상 물가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외부환경으로 인해 국민들이 겪고 있는 최근의 혼란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식량전쟁의 심각성과 식량안보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식량 생산의 아킬레스건을 잡고 있는 각국의 식량보호주의가 더 확산이 되기 전에 정부가 우리 먹거리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도록 국가 식량계획의 새판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1960~1970년대를 거치며 산업화라는 명목 아래 1차 산업에서 굴뚝산업으로 전환이 이뤄졌고 오늘날에는 그 무게 중심이 6차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 생활의 윤택함이 더해졌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 즉, 생명을 지탱 할 수 있는 근원은 1차 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간과해선 안된다. 

이 때문에 1차 산업이 또 다른 이름인 ‘생명산업’ 으로 불리우며 유수의 선진국들이 1차 산업을 발전·유지시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지원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 1인당 육류소비량은 OECD 평균에는 못 미치지만 2020년 기준 54.3kg으로 쌀 소비량 57.7kg의 94%까지 따라 붙으며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요 먹거리로 자리매김 해 왔다. 조만간 쌀 소비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주식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내기 위해 사료원료의 자급은 당연히 선행돼야 할 과제다. 

단적인 예로 없어서는 안 될 사료의 주요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옥수수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사료용 옥수수의 자급 대책이 생명산업의 기반을 다져 나가기 위한 눈앞의 과제가 될 것이다. 그것이 식량 주권, 식량 안보의 첫 걸음이다.

식량 산업이 지속 될 수 있는 기반은 반드시 마련돼야 하며 단순히 경제논리만 따져서도 안 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유휴농지 및 이모작의 효율적 관리, 하천부지와 간척지를 활용한 조사료 생산 확대를 통해 식량 생산의 밑바탕이 되는 사료 원자재의 자급률을 높여 외부환경과 국제정세에 흔들리지 않는 식량 산업의 든든한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진삼성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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