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삼성 조합장(사천축협·농협사료 이사)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던 사료곡물과 조사료 가격이 올들어 더 크게 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해외 조사료 주산지의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해 사료용 옥수수 가격이 올 상반기에만 전년 평균 대비 29% 올랐으며 수입 조사료 가격은 21%, 해상운임은 31% 상승하는 등 사료원료와 운임 모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지타산’ 이라는 미명 아래 수입에 의존해 왔던 사료원료는 세계 곡물가격의 상승에 따라 가축 생산비와 고기 가격에 충격을 주고, 이는 또 다시 연관산업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민건강의 근본인 ‘밥상 물가’ 를 흔드는 빌미가 됐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 보면 해바라기유의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을 계기로 수출경로를 차단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식량보호주의를 내세우며 식용팜유와 밀 수출을 금지, 국내 밥상 물가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외부환경으로 인해 국민들이 겪고 있는 최근의 혼란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식량전쟁의 심각성과 식량안보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식량 생산의 아킬레스건을 잡고 있는 각국의 식량보호주의가 더 확산이 되기 전에 정부가 우리 먹거리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도록 국가 식량계획의 새판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1960~1970년대를 거치며 산업화라는 명목 아래 1차 산업에서 굴뚝산업으로 전환이 이뤄졌고 오늘날에는 그 무게 중심이 6차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 생활의 윤택함이 더해졌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 즉, 생명을 지탱 할 수 있는 근원은 1차 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간과해선 안된다.
이 때문에 1차 산업이 또 다른 이름인 ‘생명산업’ 으로 불리우며 유수의 선진국들이 1차 산업을 발전·유지시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지원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 1인당 육류소비량은 OECD 평균에는 못 미치지만 2020년 기준 54.3kg으로 쌀 소비량 57.7kg의 94%까지 따라 붙으며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요 먹거리로 자리매김 해 왔다. 조만간 쌀 소비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주식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해 내기 위해 사료원료의 자급은 당연히 선행돼야 할 과제다.
단적인 예로 없어서는 안 될 사료의 주요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옥수수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사료용 옥수수의 자급 대책이 생명산업의 기반을 다져 나가기 위한 눈앞의 과제가 될 것이다. 그것이 식량 주권, 식량 안보의 첫 걸음이다.
식량 산업이 지속 될 수 있는 기반은 반드시 마련돼야 하며 단순히 경제논리만 따져서도 안 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유휴농지 및 이모작의 효율적 관리, 하천부지와 간척지를 활용한 조사료 생산 확대를 통해 식량 생산의 밑바탕이 되는 사료 원자재의 자급률을 높여 외부환경과 국제정세에 흔들리지 않는 식량 산업의 든든한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