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메탄 저감을 위한 효율적인 길

2022.10.26 14:27:59

[축산신문]


박규현 강원대 교수


우리가 흔히 온실가스라고 부르는 가스들은 대기 중에 존재할 수 있는 일생(lifetime)이 각각 다르다. 여러 연구 자료들에 따르면 메탄(methane, CH4)은 발생하고 사라질 때까지 약 11.8년,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N2O)는 약 109년이 걸린다고 하며 이 기간 동안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온실가스들은 이러한 일생 뿐 만 아니라 온실효과의 힘도 다르다.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CO2)의 20년간 온실효과를 기준으로 지수화 하였을 때(즉,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를 1이라고 했을 때 다른 온실가스들의 온실효과;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GWP)라고 부름), 메탄은 56~96, 아산화질소는 264~289에 이른다. 즉 20년 기준으로 메탄은 이산화탄소 대비 56~96배, 아산화질소는 264~289배 높은 온실효과를 보인다는 의미이다. 과학자들은 위 데이터를 보고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 대비 더 높은 온실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메탄은 아산화질소보다 더 짧은 일생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메탄을 줄이면 빠른 시간 내에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UNEP(유엔환경계획)과 Climate and Clean Air Coalition(기후와 환경대기 연합)은 위와 같은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지구에 존재하는 메탄을 평가하고, 메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비용과 그 이점을 설명하는 보고서(Global Methane Assessment : Benefits and Costs of Mitigation Methane Emissions)를 2021년에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산업혁명 이전의 평균 온도 대비 1.5℃ 상승 이내로 현재 지구 평균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메탄을 줄이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30년까지 사람이 배출하는 메탄 배출량을 최대 45%(약 180 백만 톤/년)를 감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이 경우 2040년까지 예상 상승 온도 중 0.3℃를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사람에 의한 메탄 배출량은 지구 전체 메탄 배출량의 절반이 넘으며, 그 중 농업부문에서 약 40% (축산 : 약 32%, 쌀농사 : 약 8%), 화석연료부문에서 약 35%, 그리고 폐기물부문에서 약 20%가 배출된다고 하였다. 농업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80%(전체 메탄 배출량의 32%)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축산의 역할이 큰 것처럼 보이고 사람들은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보고서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를 평가했다. 메탄 감축 목표 45%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들 중 쉽게 메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부터 약 30%를 줄일 수 있다고 하며, 이 감축량의 절반은 화석연료 부문에서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감축 비용이 낮거나 혹은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는 기술들이 화석연료부문과 폐기물부문에 있다고 한다. 지역별 메탄을 줄일 수 있는 분야를 보자. 유럽과 인도는 폐기물부문; 중국은 석탄과 축산; 아프라카는 축산, 석유, 가스; 중국와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은 석탄과 폐기물; 북미와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남미는 축산이라고 하며, 저비용으로 줄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화석연료부문과 폐기물부문이라고 하였다.

우선 화석연료부문을 보자. 2030년까지 석유와 가스에 의해 배출되는 메탄을 줄이는 기술의 약 80%, 석탄의 그것은 약 98%가 저비용 또는 돈을 버는 기술이라고 하며 각각 2천900만~5천700만 톤/년, 1천200만~2천500만 톤/년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폐기물부문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줄이는 기술의 최대 60%가 저비용 또는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하며 2천900만~3천600만 톤/년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반면에 농업의 경우 약 3천만 톤/년을 줄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쌀농사에서 600만~900만 톤/년, 축산의 경우 그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4천만~4천200만 톤/년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농업 부문에 제시되는 방법들은 그 비용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보고서에서는 이것 보다는 행동변화 방법과 정책으로 음식물 쓰레기와 손실(food waste and loss) 감소, 가축 사양기술 향상, 건강한 식단 적용 등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6천500만~8천만 톤/년을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메탄을 줄이는 기술들이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반영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감축량 접근법과는 다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위 내용으로 보면, 농업부문에서 메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메탄 감축에 대한 비용 대비 효과는 낮기 때문에, 가축 사양기술 향상 등을 통해 메탄 감축 목표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농림축산식품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의 재원으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재단법인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의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효율적 축산기술이 개발·적용된다면 위 보고서가 제시한 가축 사양기술 향상 방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축산은 여러 분야가 연관된 산업이기 때문에 축산 한 분야에서의 감축보다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축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다른 분야에서 감축되도록 하는 방법도 고민해야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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