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현장> 제주 다인목장영농조합법인

2022.12.07 09:15:26

낙농가가 기업 유가공장 인수…국내 첫 사례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1985년 설립된 제주우유는 2011년 삼양식품에서 인수 후 삼양제주우유로 이름을 바꾸고 30여년이 넘도록 지역 낙농산업 발전과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해 온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이러한 삼양제주우유가 최근 다인목장영농조합법인(대표 김정욱)에게 인수되면서 농업회사법인 제주우유로 탈바꿈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제고를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다인목장영농조합법인의 김정욱 대표를 만나보았다.

로봇착유기 8대 도입…전자동시스템 기반 규모화 박차
국내 목장 중 최다 저지소 보유…유제품 생산·판매 계획

원유 처리 ‘하루 30톤’ 증량 계획

부모님을 따라 내려온 제주에서 낙농을 시작한지 30년을 훌쩍 넘긴 김정욱 대표는 올해 4월 그의 낙농인생에 있어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삼양제주우유 유가공장을 인수한 것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납유를 하던  곳과 계약을 끝내고 새로이 임가공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우유가 남는 상황이었고, 제주도의 상황은 더 심각했기에 우리 목장의 우유를 받아줄 곳이 없었다”며 “그러던 중 계속되는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삼양제주우유 인수 제안을 받게 됐다. 당장에 내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받아줄 곳이 필요했던터라, 제주 농가들과 협력해 청정 자연에서생산한 우유로 특화된 사업을 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제주우유는 다인목장을 포함해 11개의 농가가 납유한 원유로 무항생제, 유기농 등 프리미엄 유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하루 17톤의 원유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중 다인목장의 원유량은 7톤 가량 투입되고 있다.
김 대표는 유가공장에서 처리하는 물량을 30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지금의 처리량으로 유가공을 해선 수익이 나기 힘들다. 최소 하루 30톤은 제품을 생산해야 수지타산이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목장도 규모를 키워 13~15톤까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목장 전자동화로 경쟁력 제고 

다인목장은 생산량을 목표치까지 늘리기 위해 목장 이전을 통한규모화를 진행 중이다.
이전하고 있는 목장 부지만 2만평으로, 이 중 축사, 퇴비사, 창고 등 건물이 6천평이다. 투자금만 하더라도 100억원 이상이 소요된 신축사는 애그리보로텍이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렐리사의 로봇착유기,자동포유기, 사료급여로봇 등 첨단 ICT장비를 도입해 노동력을 최소화시키는데 집중했다. 특히, 로봇착유기는 국내 최대 규모인 8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금도 구축사에서 착유우 230두를 착유하는데 4명이 달라 붙어도 3시간이나 걸린다. 생산량을 두배로 늘려야 하는데 인력난으로 사람을 구하기도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로봇착유기를 설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투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축사 역시 로봇착유기 전용 표준도면을 토대로 시공되고 있어 사양관리에 용이하다.
그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젖소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건강한 우유를 생산할 수 있다. 젖소의 동선을 고려한 설계로 소들이 활동하기 편하고 24시간 원하는 때에 젖을 짤 수 있기 때문에 착유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부터 가공까지 차별화 전략

김 대표는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높아진 만큼 천혜의 자연에서 생산되는 제주우유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10년 전부터 유기축산물 인증을 받고 20만평의조사료포에서 이탈리안라이그라스
와 제주피 이모작으로 유기 조사료를 급여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동물복지, HACCP, 무항생제 인증도 받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가 이슈화됨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저메탄 사료 사용을 계획하고 있으며, 제주우유에 납유하는 농가들도 동참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국내 단일목장 중 저지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다인목장은 경쟁력 강화를위해 앞으로 저지우유를
활용한 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저지종을 도입한지 3년이 되어 간다. 현재 63두 사육 중에 있으며, 올해 안으로 70두, 내년 연말에는 100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착유우가 20두 정도 되면 저지유 아이스크림, 치즈 등을 가공해 판매하고, 목장 앞 조사료포에 저지소를 방목하고 카페도 차려, 제주도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제주 내 낙농가는 26곳이고, 하루 생산량도 50톤이 안되는데, 유가공장은 3곳이나 있다보니 생산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가공장을 단일화시켜 경영비를 절감시킴으로써 경영안정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민병진 alstlt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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