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재의 팩트체크>검증 주제 : 채식이 육식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덜 준다.

2022.12.07 10:45:12

[축산신문]


최윤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채식으로 육식과 같은 열량 얻기 위해 증량 필수

생산량 증대 과정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


“친환경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채식주의자는 물론이고 가끔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 늘고 있다. 플렉시테리언은 유연하다는 뜻의 ‘플렉시블(flexible)’과 채식주의자인 ‘베지테리언(vegetarian)’을 합성해 만든 단어다. 플렉시테리언은 일주일에 한두 번 채식을 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삶을 실천한다.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플렉시테리언도 점차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2021년 4월 13일자)


검증 내용 

1. 채식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육식에 비하여 적지 않다.

채식 지지자들은 채식이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을 간과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발생현황중, 경종 부문에서 발생하는 양이 축산 부문에서 생성되는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1천180만 톤이 더 많으며, 농업분야 전체의 53%를 차지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연구들은 채식에 따른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거나 오히려 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들을 뒷받침한다. 2015년 미국 카네기 멜런대학교 연구팀은 현대인의 식단을 채식으로 바꾸면 현재 수준의 열량 및 영양소 섭취 기준을 유지할 경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음을 적시했다. 이는 채식만으로 육식과 같은 열량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무게의 식량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를 길러내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생성되기 때문에 채식은 환경에 이로운 대안이 아니다. 

2. 식품과 관련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품의 생산 뿐 아니라 유통 및 소비 전 과정에 대해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 

식품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는 비단 식품의 생산 뿐 아니라 생산물이 최종 소비지로 도착하는 유통 및 소비 전 과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FAO는 식량 시스템 내에서 식품 포장(5.4%)과 운송(4.8%)이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 예로 채소와 과일과 같은 신선식품들을 포장하기 위해 쓰이는 플라스틱 부자재 사용량이 과도하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는데 이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이다. 

식량 과소비 문제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UN은 초근 발표한 ‘2021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에서 2019년 낭비된 음식물의 양이 총 생산량의 17%에 이르는 약 10억2천만 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음식물 쓰레기가 온실가스 배출에 끼치는 영향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 번째가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는 전 세계 식량 문제까지 악화시키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요컨대 축산이 지구 환경을 해치는 주범도 아니거니와 채식 역시 지구 환경을 구하는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3. 언론에서는 육식이 지구 온난화에 끼친 영향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채식의 영향은 반대로 너무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 

최근 거의 모든 언론에서 채식이 건강 또는 환경에 좋다는 논리로 채식을 옹호하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반면에 육식은 건강과 환경에 해롭다고 매도하는 기사들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호와 앞선 칼럼들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상기하면 채식에 대한 지나친 맹신과 육식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이 모두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확한 근거나 입증자료 없이 언론이 대중들을 호도하는 현실을 방치하지 말고 우리 축산인들이 더 관심을 갖고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해 힘써야겠다. 


검증 결과

채식이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은 과소평가 되었다. 

우리들의 식습관을 채식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고 지구온난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대인의 식단을 채식으로 전환할 경우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자원이 낭비될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량 생산 뿐 아니라 운송 및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자원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이렇게 환경오염과 채식의 관계가 복합적이므로 언론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고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더 공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겠다. 


검증 자료

Michelle S. Tom, Paul S. Fischbeck and Chris T. Hendrickson, “Energy use, blue water footprint, and greenhouse gas emissions for current food consumption patterns and dietary recommendations in the US” 『Environment Systems and Decisions』 36 (2016)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 (농림축산식품부, 2021년12월27일 발표)

“[보도자료] 과대포장 제품 모니터링 결과보고회 진행” (인천녹색연합, 2020년9월7일 발표)

“기후 변화, 식습관을 바꿔야 할까?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사람들의 식습관에 대한 고찰” (사이언스타임즈, 2022년7월6일자)

『UNEP Food Waste Index Report 2021』 (UN environment programme, 2021)

Li, M., Jia, N., Lenzen, M.?et al.?Global food-miles account for nearly 20% of total food-systems emissions 『Nature Food』?(2022)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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