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정부, 계란 수입 움직임에 반발하는 업계 왜?

2022.12.21 10:13:50

“공급 되레 과잉 양상…수출국 전역 AI 초토화로 안전성 비상”


계란 생산성 증가 반면 소비 둔화수도권 덤핑판매 속출 지적

수입 시 태국산 유력주변국 모두 AI 발생, 청정화 믿을 수 있나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정부는 계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수입도 검토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격 안정 효과가 미지수인 계란을 수입 하는 것은 혈세 낭비에 산업종사자들을 사지로 모는 처사일 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고병 원성 AI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안전성에도 우려가 크다는 주장이다. 업계가 지적하고 있는 계란 수입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정부의 계란 수입기조 이어져

정부는 계란 가격이 판(30)7천원을 상회하면 신선란 수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계 란 수급 불안 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접 수입 공급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농가에 고병원성 AI 확산세가 이어져 산란계 살처분수수가 400~500만수에 달해도 수급 안정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할 당관세 부과 품목() 추가 공고를 통해 수입란·계 란가공품 총16749(원란 환산시 약 3억개)에 대해 무관세(0%) 적용 기간을 연말에서 내년 6월까지 더 늘린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계란 값 상승 공급부족 탓 아냐

이처럼 정부가 여전히 계란에 대한 수입기조를 이어가는 분위기라 관련업계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계란 가격이 높은 원인이 수급불안이 아니라 원가 상승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현재 계란의 수급상황은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과잉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계란 가격 이 높은 이유가 공급부족이 아니라는 것이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AI 발생 전 산란계 사육수수는 약 7500만수로 안정적이었다. AI 발생으로 지금까지 살처분(예방적 살처분 포함) 한 사육수수를 감안하더라도 수급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기준 계란의 평균 산지가격(축산물품질평가원)596원이고, 소비자 가격은 6715원으로 이달 첫째주 산지가격은 5108, 소비자가격은 6727원을 기록한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에 계란을 공급하는 한 유통상인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일선 마트에서 소비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농가들의 생산량은 줄어들지 않았다시장에는 계란이 오히려 적체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방에서 잉여된 물량까지 가세돼 덤핑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비 상승으로 농가는 허덕

이에 반해 사료 가격은 작년과 대비해 130% 이상 상승했고 이외의 모든 제반 비용이 폭등했다. 때문에 일선현장의 산란계 농가에서 체감하는 생산비는 약 2배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생산비 상승분이 계란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농가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지역의 한 산란계 농가는 모든 물가가 전부 오르는 반면, 계란가격은 오히려 내려가며 물가 상승률을 반영치 못하고 있다“AI와 무관하게 생산비 상승, 물가인상에 따라 계란가격이 올라야 마땅한데 정부가 계란의 소비자 가격이 7천원이 넘어갈 경우 수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 다.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계란의 생산성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둔화되고 있어 시장에 덤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이처럼 AI가 발생 중임에도 시장에서 계란 유통 물량이 적체되는 경우가 늘며 최근 잔알을 중심으로 계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내년 설 명절까지 연장사육을 진행하는 농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나빠지는 시장 흐름의 반전을 위해 일선 농가들에서 산란성계군 조기 도태병아리 입식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전세계 AI 확산 중수입국 선정도 어려워

한편, 계란 주요 수출국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현재 고병원성 AI가 대 유행하고 있어, 계란을 수입할 나라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는 국가는 총 71개 국가<표 참조>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만 21개국, 미국을 비롯한 아메리카지역 5개국, 아프리카 지역은 20개국에서 AI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럽은 25개국에서 발병 중으로 사실상 유럽 전지역에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태국만 AI 청정국?

때문에 현재 AI가 발생치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이전에 수입 이력도 있던 태국에서 계란이 수입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주변국들에서 모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상황에서 유독 태국에서만 고병원성 AI가 발생치 않았다는 것에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AI와 관련해 안전성에 의구심이 있는 계란을 수입하는 것은 더더욱 안된다는 지적이다.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과거를 돌아봤을 때 미국에서 계란 수입이 원활치 않을 경우 태국에서 계란을 수입했던 것을 토대로 정부가 계란 수입을 추진한다면 태국에서 계란을 수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런데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들에서 모두 고병원성 AI가 발병을 했는데 태국만 청정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가금 관련 전문가도 세계동물보건기구(WOHA, OIE)의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태국에서는 고병원성 AI가 발생치 않았다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가라며 보고가 누락 됐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현재대로라면 수입할 수 있는 계란이 안전성에 의구심이드는 태국 계란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태국은 지난해 겨울부터 사육중인 돼지에서 폐사가 급증해 공급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ASF 발병 의혹을 거듭해서 부인하며, ‘자국 내 양돈 농장에서 발생한 돼지 폐사는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다 올해 1월 중순이 돼 서야 자국 내 ASF 발생을 인정하고 일부 양돈장 및 도축장에 ASF 검사를 실시했던 전력이 있다. 관련업계가 고병원성 AI가 태국서 발병치 않는 이유가 수상하다고 하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계란 수입 역차별 논란

한편, 계란 업계서는 태국 계란이 수입될 경우 안전성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물론 과거 역차별이 발생했던 것도 지적하고 있다.

한 계란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 2021년 태국 계란을 정부주도로 수입할 당시, 해당 계란이 배편으로 수입이 되며 상대적으로 유통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국내 유통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을 예상한 수입 업체가 정부에 요청해 기존 계란의 유통기한인 45일 보다 보름 늘어난 60일로 허가를 받았던 경우도 있었다태국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쳐도 일단 태국 내 계란 안전기준이 국내 계란의 기준에 부합할 수 없다. 결국 안전성 및 위생관련 내용 등도 증명이 안되는 가운데 유통기한마저 늘려주는 역차별을 감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계란 수입, 농가도 소비자도 피해

이처럼 관련업계서는 계란 수입과 관련해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도 이득을 얻을 수 없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외 정제의 여파로 생산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계란시장이 과잉인 상태라 농가들이 경영에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부가 계란 수입을 추진할 경우 농가들의 손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계란가격 하락 효과는 미미한채 안전성이 확인되지 못한 수입 계란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난겨울 혈세 낭비 논란과 함께 실패한 정책으로 꼽히고 있는 계란 수입정책 을 다시 꺼내 드는 정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농가는 사지로 몰고 국민들의 안전은 뒷전인 계란 수입정책은 마땅히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서동휘 toar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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