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산분야 ICT 장비의 효과적인 활용방안

2023.07.31 12:14:58

권경석 농업연구사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고령화로 인한 농촌의 노동력 부족, 축산시설 유래 환경부하 심화, 가축전염병의 발생 등은 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에서는 농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축산 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업·농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ICT융복합 보급확산사업’을 통해 스마트팜을 보급하고 있다.
축산분야의 경우 2022년까지 전업농가(2만3천호)의 25% 수준인 약 5천750호에 스마트팜을 위한 ICT 장치가 보급된 바 있으며 26년까지 약 1만384호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농가에서 활용되고 있는 스마트팜 기술은 대부분 편의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장치 위주이다. 크게 사양관리장치, 환경관리장치 및 영상모니터링 시스템, 통합 관리 및 경영관리 시스템으로 나누어지고 PC나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사양관리장치에는 축종에 비슷하게 사용되는 자동급이기, 사료빈관리기, 음수관리기 등이 있고, 축종별로 특화된 장치들도 있다. 젖소의 경우 로봇착유기, 유량·유성분분석기, 발정탐지기 등이 있고, 한우의 경우 젖소 농가에서 사용하는 장치 중 착유와 관련된 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을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돼지의 경우 출하돈 선별기가 있으며, 가금의 경우 깔짚자동살포장치, 계란선별기 등이 있다. 환경관리장치 및 영상모니터링 시스템에는 온습도, 암모니아 등 환경모니터링 센서, 송풍팬·환기팬 제어시스템, 냉·난방시스템, CCTV 등이 포함된다. 통합관리 및 경영관리시스템은 PC 또는 모바일에서 여러 장치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고, 수정, 분만 등 생산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팜의 도입을 통해 많은 농가들이 반복 업무와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생산, 번식 성적 개선 효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는 큰 기대를 가지고 스마트팜을 도입했으나,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방치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곤 한다. 이러한 농가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ICT 장치에 대한 사용 방법이 미숙한 경우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심지어 터치스크린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어색하게 느끼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였다. 점차 시간이 지나고 숙달됨에 따라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료 메시지도 보낼 수 있고, 웹서핑은 물론 영상 컨텐츠도 쉽게 감상하는 시대가 되었다. ICT 장치도 마찬가지이다. 농장주도, 가축도 적응과 훈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ICT 장치의 기능과 원리, 유지 관리 방안에 대해 초기에 숙달될 필요가 있다. 각 장치의 주요 기능과 원리, 생산되는 데이터와 알람의 의미를 필수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가금 농장의 체중측정기의 경우 닭이 쉽게 저울에 올라갈 수 있도록 주변환경을 조성해주거나 높이를 조정해주어야 하며, 로봇착유기 또한 기존의 착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착유방식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초기 훈련과정이 필요하다.
농장에 맞는 적절한 ICT 장비의 선택과 설치 대수의 결정, 그리고 센서류의 설치 위치도 중요하다. 농장의 사육규모와 시설 형태를 고려해 설치 및 운영이 가능한 장비인지, 과소 혹은 과대 설치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전문 컨설턴트와의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환경정보 수집을 위한 센서류와 관련해, 시설 내부의 경우 가축 사육공간에 최대한 가깝게 설치하되 가축에 의해 파손되지 않는 수준에서 설치 높이를 조정해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뜨거운 공기는 부력에 의해 시설 내부 상단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센서류를 너무 높이 설치할 경우, 저온기 및 고온기 환경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자연환기식 사육시설인 우사 주변에 외부 기상대를 도입하고자 할 경우, 주변에 장애물이 없고 개방된 공간에 설치해야 하며, 지붕 위에 설치하는 경우 지붕 경사를 따라 흐르는 바람에 의해 정확한 풍향 측정이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농가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장비의 유지 관리 문제이다. 예를 들어, 유선으로 연결된 ICT 장치의 경우, 쥐나 벌레가 전원이나 통신선을 파손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무선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 네트워크 공유기나 중계기가 오염 등에 의해 파손되는 경우 정상작동이 어렵다. 로드셀이라고 불리우는 전자저울을 이용하는 장비인 가금 사육시설의 체중측정계나, 양돈 농장의 출하돈선별기의 경우 로드셀 하단에 분변이나 깔짚 등이 끼이는 경우 정확한 체중 산출이 불가능하므로 지속적으로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개체별 정밀사양관리를 위한 자동사료급이기를 위해 이표나 목걸이형 태그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가축에 의해 이표, 목걸이가 탈락되거나 파손되는 경우도 있어, 잦은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암모니아, 황화수소와 같은 가스 센서류는 고농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환절기, 동절기에 수명이 급격하게 감소될 수 있으며, 공기흡입식 센서를 사용하는 경우 공기흡입부에 먼지나 이물질이 끼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 주어야 한다. 열선방식을 이용하는 온습도 센서의 경우, 물리적인 파손이 발생하지 않는 한 상대적으로 사용주기가 길지만 가스센서류의 경우 약 6개월에서 1년마다 교체가 필요하다.
스마트팜의 도입은 축산 농가의 노동력을 절감해 주고 생산성, 경제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팜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농장주의 초기 노력과 관심,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함께 수반될 때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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