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산 알팔파 품종과 열풍건초기 개발에 거는 기대

2023.08.03 09:12:45

김원태 대표 (전북 익산 브니엘 농장) 

 

소가 먹는 주식은 풀이다. 좋은 품질의 조사료를 줬을 때 소에게도 더 좋다. 축산 농가가 가장 선호하는 저장 조사료가 바로 건초다. 수분이 적어 저장과 사료배합이 편리하며 무게도 가벼워 유통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확기 국내 날씨가 자연 건초를 생산하기에 적합하지 못해 그동안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해 왔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열풍 건초기’를 개발했다.
개발된 건초기로 생산한 ‘알팔파'를 젖소에 먹여 보니 사료 섭취량과 우유 생산량 면에서 수입산을 대체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농가에서는 구입하는 비용이 수입 건초보다 많게는 44%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익산에서 비육우 450두를 비롯해 젖소, 한우 650두 정도 키우고 있는데, 배합 사료값만 매월 7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 든다. 문제는 지난해 사료값이 폭등했다. 비육우는 보통 250만 원어치 먹이면 출하해야 하는데 지금은 350만 원을 먹고 나가는 구조다. 조사료 비용이나 배합사료 비용이 축산 농가에 너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초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열풍 건초기를 농장에 처음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 농장은 볏짚 및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전부 국산으로 대체했다. 열풍 건조로 만든 건초를 소들이 잘 먹고, 또 살도 잘 찌고 해서 사실 많이 놀랐다. 살이 왜 잘 찌는가 봤더니 국산 조사료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아 배합사료를 줄여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1년으로 산정하면 약 1억 5천만원, 못해도 1억원 정도는 사료비 절감에 따른 수익 발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는 내가 직접 생산한 조사료를 가지고 열풍 건초기로 말려서 소에게 먹이는 방식으로 연간 1억 5천만원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6월 30일 농진청 종횡무진 융복합협업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알팔파 품종 연시회(정읍)에 다녀왔다. 국산 알팔파 품종이 개발됨에 따라 올 가을에 1만5천평 알팔파를 재배해 농장의 착유소에 먹일 생각이다. 이제 수입 조사료를 전혀 안 쓰는 농장, 수입 조사료·건초 한 덩어리도 없는 농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통 수입 건초를 사서 사료첨가제 등을 넣으면 한 마리의 젖소를 사육하는데 하루 2만~2만3천원의 사료비가 드는데 국산 알팔파 작물을 내 농장에서 직접 기르고, 열풍 건조로 생산비용을 줄이면 우리 농장에서는 1만3천원 정도로 젖소 급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해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볏짚, 옥수수 등 4만 롤의 곤포를 만들어서 젖소에게 먹이고 있다. 국산 알팔파 재배와 열풍 건조 시스템이 완비되면 모두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알팔파’ 생산기반 구축과 올해 시행한 전략작물직불제로 ‘알팔파’ 재배와 건초 생산이 더욱 활성화되면 축산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수입 건초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폭등의 불안에서 벗어나고, 조사료를 생산하는 일반 농가의 소득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열풍 건조에 쓰이는 사료작물은 수분 30~40%를 포함하고 있다. 알팔파에서 영양소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잎이 다 붙어 있는 상태여서 수입산 자연 건초에 비해 영양적인 측면에서 월등하다. 또 열풍 건조를 통해 한 번 더 압축을 할 수 있어 오래 보관하면서 소에게 먹일 수 있어 효과적이다.
국산 알팔파 품종과 열풍 건초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통해 생산한 조사료 품질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곰팡이나 병원균 등의 멸균 효과를 데이터로 밝히고, 국립축산과학원 등 국가기관에서 축종별로 국산 알팔파와 열풍 건조한 건초의 급여 효과 등 효용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근거 없는 국산 조사료에 대한 농가의 불신을 한 번에 개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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