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 없다

2023.09.20 11:32:41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우리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 말이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양잿물 그 자체도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공짜에 익숙한 사람이 너무 많다. 말 그대로 제 값을 치르지 않고 거저 먹으려는 얌체족들. 이런 얌체족들이 결국 정의사회구현(正義社會求賢)을 가로 막고, 사안에 따라서는 사회문제의 골칫거리로서 사회악을 조장하는 매체역할을 하기에 문제는 더 커진다. 
우리 축산분야에도 이러한 얌체족이 없는지 우리 스스로 뒤돌아볼 일이다. 즉, 미흡한 가축·관련 환경 관리를 함으로써 결국 축산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축산업의 총체적인 불신을 조장하는 암적인 존재가 아직도 주변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 축산물의 총생산액이 일반 농업생산액을 초과한 상황에서 이제는 축산물이 모두에게 기초식품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렇기에 축산물생산자는 위생적인 환경보전과 우량한 품질 및 저렴한 축산물을 생산해야 하는 절대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고정관념으로 축산업을 영위하려 한다면 그 당사자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고, 오히려 업계를 위해서라도 축산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 소수의 불량한 축산농가가 축산업을 표본이 돼 소비자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되고, 현재 종사하는 농장주는 친환경, 동물복지를 근간으로 위생적인 축산물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도 이제는 과거와 달리 더 이상 보수적이지 않다. 반드시 국산이거나 신토불이(身土不二)를 외치며 우리 것 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논리보다, 위생적이며 저렴하고 맛있는 축산물을 더 선호하고 있다. 
정부 역시 국내산 축산물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품질, 위생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즉각적으로 수입, 그 자리를 대체시키고 있다. 이렇듯 소비자나 정부는 더 이상 절대적인 아군이거나 보호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소비자요, 조정자에 불과할 뿐이기에 우리 축산분야도 공산품처럼 팔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 현 실태다. 
즉, 우리가 생산한 축산물을 구입해주는 소비자의 선택에서 배제되면 더 이상 존재는 불가함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친환경, 동물복지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임을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 
일전에 경북 봉화의‘원애그’가 축산환경관리원으로부터 ‘환경친화축산농장’에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참으로 반가웠고, 앞으로 더 많은 농장이 이러한 지정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 역시 이 농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정말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인 곳으로, 외국의 유수한 업체에서도 이 농장을 보고 “이렇듯 철저한 사양관리와 위생적인 환경, 그리고 그림같은 농장환경은 세계적으로도 가히 으뜸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연히 그곳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그 어떠한 제품보다 위생적이며 우수할 것이라는 강인한 인상과 함께. 
이렇듯 향후 축산환경이나 이미지는 모두 생산분야 종사자의 몫이다. 절대 공짜는 있을 수 없다. 상품이 불량한데 구매해 주길 바라지 말고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은 상품(품질, 가격, 환경 등)을 생산해내야 하는 시점이다. 떡도 싸고, 맛있고, 예뻐야 먹는 세상이다. 실질적인 투자나 노력이 수반되었을 때 이러한 환경은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것이 곧 굳건한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임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 이에 반해 그러한 노력을 폄하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으며 비판적인 얌체가 있다면, 그것은 산업 전체를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기에 극히 견제해야 할 세력이다. 
현대 인간의 행복지수는 단순히 배만 부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물리적 배도 불러야 하겠지만 정신적인 충족, 만족도가 수반돼야 한다. 마치 예술이나 문학이 배부름과 무관하지만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절대적인 자양분(滋養分)이듯이 위생적인 먹거리는 시대나 장소를 초월하여 지켜져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동물복지는 인간복지와 직결되는 통로이기에 하루 빨리 풍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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